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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1 종교로 인한 제사 갈등. 이렇게 해결하고 있다 173
<명절마다 계속되는 제사 갈등>

해마다 명절이 되면 기쁨과 갈등이 공존하지요. 가족을 만나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지만 동시에 다양한 견해차가 존재하여 갈등도 일어납니다. 저는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종교적 신념에 의한 '제사갈등' 이라 봅니다. 하여 오늘은 이 얘기 좀 해볼까 하는 데요.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저희 집 얘기를 좀 하면서 풀어가보고자 합니다.


갈등의 해결 열쇠

저희 집은 3년전 할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집에서 제사를 지낸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할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나니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의 아내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특히, 제 아내는 장로에서 목회자가 되신 장인 어른 밑에서 자란 이른바 '모태신앙' 의 소유자입니다. 반면 저희 집안 대부분 구성원은 모두 종교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 분들은 상당히 고지식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할아버님 제사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갈등이 상당했겠지요. 고지식파와 신학전공자, 권사님까지 있는 곳이니 말이죠. 하지만 저희는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지금까지 넘어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해"와 "유연성"그 핵심이었습니다.

내 부모를 기리는 게 왜 우상숭배인가?

저는 진보적인 학풍으로 유명한 H대학교를 다녔습니다. 저희 학교는 '학문과 경건' 이라는 구호아래 <진리, 자유, 사랑>을 전하며 사회참여를 매우 강조하고, 상당히 열린 자세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린 시절 매우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신앙을 갖고 있던 저는 이 곳에서 종교 상호간의 열린 자세에 대한 것을 배웠습니다. 이 때 느낀 것은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자칫 종교가 그 열린 자세를 잃을 경우 강력한 칼날이 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상호이해가 -특히, 기독교인- 너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상숭배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우상이란 단순히 타종교나 조형물이 아닌 내 자신에 스며든 교만과 배타성입니다. 또한 정신을 못차리게 하는 물질과 풍요의 맹신,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가리는 이념 등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즉, 조상님의 은덕을 기리는 제사가 우상숭배와 등치 되지 않음을 알았고, 집안 내에서라도 함부로 내세워지는 배타적인 자세는 오히려 예수의 이름을 욕보이는 무서운 성격을 지님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카톨릭은 지나 62년부터 제사는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동양의 미풍양속으로 받아들이지요. 그래서 현재는 제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특정형식 고집보다 그 핵심정신을 지키는 유연함이 필요

집안 일의 주축이 되시는 작은 아버님의 입장은 이랬습니다. 먼저, 저와 아내, 할머님의 신앙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저희가 굳이 유교양식을 따를 필요가 없음을 이해해주셨고, 그 양식 역시 기독교의 추도예배라 한들 상관 없다는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차피 제사라는 것의 의미 자체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제사는 오래 전 무속신앙 시절부터 있었지만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된 것은 역시 유교 이념이 이 땅에 자리 잡은 이 후 입니다. 물고기 머리와 과일 색을 맞추는 것 같은 세세한 항목 역시 유교의 우주론에 입각해 설정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왜 유교에서 이렇게 제사를 강조했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효"의 가치를 통해 나라의 근간인 가정을 바로 세움에 그 첫째 목적이 있었습니다. 가정이 서야 나라가 선다는 유교 이념에 따른 것입니다. 두번째로 부모를 잊지 않음이 사람이 가야할 길 중 하나임을 확인함이 있고, 세번째로 전쟁, 기아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다시 하나로 모이게 하며,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려던 다양한 목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희 집 어른들은 바로 이것을 기억해 주셨던 것이지요. 따라서 제사의 양식이 기독교의 예배이든 아니든 먼저 가족이 모이고, 부모를 기린다는 핵심 정신을 지킴이 중요하다 여겼던 겁니다. 

자, 이렇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제사 본래의 의미를 기억하니 일정부분 절충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이더군요. 자연스레 이 문제로 인한 갈등도 사라질 수 있었지요.
 
사실 그렇습니다. 내 부모를 기리는 문제 때문에 가족끼리 다투고, 내가 믿는 예수 이름이 욕보이게 되면 이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지요. 그렇지 않나요?


어떻게 조절하며 풀어나갈 것인가? (필자의 사례)

그럼 여기서 저희 집은 어떻게 명절 제사를 지내는 지 적어보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모범은 아니고, 각 집안마다 차이가 있으니 참고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1)먼저, 기독신앙이 없는 다른 분들의 마음은 음식을 꼭 차려야 한다 여기십니다. 예, 그러시라고 합니다. 이 음식이 결국 명절 음식이 됩니다. 
2)상을 차리면 제가 주도하여 예배를 드립니다. 찬송도 부르고, 기도도 합니다. 성경말씀을 읽고, 제가 설교도 합니다. (일반 크리스챤 가정은 교회요람에 나와있는 양식을 따르면 됩니다)

3)설교가 끝나면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하고 싶어하는 분이 나와 진행합니다.  

4)끝으로 마무리 기도를 하고, 모든 순서를 마친 후 함께 식사를 하지요. 식사를 하며 화목하고, 재미있게 교제를 나누면 됩니다. 
  
정리하며

이번 설은 경제도 어렵고, 사회도 뒤숭숭 하여 별로 흥이 나지 않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족간의 화합과 격려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명절은 서로 싸우려 모인 것이 아니지요. 이걸 꼭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절충할 수 있는 부분은 절충하고,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만큼은 받아주는 게 가족이겠지요.

아마 돌아가신 어른들이나 하나님도 이런 화목한 모습을 더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덧1)익명을 이용 험한 말씀 하시는 분이 좀 계신 듯 하여 댓글권한을 로그인 후 가능으로 바꿉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서로 인격을 존중하며 지혜를 나눠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덧2) 저는 신학전공을 한 저를 친지 어른들께서 존중해주시고, 배려해주시어 축문 읽는 것을 대신해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참조해 주시구요. 일반 가정에서는 가족이 돌아가며 고인에 대한 추억을 나누거나 서로를 위해 덕담하는 시간으로 가져도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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