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열외, 왜곡된 남성주의


한겨레 신문을 보다보니 성매매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기수열외' 당한 해병대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 사회의 왜곡된 남성주의를 개탄하게 됩니다. 너무도 광범위하고, 우리 아이들이 매우 어릴 적부터 이렇게 교육받고 있다는 것은 더욱 문제입니다.

가령, 우리는 흔히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라' '사내자식이 그것도 못 참아' '총은 자기 애인 다루듯 하여라' 등의 이야기는 왜곡된 남성주의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문구들입니다. 사실 남자만이 아닌 누구나 뭐든지 한번 일을 시작하면 깔끔한 마무리를 짓는 것이 좋겠지요. 남자도 아프면 아프다고 해도 괜찮고, 총기관리를 신중히 하는 것은 굳이 자기 여자 애인 얘기를 하지 않아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해병대 기수열외 사건의 이면에는 '남자는 이래야해'라는 가부장주의에 기초한 왜곡된 남성주의의 한계가 남성성이 극대화되어 있는 해병대에서 표출된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군대도 양성성 또는 양성평등 의식을 함양해야...
 
저는 우리 사회가 한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 의식을 함양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보게 됩니다. 남성이지만 여성성을 동시에 고루 갖춰야 하고, 여성이지만 동시에 남성성을 고루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여자 같은 남자를 만들거나 남자 같은 여자를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양성이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그 감수성을 기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는 무엇을 하든 양성이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 줄 아는 그래서 서로 차별하지 않고, 동등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학습을 하고, 능력을 배양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야만 강한 조직력이 나오고, 갈등이 생겼을 때 원활히 해결해갈 수 있으며, 동시에 강한 추진력도 얻을 수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더 느리고, 덜 효율적인 것 같지만 이렇게 조직문화를 행복하게 바꿔가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우정을 쌓아가는 게 종국에는 더 효율적이며 강한 응집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군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왜 군대는 '남성성'이 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터프해도 좋고, 싸움을 잘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되지 않지요. 예를 들어, 군기를 폭력으로 잡는다는 생각 같은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구타나 폭언은 일시적으로는 순종하게 만들 수 있어도 근본적인 동기부여나 자발적 복종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소위 말하는 대표적인 '남성성' 만으로는 안 된다는 거지요.

또 다른 예로는 여군간부 비율도 들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여자 ROTC는 이제야 시작되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합니다. 사관학교의 경우 예전부터 여자 후보생을 선발하였으나 전체적인 우리 나라 여군 간부비율은 3.5%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여군 자체가 적은 것도 있겠으나 여군으로 입대하여 진급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문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수많은 기업이 여성 간부비율을 할당해 집중 육성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문화를 선도하는 조직이 되기를

저는 이참에 군대가 한국 사회의 양성평등 문화를 선도하는 조직이 되면 어떤가하는 바람을 가져 보았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 군대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각 종 기술교육부터 전투력 강화를 위한 정신안보교육까지 종류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효'나 '가족사랑'에 대한 것이 있지요. 아마도 군생활에 동기부여를 위해 도입한 것일 겝니다.

그렇다면 군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양성성 개발교육도 할만 합니다. 소위 '여성성' 의 특징으로 일컬어지는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참고 : 저는 '남성성' '여성성'으로 규정된 것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갈등을 인식하고, 대화로 해결할 수 있으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 힘이 되어주는 교육. 조직력 강화를 위한 부드러우면서도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리더쉽. 남군과 여군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제도개발과 의식함양 등 교육 할 수 있는 분야와 방법은 참으로 많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군대가 '마초'를 기르는 집단이 아닌 이 사회의 참된 일꾼을 양성하는 집단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최소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 '성매매'를 하지 않으면 기수열외 시켜버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지요.
 
정리하며

인생에 있어 가장 예민한 시절이 바로 20대 초반입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이 때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의 진로가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때 어떤 교육을 받고, 경험했느냐는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남성은 모두 군대를 가게 되고, 이곳에서 공통된 경험 즉, 남성성을 극대화시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군 조직력이나 전투력을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많은 문제가 일어나는 지금이야말로 양성성 또는 양성평등 교육을 도입할 시기가 아닐런지요. 그래서 최소한 여성을 성적 노리개나 대상으로 보지 아니하고,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며, 리더쉽이 단순히 '나를 따르라'만 있는 게 아님을 알기만해도 우리 군대나 사회는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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