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셉션의 흥행을 보며 한국 영화 다 어디갔나 싶었습니다. 나오는 것마다 참패를 하니 참 마음이 아팠지요. 또 마침 안젤리나 졸리가 직접 방한하면서까지 영화 솔트를 홍보하는 걸 보며 한국 영화의 부진이 더욱 쓰리게 느껴졌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혜성처럼 개봉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영화 아저씨입니다.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원빈을 내세운 아저씨는 개봉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 후 한국영화는 악마를 보았다를 통해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두 영화를 참 재밌게 보면서 뭔가 속이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잔인함" 때문이었습니다.


갈 수록 잔인해지는 한국 영화와 우리의 현주소

제가 "잔인함"을 얘기하는 건 이것 자체가 주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최근 한국 영화가 "잔인함"을 빼고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말하자면 영화 아저씨만 그런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어떤 까페에서 조사한 걸 보니 텔미 썸씽, 섬 등 제법 오래된 것부터 잔인한 영화의 순위가 쭉~정리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아저씨나 악마를 보았다는 잔인함 그 자체를 주제로 다루지는 않습니다(제가 가장 최근에 본 제법 잔인한 영화다보니 이렇게 제목을 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빼놓고 영화를 얘기하기도 굉장히 어렵지요. 그만큼 잔인함이 영화에 잘 녹아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저는 미디어 자본이 관객의 코드를 따를 수 밖에 없음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즉, 관객의 욕구에 반응을 해야 영화가 성공하고, 이를 반대로 말하면 우리 안에 내재한 의식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잔인함에 점점 길들여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왜 잔인한 영상과 내용을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가 

우리가 이렇게 자극적인 영상과 액션에 호응하는 건 우리 안에 내재된 분노와 폭력성의 대리만족 때문이라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의 삶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분노와 폭력성에 매몰되어 있는 지 알 수 있지요. (사실 잔인함 뿐 아니라 갈 수록 선정적으로 변하는 영상미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신호 앞에서 3초를 못 기다리고 경적을 울려대며 욕을 합니다. 어깨만 부딪쳐도 죽일 듯이 쳐다보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아이들은 욕이 안 섞이면 대화가 안되고, 새벽녁 도심을 가보면 술에 취해 여기 저기서 싸움이 일어나곤 합니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익명성에 자신을 숨기며 마구 악플을 달며 자신을 달래지요.


즉, 이러한 우리 안에 내재된 분노와 폭력성의 대리만족 욕구와 미디어 자본의 확장에 따른 향상된 영상미와 액션이 잘 부응하고 있는 것이 지금 영화 흥행의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저는 최근 잔인함이 잘 물들어 있는 한국 영화의 흥행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어야 화합도 가능하다

저는 우리가 이렇게 된데에 여러 원인이 있다 보는 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전쟁경험, 국가권력에 의한 폭력 및 살해 경험, 양극화에 따른 무기력감 및 상실감 등을 들고 싶습니다. 어느 것하나 결코 쉬운 얘기가 아니지요. 또 매우 장기간에 걸쳐 눈에 보이지 않게 내면화 되는 것들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이를 인정하고 나가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 트라우마를 온전히 치유하지 못하고는 결코 하나될 수 없을 것입니다. 늘 뭐든지 공격적으로 하게 되겠지요. 싸움도 공격적으로, 공부도 공격적으로 심지어 종교에서의 선교마저도 공격적으로...

지금도 계속되는 억압기제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런 잔인함이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 되는 것이지요. 마음껏 자기 소리를 낼 수 있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어야 하는 데 오히려 우리는 더 후퇴한 모습을 갖고 있지는 않나 싶은 걱정마저 듭니다.

정리하며


두 딸을 가진 아빠의 마음은 늘 그렇습니다. 기왕이면 좀 더 좋은 세상, 행복한 세상에서 두 딸아이를 살게 하고 싶지요. 그러니 잔인함이 스며든 영화를 보면 늘 안타까운 것입니다. 갈수록 영상과 액션이 발달해져서 남자인 제가 봐도 섬뜩할 때가 종종 있는 데,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더 분노와 공격성이 쌓여 있음을 의미하니 말입니다. 우리가 경험한 독특한 역사적 상처의 경험을 치유하고, 지금도 어디선가 계속되는 억압기제를 잘 찾아내어 풀어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이 듭니다.

영화 <아저씨> 예매, 영화 <악마를 보았다> 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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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와 어른의 폭력성 차이

제가 근무하던 학원은 총 4층 건물에 3층은 유치원, 4층은 초중학생 영수전문학원으로 운영되던 곳이었습니다. 저는 4층에서 초중학생 전문 수학강사로 근무했었지요. 그런데 일주일에 한번씩 3층에 내려가 어린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태권도를 가르치기 위해서였습니다.

허나 유치원 친구들이라하여 '예쁘다'는 환상은 금물. 운동을 하다 조금만 수틀리면 옆 친구를 때리는 아이들 있었습니다. 사실 이건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 뿐 아니라 초중고 어디든 있는 것이지요. 아니 솔직히 말하면 어른들 세계에서도 있는 일이긴 합니다.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면 미취학 아동들의 경우 다른 친구를 때리는 게 나쁜 것이란 가치판단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건 아이들의 인지발달 수준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까지 이해하는 데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써 부모님의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이 친구들을 어릴 때부터 교육해놓지 않으면 이것이 그대로 몸에 스며든다는 것이고, 이건 동시에 행동수정이 어른에 비해 훨씬 쉽다는 차이가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친구를 괴롭히거나 때리는 이유

그렇다면 이 어린이들은 왜 다른 친구를 때리거나 형제자매를 괴롭히곤 할까요. 그것은 크게 네가지 정도로 이유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첫째는 에너지 자체가 넘쳐서 입니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어른들의 상상을 넘어설 때가 많은데요. 이 에너지를 잘 발산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성향으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왜냐면 재밌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이 시기 아이들은 가치판단이 안되는 경우가 많고, 다른 친구를 때리거나 괴롭히며 본능적인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지요.

두번째는 학습효과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할 때 다른 이의 것은 함부로 뺏거나 억지로 가지려 하면 안 된다는 교육이 잘 안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내것이라 하며 잘 주지 않고, 이걸 때리거나 괴롭히면 쉽게 내가 얻을 수 있고. 바로 이런 학습효과가 아이들을 반복하여 폭력을 행사하게 합니다. 

세번째는 사랑이 부족해서 입니다. 예전에 제가 잠깐 글을 썼듯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데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이 고파서 일 때가 많습니다. 내가 뭔가 일을 내면 나를 한번은 더 보게 된다는 거지요.

끝으로 네번째는 교육이 안 되어서 입니다. 말 그대로 입니다. 워낙 바쁜 부모님들도 많고, 형제나 자매 없이 외동 아이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냐 오냐' 하며 자라며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이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당연히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 교육이 이뤄질리 없지요.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네 가지 조언

자,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저는 위의 네 가지 원인분석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처방을 주문하곤 하는데요. 물론 모든 경우에 일괄적용할 수는 없겠으나 현장 교육에서 상당히 효과를 보았기에 주의깊게 참고하실만 합니다.

먼저, 음식조절부터 시작하셔야 합니다. 특히, 과자나 아이스크림, 초컬릿 등은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는 열량이 높은 음식을 조절하셔야 합니다. 아예 끊어버리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하루 얼마, 일주일에 얼마 정도로 규칙을 정하시고, 아이들에게 한봉지 전부를 주어 계속 먹게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런 음식만 줄여도 아이들의 공격적인 성향은 상당히 줄어들게 됩니다.

두번째로 자연 속에서 생명을 접하게 하기를 권합니다. 이 세상을 나만 사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나 식물, 동물에게도 생명이 있다는 걸 알게 해야 합니다. 그들도 나처럼 기쁨이나 아픔을 느끼기도 함을 교육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하루이틀에 되는 게 아니지요. 어릴 적부터 충분히 자연을 접하고, 뛰어놀게 하면서 자연스레 몸에 배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세번째로 태권도, 합기도 등 무도수련을 권합니다. 이런 운동들은 에너지 발산에 매우 유용하고, 특히, 인성 교육에 매우 집중합니다. 가정에서 채우지 못하는 예의나 염치 등을 지도하는 데 아주 좋다는 거지요. 그런데 이 때 주의하실 점은 지도하시는 관장님이나 사범님을 믿고 아이 교육을 맡기셔야 한다는 겁니다. 때론 이 분들께 혼이 나 울고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전화를 하여 항의하시면 일선 지도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되고, 이는 결국 내 아이에게만 손해지요. 

끝으로 아버지께서 아이와 많이 놀아주셔야 합니다. 특히, 같이 목욕하는 걸 권합니다. 목욕만큼 즐겁고, 에너지 소모가 큰 것도 없지요. 또 사람을 쉽게 친해지게 하는 것도 없습니다. 만약 이럴 형편이 안된다면 아버지와 함께 노는 날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정해놓고, 그 때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을 지키며 아이가 맘껏 에너지 발산을 하도록 도와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다만 이 때 아이들이 흥분하면 반말을 하거나, 흔히 하는 말로 '올라타는 경우'가 생기는 데요. 이런 것은 꼭 조절을 해주셔야 합니다.

 

주의할 점

그런데 이 때 조심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두들겨 패라' 입니다. 예, 때론 적절한 체벌이 더 큰 교육효과를 낼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매우 드물기는 하나 체벌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패는 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자, 너도 맞아보니 아프지? 그러니 하지마' 라고 하면 '네' 라고 대답하지만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 대다수 어린 아이들은 나 외에 다른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발달자체가 안된경우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냥  상황모면을 위해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겁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사람교육은 대화와 설득으로 풀어가는 것이고, 체벌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요즘은 동물도 함부로 때리지 못하게 하는 시대입니다. 하물며 사람의 아이들인데요. 충분히 대화와 설득을 하다 그 도가 지나칠 때 한번씩 매를 들어야 효과가 있지 무조건 팬다고 하여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란 얘기입니다.

(학교 다닐 때 생각해 보시어요. 시험 못 봤다고 항상 맞는다 하여 성적이 오르는 건 아니지요. 내가 공부를 왜 해야하고,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비로소 성적이 오르곤 합니다.)

  

정리하며

때론 아직 어리지만 공격성이 강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사랑이 그리워서 그러는 아이, 너무 과한 열량 섭취로 인한 아이, 학습효과로 인한 아이 등 그 이유도 참 많지만 중요한 건 이런 친구들은 어린 만큼 행동수정도 금방 이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공격성을 잘 돌리면 더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내가 부모로써 내 아이에게 얼마나 애정을 쏟으며 함께 하고 있느냐 이고, 얼마나 최선을 다해 부모로써 해야할 가정교육을 하고 있느냐 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 한푼이라도 더 벌어서 아이를 좋은 학원에 보내려는 내 노력이 때론 가정교육의 소홀함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내가 내 젊음과 열정을 다 바치는 이유가 없어지는 어이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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