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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1 아동성폭력, '착한 아이'일수록 더 위험하다? 10


오늘은 총 5회로 기획한 '아동 성폭력 예방시리즈' 에서 두번째 글입니다. 오늘 저는 서구 사회보다 유난히 우리 나라 아이들이 취약한 부분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아이들에게 물으면 모두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합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들어야 한다 하지요. 또한 어른들께 예의 바른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대답합니다. 예, 물론 예의범절을 아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착한 아이가 된다는 게 자칫 아동 성폭력 또는 유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아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내 아이도 '당연히' 낯선 사람을 따라간다

독자님께서는 아이들이 이른바 '낯선 사람'을 따라가는 데 얼마나 걸릴 것이라 보십니까. 아니 질문이 틀린 것 같습니다. 귀댁의 자녀는 '낯선 사람'을 안 따라 갈 것이라 생각하시나 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다면 정말 큰 실수 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 케네스 우든이란 아동안전 전문가가 있습니다. 이 분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아지를 보여주겠으니 차에 타라'는 요지의 실험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처음 보는 사람을 따라가는 데 35초도 안걸린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내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모 방송에서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전국 5개 도시 20여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이 때, 제작진은 '엄마가 데리고 오라'했다며 이야기를 했고,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1-2분만에 처음 보는 차량에 올라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착한 아이 컴플렉스'가 위험을 가중시킨다

그런데 여기서 미국과 우리의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나옵니다. 우리의 경우 '엄마가 데려오라' 했다는 질문 에 대한 반응속에 '이 어른에게 '순종'해야만 한다'는 의식이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길을 가르쳐 달라면 반드시 가르쳐 줘야만 하고, 때론 함께 가야만 합니다. 물건을 들어달라하면 반드시 들어줘야만 하고, 때론 함께 가야만 합니다.

또 우리는 이런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아이를 '나쁘다'고 평가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대놓고 말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러이러해야 착한 어린이'란 가르침 속에는 '이렇게 안하면 나쁜 어린이'란 게 깔려 있지요. 따라서 아이들은 위험에 노출되면서까지 차에 올라타 길을 가르쳐주고, 자신을 데려오라 했다는 처음 보는 사람을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로 '착한 아이 컴플렉스'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는 예의범절을 강조하고, 모범적인 아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곳에서 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물론 제가 예의범절조차 모르는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로 키우란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되고, 가해지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가 아이의 능력 이상의 과한 요구에 이르게 되고, 이것이 아동 성폭력과 유괴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이가 끝까지 쫓아가 도울 필요는 없다.

'어린이'란 말은 말 그대로 어린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어린이가 길을 끝까지 따라가며 가르쳐줘야 하는 건가요. 아이들이 아는 만큼 설명해줬는 데도 못 알아 들었으면 그건 어른의 문제이지요. 또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입니다. 무거운 물건이 있으면 다른 어른에게 부탁을 해야지 아이들이 끝까지 따라가며 들어줄 문제는 아닙니다.
 
만약 독일 등에서 엄마가 데려오라했다거나 무거운 물건이 있으니 도와달라 또는 길을 가르쳐 달라며 차에 타라 했으면 훨씬 적은 비율이 나왔을 것입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단정적'으로 하는 것은 그들의 교육방식 때문입니다. 독일의 경우는 길을 가르쳐주기는 하나 끝까지 따라가지는 말라 가르칩니다. 자세한 건 어른에게 물으라 하지요. 무거운 물건이 있다면 다른 어른께 부탁드리라 정중하게 얘기하도록 가르칩니다.


정리하며

착한 아이로 자란다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자신의 능력 이상의 책임을 지면서까지 착한 아이가 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만큼 도우면 되고, 그 다음은 다른 어른에게 묻고, 도와달라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분명 예의범절을 아는 것과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빠져 있는 건 다른 얘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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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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