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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4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아이들을 전과자로 만들건가? 25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가 있습니다. 일명 학.폭.위라고 합니다. 이 위원회는 학교폭력이 발생되었을 때 가동되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갈등을 조정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학교 단위에서 여러 교육주체들이 모여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위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곤 했지요. 그리고 일정정도 효과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학폭위만 열리면 난리가 납니다. 갈등이 중재되거나 조정되기는 커녕 가해학생의 부모와 피해학생의 부모가 감정싸움을 넘어 소송까지 불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학폭위 운영에 이런 어려움이 시작된 것은 학교폭력 처리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라는 교과부 지침이 내려온 후 부터 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갈등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격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향후 5년간 기록을 보존하게 되어 있어 아이들의 인생이 꺾이게 된다는 두려움이 가해 학생 학부모들로 하여금 격렬한 저항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단 학폭위 처리가 되면 무조건 기재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교과부 훈령을 보면 학폭위 처리는 1호부터 9호까지 나와 있는데요. 가장 경미한 조치인 서면사과만 해도 무조건 기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대교협 등에서는 이런 조치를 받은 후 상황이 개선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면 더 좋게 평가할 수도 있다고 하나 이것만으로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달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의 교과부 지침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제가 일선 학교현장이나 교육청에서 연수를 하다보면 더욱 절실하게 느끼곤 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여러 혼란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시행착오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혼란' 그 자체입니다. 어디에서나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납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기재하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물론 가해학생에 대한 엄정한 처벌은 있어야 겠습니다. 지금처럼 피해학생은 울고, 가해학생은 떳떳한 구조는 말이 안됩니다. 그러나 가해학생이 정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돌아서기 위해서는 처벌 이전의 중간과정이 필요합니다. 즉, 행동변화에 이르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들 중 가해행동을 멈춘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약 60% 가량의 아이들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거나 부모님 혹은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변화를 다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아이들은 관심과 사랑이 목 마른 아이들인 것이지요. 자신의 상처가 또 다른 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표출되고, 때때로 범죄에 이르게도 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강조하는바, 저는 가해학생들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아이들 역시 우리 아이들이고, 우리 사회의 일원이란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말 그대로 '교육'이 되는 처벌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입니다. 지난 3년간 학교폭력으로 처벌 받은 아이들이 무려 6만여명입니다. 이 아이들을 모조리 학생부 기재를 해버리게 되면, 우리는 훗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만 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학교폭력의 학생부 기재에 대한 중간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엊그제 모 교육청에서 나왔는데요. 학폭위 결정사항을 바로 기재하지 않고, 또 다른 부가적인 기록부에 기록을 한 후 아이들의 태도와 의식이 개선되면 기재하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기재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매우 합리적인 절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방식은 1-9호에 이르는 조치 중 사태가 심각한 것 즉, 심한 상해를 입혔거나 2인 이상의 특수형태 일 경우, 다회의 반복성향일 경우 등에 한해 '선 심리상담 및 치료' 후 기재 방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심각한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경우 가해학생 자체가 큰 상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 아이들을 위한 치료 프로그램 가동 후 변화가 없을시 기재하는 방식입니다.

이제 글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현재의 교과부식 방식은 너무 급하다는 것입니다. 학교현장에서의 실질적 효과를 도출하기 위한 중간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말 그대로 차분하게 앞을 내다보고 처리를 해나가야 큰 실수 없이 학교폭력을 근절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처벌도 좋으나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란 점을 인정한다면, 교과부의 좀 더 현실성 있고, 내실 있는 대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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