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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4 효도르의 패배 원인이 나이와 힘, 덩치 때문일까? 6

사실 힘과 덩치의 문제는 효도르에게는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대부분 언론과 블로거들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만 이미 효도르는 자신보다 훨씬 큰 상대를 이긴 경험이 매우 많습니다. 이런 외적인 측면이 효도르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란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효도르의 패배 원인은 효도르 자신에게 있습니다. 오늘 저는 바로 이것을 중심으로 제가 아는 최고의 파이터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을 담아 글을 전개해보고자 합니다.

첫 등장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전과 같은 포스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효도르는 "효도르"라는 이름만으로도 무게가 있었지만 실제 그의 모습은 화면으로만 봐도 상당히 포스가 느껴졌습니다. 그가 이렇게 무거운 존재였던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효도르 특유의 눈빛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의 포커 페이스는 그의 흐린 듯 하지만 날카롭게 기를 뿜고 나오는 눈빛에서 비로소 빛을 발했습니다. 그의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른 듯한 눈빛은 상대의 심리를 흐트리고, 조바심 나게 하였지요. 하지만 오늘 본 효도르의 눈빛은 마치 썩은 00눈알 같았습니다.

제가 이걸 강조하는 것은 눈빛이란 단순한 기싸움 용이 아니라 상대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동체시력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눈은 상대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첫번째 단계입니다. 이 눈빛은 엄청난 수련과 스파링 경험이 아니면 나올 수가 없는 것이지요. 물론 고수는 오감으로 안다하긴 하는 데, 어쨌든 사람인 이상 눈에서 포착하는 비중은 상당하지요. 그런데 이 눈빛이 흐려지면 상대를 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 이번 실바와의 경기를 보면 효도를 참 많이 맞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스탠딩 상태에서 상대의 펀치를 속수무책으로 허용하는 거지요. 심지어 두들겨 맞다 고개를 숙이며 그저 뒷걸음질만 치기도 하였습니다. 그의 눈빛이 죽어있다는 증거입니다.

두번째는 그의 체형입니다. 효도르는 근육맨 스타일이 아닙니다. 저 역시 격투기를 즐기고, 직접 수련하며 깨닫기는 근육맨은 어느 정도까지는 강해질 수 있지만 초절정 고수가 될 수는 없다는 거지요. 부드러움과 스피드에 문제가 있고, 특히, 격투기는 힘이 전부가 아닌 "밸런스" 문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효도르는 동네 아저씨 같은 몸매였지만 사실 그의 밸런스는 최상급이었습니다.

이를 알 수 있는 게 바로 하체입니다. 효도르의 하체는 다리가 길면서도 굉장히 튼실한 허벅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체가 튼실하다보니 뛰어난 스텝이 나오고, 그의 회피와 반격능력은 상상을 초월했지요. 빠르면서도 굉장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밸런스가 좋으니 펀칭시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고, 언뜻 보면 그냥 뻗은 것 같은 펀치에 상대는 픽픽 나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타격가의 대명사 크로캅을 타격으로도 압도하던 모습은 경악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효도르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그의 허벅지는 눈에 띄게 얇아 졌더군요. 그러니 스텝이 나오질 않습니다. 밸런스가 흐트러지니 자연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가 그의 펀치는 보기에도 굉장히 무거워 보였습니다. 실제 이번에 실바와의 타격 대결에서 효도르는 맥을 못추었지요.

이런 두가지 측면에서 보면 효도르가 이번 경기에서 절대 이길 수가 없었다는 걸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알 수 있지요. 사실상 자기 관리가 거의 안 되어 있다는 얘기 입니다. 격투기 수련을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격투기는 잠시만 쉬어도 본래의 감각을 회복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한번 흐트러진 밸런스를 회복하는 게 정말 어렵지요. 제가 볼 때 효도르는 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철저하게 패배한 것이 이번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효도르의 부활을 기대해 봅니다.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네요. 확실히 그는 이제 노장입니다. 노장이란 것은 그만큼 원래 컨디션을 회복하기가 두배 세배로 힘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삼보 등 여러 단체에서 대외활동을 많이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나라도 수차례 방문하였지요. 이런 상황에서의 부활을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거지요. 그래도 제가 아는 최고의 격투기 선수는 언제나 효도르입니다. 그의 얼음 파운딩을 보며 몸서리를 쳤던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장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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