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또 다시 보도된 친부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접하면서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를 위해 총 2회에 걸쳐 기획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인면수심이란 말도 부족하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친족 성폭력 특히, 친부에 의한 성폭력은 어떤 수사를 붙여도 설명하기 힘든 당혹감과 충격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이번에 보도된 내용은 큰 아버지와 친부에 의해 성폭행 당한 한 소녀에 관한 기사였다. 이 소녀는 지나 2007년 12살 때부터 큰 아버지에 의해 반복적으로 성폭행 당하고, 2009년 친아버지에 의해서도 또 다시 성폭행을 당하고 말았다.(관련기사 : 잔혹한 가족....)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
이수정은(경기대 범죄심리학) 잘못된 성의식을 갖고 성장한 사람이 부모가 되는 "어른 아이"의 등장도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 지적한다. 정정희는(친족 성폭력 상담소 열림터 원장) 사소한 스킨쉽부터 시작되는 성폭행의 경로를 설명하기도 한다. 스킨쉽이 습관화 되다보니 과도하게 지나치고 이것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성폭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면 일리가 있으나 여기에는 가해자와 사회와의 관계성을 밝히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가 보기에 이 문제는 가해자의 심리상태와 사회적 문제가 겹쳐진 현상으로 다음의 두가지를 반드시 언급해야만 이해가능하다.

1)우선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성폭력"이란 성욕 따위의 문제라기보다 "성"을 매개로 한 "폭력" 현상이란 것이다. 즉, 이는 자신의 분노와 통제, 지배의 욕구가 성욕이란 가면을 쓰고 표출된 것으로 가해자들은 폭력의 행사와 지배에서 오는 흥분을 성적 쾌락과 혼동하고 있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가해자들은 대개 성인 여성 또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 때 자신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비밀을 유지가 가능한 그리고 지속적인 가해를 할 수 있는 딸을 선택하게 된다는 원리이다. 

2)여기서 좀 더 들어가면 자본주의 발전에 따른 가정의 축소, 해체의 가속화를 지적할 수 있다. 과거 대가족 아니 4인 가족만해도 가정내에서 성폭력을 감시하는 기능이 균형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가정의 역할이 축소되고, 해체되면서 이 기능이 현저하게 약화되었다. 여기에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른 개인의 고립의 가속화는 심리적인 편집증상을 일으키게 되고(성균관대 박승희 교수), 정상적인 판단이 서지 않게 되는 데, 이런 개인적이고도 사회적인 특징이 복합적으로 얽혀져 나오는 병리적 현상이 바로 친족 성폭력이란 얘기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는 정답이긴 하나 현실성이 없다. 이는 당장 가정에서 시작해야할 일과 국가가 나서야 할일로 나뉘게 된다. 오늘은 우선 가정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몇 가지 사안을 살펴보기로 하자.

1.부모님도 성교육을 받으셔야 한다.

아이들은 어린이집부터 시작해 초중고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들은 전혀 교육 받지 않고 있다. 그나마 법제화 되어 있는 성희롱 예방교육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성폭력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지식으로 아는 것을 넘어 삶의 양태가 달라져야 할 문제이기에 하루 이틀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관련글 : 아동 성폭력 부모부터...)

2.야동과 성매매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사실 야동이 성폭력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야동 중독에 빠지게 되면 약간 얘기가 달라진다. 야동 중독은 여성의 몸을 객체화 시키고, 그들의 인격을 배제시키게 한다. 또한 현실에 대한 곡해가 일어나고 현실에서 실천해보고 싶은 충동을 만든다. 성매매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따라서 이 둘은 일단 무조건 정리해야 한다. (관련글 : 밤마다 야동보는 남편 아내의 반응은? ,10대 여성은 왜 성매매를 할 수 밖에 없었나)

3.아이의 의사 존중은 성폭력 예방의 첫 걸음이다.

내가 억지로 아이를 통제하거나 윽박지르려들면 오히려 아이는 거세게 저항하게 되고, 대화는 단절되며, 자녀에 대한 분노는 더욱 쌓여만 가게 된다. 동시에 아이는 상처가 생기게 되고, 현실에 대한 원망과 자존감의 추락이 생기게 된다. 존중 받는 아이가 자존감이 생김을 기억해야 한다. 자존감은 기타 여러 성폭력 유형에 있어서도 예방의 첫 걸음이 된다. 가정에서부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정리하며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이다. 필자 역시 성교육 전문가로서 다양한 교육활동과 관련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며 한계를 토로하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노력을 멈출 수 없는 것은 내가 하는 작은 날개짓이 태풍과 같은 위력을 내게 될 것이고, 누군지 피해를 입을지 모를 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민주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건강한 성의식을 갖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듯 하지만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1편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내일 2편에서는 친족간 성폭력 예방을 위해 국가가 해야할 일을 기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0)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3)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