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들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었다.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커버렸을까..늘 함께 하지만 이런 시간을 가져보니 감회가 새롭다.
사실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싶단 생각을 이번에 처음 해봤다. 뭐랄까..그간의 내 청춘을 아이들과 함께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나 할까..아이들과 지금 이 순간을 예쁘게 기억하고 싶었다.
2. 많이 고민하다가..먼저 나와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들이, 이럴 때일수록 여기저기 떠들어대며 기도를 쌓아가란 조언 해준 것을 듣고 고백한다.
질병코드 C73, C77
암이다.
엊그제 확진판정을 받았다.
우측 갑상선에 1개(5.4미리), 좌측에 2개(12미리, 3미리)의 암덩어리가 있는데, 이것이 빗장뼈(쇄골)위부터 귀 밑 목까지 모두 전이되었다. 성대까지 전이되었는가는 추가 확인필요하고, 여기에 골다공증은 덤으로 찾아왔다.
사실 이 병으로 죽을 일은 없겠으나..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젊은 나이이기도 하고, 남성에게 갑상선암은 비교적 드물기도 하고..또 그간 건강관리를 잘 해왔다 생각했기도 했고..
3. 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난 삶을 돌아보면..
그래, 참 열심히 가열차게 살아왔다. 부모없이..가난 속에서 몇 번이나 놓고 싶었던 목숨줄 부여잡고.. 주의 은혜로 목사가 되어..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씀대로, 은혜대로, 배운대로 살아왔다.
수 백 명의 범죄 피해자를 상담하고, 지원했다. 수많은 사건을 처리했고,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차별과 성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했다.
어려운 여건의 어르신과 아이들을 돌보고 섬기며 살아왔고, 여러 위기가정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언제나 민중의 자리에 서서 이 세상이 조금은 더 좋아지게 해왔다 자부한다.
정신승리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그래도 이 와중에 감사한 것은 죽을 암이 아니니 인생관을 바꿔 다른 방식으로 주의 일을 하면 된다는거, 이 핏덩이 같은 아이들과 더 살 수 있다는 거, 이젠 좀 덜 피곤하게 살아도 되겠다는거..
5. 나와 페친인 분 중에는 나를 통해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은 분이 꽤 되신다. 사실 그간 고맙다는 인사 한 번 제대로 받은 게 참 드물고..나도 그런걸 기대하고 섬긴 것이 아니고..뭘 부탁해 본 적도 없다.
그러나 이번 한 번은 모든 분께 기도요청을 드리고자 한다.
1. 암이 성대와 폐까지 전이되지 않았기를..
2. 수술 일정이 신속히 잡힐 수 있길..
3. 성령께서 의료진과 함께 해주시길..
4. 수술 후 예후도 좋아서 다시 건강히 주의 일을 할 수 있길..
5. 우리 하울교회가 담임 목사때문에 시험에 들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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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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