최근 발생한 일련의 성폭행 관련 살인사건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가해자들이 성폭력 전과자들이며 하나 같이 음란물 중독에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 사건의 주인공들은 사건 당일까지 음란물을 즐겼고,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성인 영화를 보거나 음란물을 보지만 이들 모두가 성폭력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요.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고, 절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주장은 자신의 죄를 합리화 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나조차도 어쩔 수 없는 강한 성충동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심리이지요.

저는 음란물의 영향력을 볼 때는 단순히 음란물 자체만을 보기 보다는 우리 사회 전반의 문화를 함께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음란물이 성행하게 되는 사회적 배경과 음란물 자체에 숨겨진 성적 구도를 함께 봐야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으로 이해해야 하는데요.

첫 번째는 음란물을 보는 것은 단순히 시청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음란물을 보며 대개의 경우는 자위행위를 하곤 하는데요. 이 때, 음란물에 영향을 받은 자신만의 성각본을 짜게 됩니다. 즉, 성행위에 있어 양방성이 사라진 일방적인 폭력적 성향을 뇌리에 각인시킨 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성행위를 하는 상대 여성(혹은 남성)에게 가학적이고, 변태적 행동을 '강제'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여성/남성에 대한 성차별적 문화가 반영되고, 재생산 된다는 것입니다. 남성은 여성에 대해 공격적이고, 가학적인 성행위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여성은 순종적으로 남성의 성행위를 따라야 한다는 의식이 발생합니다. 그리고는 이른바 '강간통념'이란 것을 수용하며 우리 사회의 여성이 노출을 하거나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세 번째 영향력이 나오게 되는데요. 즉, 일방적인 성행위를 각인한 우리의 내면에 폭력적 성향이 고착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 EBS 팀에서 실험을 했었는데요. 한 그룹에는 음란물을 보여주고, 다른 그룹에는 자연풍경을 보여주었다 합니다. 그리고 폭력적 성향에 대한 조사를 해본 결과 음란물을 시청한 그룹의 실험자들이 갖고 있는 공격적 성향이-특히, 여성에 대하여-최소 7배 이상 강해졌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음란물이란 것은 음란물 자체가 성행하게 되는 성차별적 사회구조 속에서 (주로) 여성에 대한 일방적 공격성 담은 스토리 라인을 통해, 개개인의 성각본을 뒤바꿔 놓고 마는 결과를 생산한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음란물 자체가 성폭력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성폭력 행위를 하고자 마음 먹는데 좋은 핑계거리가 되거나 일정한 요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음란물을 아예 안 보게 막을 수도 없고, 근절 시킬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저는 첫 번째로 아동 관련 음란물이나 강간 스토리, 근친상간이나 수간 등의 음란물을 손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아동 관련 음란물에 대한 처벌 규정은 있으나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없지요.

두 번째로 음란물을 다운로드 받는 데 있어 좀 더 귀찮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한 번만 성인인증을 받으면 음란물을 계속해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그 때마다 휴대폰 등의 인증을 받게 하는 것이지요. 어떤 컨텐츠를 구매할 때마다 휴대폰 인증을 받듯하면 최소한 아이들이 부모님 명의로 음란물을 다운로드 하는 것을 줄여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성차별적인 사회문화를 개선시켜 갈 필요가 있겠지요. 이것은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성폭력은 한 개인의 성충동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수용하고, 방관하는 성차별적 문화에 의한 영향이 큽니다. 따라서 양성평등한 여성/남성의 관계성을 만드는 것은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예전에도 성인 컨텐츠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성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컴퓨터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제공,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성차별적인 사회문화에 의해 뒷 받침되며 재생산 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음란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제도적이고 기술적인 뒷 받침이 필요하다 할 수 있을 것이며, 보다 양성평등한 사회문화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참고>.  부모님 주민번호 도용과 성인 컨텐츠 다운 최대한 차단하는 방법

1.웹 보안업체를 이용해 주민번호 사용이 제한되거나 확인 가능하게 만든다. 한달에 1천원대면 이용가능하다.

2.각 종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단,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거나 사용기록 리포트 등이 제공되지 않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제가 자문위원으로 있는 '엑스키퍼'도 상당히 좋습니다. 추천해드립니다)

3.평소 꾸준한 교육과 대화를 통해 음란물의 비현실성과 폭력성을 학습해 나간다. 교육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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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언론보도를 보니 고교생이 초등학교에 침입해 여학생을 성폭행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가해 학생은 평소 음란물을 즐겨 봤다하고, 이 날은 학교에 감기로 인해 조퇴를 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성적 충동을 느껴 이같은 가해를 했다는 것이지요. 참으로 안타깝고,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니 말이지요.
 
작년 김수철 사건 이 후 정부는 물론 각 학교에서는 배움터 지킴이를 고용하는 등 여러 대책을 추진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교육을 가보면 여러 학교에서 여전히 아무런 제지 없이 자유롭게 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배움터 지킴이는 학교 현관 입구에 우두커니 앉아 있고, CCTV는 상시 감독을 하지 않으며, 행정실에서 하는 방문자 체크는 정말이지 형식적이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어떤 범죄자가 행정실에 들러 자신이 들어왔다 신고를 자발적으로 할 것이며, CCTV를 어떤 선생님이 하루 종일 감시하고 있겠습니까. 또한 배움터 지킴이 어르신들은 연로하신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어머니 폴리스 역시 맞벌이 부부가 많고, 바쁜 오늘의 현실에서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아닐런지요.

저는 학교 안전 확보를 위해서 무분별한 학교 개방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학교를 시민에게 개방하여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안전 아닐까요. 학교의 주인은 당연히 학생이고, 특별히 어린이들은 보다 깊은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존재이므로 학교 공원화 사업이나 개방 정책은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대책의 수립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조차 성범죄의 두려움에 떨게 해야하는 것일런지요. 방과후 학교를 보십시오. 중고등학생들이 술담배를 마음껏 즐기며 탈선 장소로 힘껏 활용하고 있지요. 덩치큰 성인 남성들이 축구를 하고 고기를 구워먹으며 소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학교입니다. 이들 모두가 잠재적 성범죄자라는 것은 아니나 도대체 학교의 주인이 누구냐는 것입니다.

외국의 사례를 볼까요. 프랑스의 경우는 등하교 시간 외에는 학교를 개방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학부모라 하더라도 반드시 사전에 학교와 연락을 취해야만 학교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반드시 그 신분을 확인하게 되어 있지요. 이런 필터링 혹은 확인절차 없이 아이들을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겠냐는 게 제 생각입니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가해 고등학생의 문제입니다. 저는 이 학생이 음란물을 즐긴다는 점과 갑자기 충동이 일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물론 음란물만이 성폭력의 직접적 원인인 것은 아닙니다. 성폭력이 발생하는 맥락은 매우 다양하며 음란물은 그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음란물이 너무 쉽게 공유되곤 합니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약 1분만에 약 100원 가량으로 야동을 다운 받을 수 있지요.

게다가 더욱 문제인 것은 대부분의 연구결과를 보면 야동에 심취 혹은 중독된 학생일수록 '강간통념'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며 여성에 대한 공격성이 높다는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뇌가 마치 마약에 중독되는 것 같은 변화를 보이며 한 사람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의미로서 실제 일본 야동을 보며 그것을 모방하다 검거된 가해자에 대한 보도가 심심치 않게 되고 있지요.

그러나 학교 성교육을 보면 음란물에 대한 교육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초중고교를 돌아다니며 많은 교육을 진행했지만 음란물에 대한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본 일이 없습니다. 심지어 제가 제안을 하는 경우 굳이 그런 얘기까지해서 쓸데없는 호기심을 자극할 필요가 있냐는 반문을 하기도 합니다. 

정말 현실을 몰라도 너무나도 모르는 거지요. 교과부가 지난 2009년 중고생의 36%가 야동을 본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만큼 웃기는 일입니다. 도대체 야동 한번 본 일 없는 청소년이 어디 있을까요. 내 아이가 순진한 것과는 상관없이 이미 우리 아이들은 야동이나 성매매에 둘러싸여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음란물에 대한 교육이 쓸데없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이며 불필요한 것이라는 건지요.


이제 저는 글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이번 사건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피해 여학생의 안정과 회복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또한 가해학생을 처벌만 하지 말고, 정신과적 치료와 철저한 교육 역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처벌이 때론 약이 될 수도 있으나 성범죄, 특히, 청소년 가해자는 진지하고, 철저한 교육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효과적으로 재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무엇보다 정부의 보여주기식 형식적 대책이 아닌 보다 꼼꼼하고 세밀한 대책 수립을 촉구합니다. 아동의 안전은 아동 스스로가 아닌 어른과 사회가 지켜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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