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 가서 확인해보니 역시 암 덩어리 3개, 이것이 귀 밑부터 빗장뼈(쇄골)에 이르기까지 모두 전이된게 맞다. 처음에는 웃으며 설명하던 교수가 여기에 성대로 전이가 의심되어 버리니 '이러면 좀 달라지는데..'라고 한다.
음, 생각보다 상태가 별로였다는 얘기다. 보통 2시간 정도 하는 수술인데, 나는 3시간 예상..보통 2박 3일에서 길어야 4박 5일 입원하는 데 나는 7~10일 예상. 지금 상태만으로도 상위 10%에 해당하는 안 좋은 상태더라 하고, 만약 성대전이까지 확인된다면 더 위로 올라갈 것이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 주어 기운이 난다. 댓글 하나가, 카톡 하나가, 함께 기도해주겠다는 말 한 마디가 이렇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마음이 좀 올라오고, 담담해지니 결과도 담담하게 받아 들이게 된다. 특히, 전혀 예상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병원비에 보태라 힘을 실어주어 놀라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휴...내년 수술 이 후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했는데, 병원비 걱정은 없게 되었다.
계속해서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를 되내이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이 핵심원인이다. 특히, 작년과 올해 코로나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게 가장 컸던 것 같다. 제대로 잠을 자 본 적이 없을 정도이고, 얼굴에 검버섯이 필 정도이니...차라리 요즘은 6시간 정도 잠을 자니 지금이 더 나은 상황일지도..
지난 41년을 너무 가열차게 살아 왔다. 부모에게 버림 받고, 조부모님 고생하시는 것을 보면서..또 그 가운데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면서..대학에 가서는 일과 학업, 사역을 병행하면서..결혼 이 후에는 아이들을 양육하면서..공부를 할 때는 책이 닳도록 보면서 단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그래도 자부심이 있는 내 청춘이지 않나. 언제나 말씀 대로, 은혜대로, 배운대로 살으려 노력했다. 많은 범죄 피해자를 무료로 상담하며 살 길을 안내하고, 많은 사건을 온전히 처리하려 하였다. 수많은 가정이 회복될 수 있도록 애를 써왔다. 언제나 주의 일을 위해 헌신하며 모든 것을 다해왔다. 가정에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왔고, 언제나 주님과 동행하며 하나님 나라 운동을 펼쳤고, 그 결과물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목소리가 안 나올 확률이 참 높은데, 체력도 안 받쳐주고...아무래도 몸을 사리면서 천천히 걸어가야겠지...나에게 좀 더 집중하며 일해야겠지...내가 더 행복한 시간이 되도록 해야겠지...
확정: 수술 후 2월 말까지 휴식 및 요양, 외부 자문위원 중지, 심리상담 치료 중지, 강연활동은 하루 2시간 이내 1회로 제한, 매달 첫 주 월요일은 휴식, 매일 저녁마다 산책과 운동. 교회는 11시 통합예배로 진행.
자, 이런 건 일단 수술하고 생각하자. 지금은 마음을 다잡고, 수술 가능한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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