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을 듣기에 앞서

매우 기대하였습니다. 신학교 학부시절 그의 동양학 강의를 거의 빼놓지 않고 모두 들었던 터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학교에 와서 어떤 강연을 할지 매우 기대되었습니다. 철학자가 신학교 채플 시간에 와서 강연을 한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될만하지요. 아마도 이런 생각은 저뿐만이 아니였나 봅니다. 저희 신학대학 채플에 여러 타학과생과 일반인이 함께 하였습니다.
 

강연의 내용

도올 선생님(이하 도올)은 저희 학교 선배님입니다. 사실 졸업을 하진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그의 저서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듯 그 분은 한신에 대한 사랑이 깊은 것 같습니다. 어제 강연 역시 이런 추억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한국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된 계기와 철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참 재미나더군요.

신학교 1학년 때 장공 김재준 목사(이하 장공)로부터 중국사를 접하고, 다른 유명한 석학으로부터 여러 학문을 접하며 특히, "무전제적 사유"에 깊이 빠진 도올은 철학에 입문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단 1년의 시간동안 한신에서 배운 학문의 방법론과 사유방식 등은 그의 삶과 학문세계를 지배하며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합니다.

계속해서 도올은 조선 신학교와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신학대학의 건학이념을 기억하며 장공의 정신과 역사적 의의를 밝혔습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당시 카톨릭의 자세와 처결을 예로 언급하며 외국 선교사가 일방적으로 전해주는 신학을 넘어 민족의 주체적이고, 역량있는 지도자를 양성하려는 장공의 통찰과 선구자이면서 의식있는 자세를 높게 평가합니다.

여기서 좀 더 시대를 올라 도올은 북간도에 있었던 명동 학교를 설명하였습니다. 명동 학교는 민족의 선각자를 배출한 말 그대로 한반도를 밝히는 학교였습니다. 이곳에는 맹자를 만독했다하는 김약연 등 유명하고, 대단한 석학이 즐비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일 독립운동의 기치를 드높이며 활동했던 실천가들 역시 즐비하였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배우고, 자란 윤동주, 문익환, 안병무 등을 열거하며 이들의 정신적 배후에 이 명동학교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또한 안병무의 민중신학을 설명하며 지금 기독교가 보이는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예를 들어 봉은사 땅밟기 사건의 경우 명진스님과의 통화내용을 소개하기도 하였는데요. 그 청년들을 걱정하는 명진스님의 자세를 보며 전도사인 저 역시 부끄러움과 존경심이 우러나오더군요.

아무튼 강의의 막바지에 이르러 도올은 한신의 뿌리를 명동학교부터 찾아야한다는 말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과 이에 대한 해석의 문제를 도출하였습니다. 역사를 어느 한 시선으로만 고정시키지 않고, 그 사건에 대한 폭넓은 접근과 뿌리를 찾아가는 시도, 이에 대한 해석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방송이 아닌 실제 강연을 듣고 난 느낌

일단 방송으로 보던 것과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너무 동안이시더군요. 생각보다 젊어 보이셔서 놀랐습니다. 또 굉장히 점잖으시더군요. 평소 방송을 보면 거친 말씀도 자주 하시고, 격정적인 어조로 강의를 하시지요. 그런데 막상 실제로 강의를 들어보니 보통 때의 모습과 자세가 매우 점잖았습니다.

그런데 방송으로 보던 것과 똑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우선 특유의 목소리 톤 말입니다. 이건 실제로 듣지 않으면 뭐라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마력이 있더군요. 두번째로 특유의 배짱이 상당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신학교에서 신학 강의를 하시면서도 전혀 꿀리지 않고 열정적인 강의를 하는 데, 학문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과 배짱이 느껴졌습니다. 끝으로 매우 재밌었습니다. 도올 선생님만이 갖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기질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여느 일반 학자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것으로 강의 내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도올의 강연은 일반 성도님이나 신학교 학부생 또는 일반적인 보수신학을 한 분들에게는 상당히 충격을 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그렇게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이는 안병무가 이미 <역사와 해석>이란 명저를 통해 상세하게 밝힌 바 있고, 김경재 역시 <울타리를 넘어서>라는 명저를 통해 상세하게 다룬바 있습니다(기존의 기독교에 대한 반감과 우려가 있으신 분은 이 책을 꼭 읽어 보십시오). 아마도 강연시간이 너무 짧아 더 깊이있게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하며

강연 내용은 상당히 알찼고, 매우 중요한 주제를 던졌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역사와 사건, 해석이란 주제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참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 하나의 사건이 되고, 이 사건을 해석하는 우리의 자세가 곧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내 삶을 돌아보며 지금 이 순간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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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시사]세상살이 2007. 11. 12. 11:06 Posted by 바람몰이

우리 나라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시장에 나가도 그렇고 개인 사업하시는 분을 만나 뵈도 그렇습니다. 요즘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도 경제 침체론을 자주 이야기 하곤 합니다. 그 근거는 계속 증가하는 청년실업과 끝없는 내수침체 등을 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의 정부 이 후 무역에 따른 경상수지는 거의 매달 대부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 성장률 역시 4-5%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2000-2005년 OECD국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8%임을 감안한다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국부의 잣대로 여기는 외환 보유고 역시 2천억 달러를 넘습니다. 오히려 정부에서는 넘쳐나는 달러를 주체하지 못 해 외국 부동산 구입이나 송금 제한을 완화 하는 형편입니다.

끝으로 대기업의 영업 수익률과 이익률은 계속해서 증가 또는 유지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주가지수가 -오락가락은 하지만-2000을 넘어섰습니다. 시장에 자본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곤두박질 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잘 방어하고도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체감경기와 경기지표와 일정부분 괴리가 있음을 실감하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경제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저는 그 이유를 다음과같이 보고 있습니다.

먼저 성장의 질이 좋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고용없는 성장이 대부분이란 것이지요.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의 설비투자와 고용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성장은 IMF 이 후 금융상의 성장입니다. 또한 국민의 80%가 취업해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이 아닌 대기업의 성장입니다. 따라서 고용이 없고 계속해서 자본만 축척해 가는 꼴이 되고 이것이 일반 서민들에게는 돌아가지 않으니 계속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두번째는 대기업의 단기 위주 운영정책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 상승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국내의 정치상황 등을 볼 때 대기업에서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계획을 세워 설비 투자 및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 같습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이 늘어감에 따라 분명한 이익률 상승의 성과를 보여하는 부담이 증가한 것같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자본을 빼버리고 시세차익만 얻은 후 가버리니 말이지요. 그러다보니 분명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단기위주 정책을 펼치게 되어 가는 것이지요.

끝으로 비정규직의 증가때문에 그렇습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압박으로 인해 계속해서 CR 즉, 단가인하 부담을 지게 되어 경영이 어렵습니다. 대기업은 "노동 유연성"이란 이름으로 단기간의 이익을 내기 위해 비정규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어이 없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한 몫을 했구요. 그러다보니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고 구매력이 떨어지니 당연히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 경기가 침체되어 가는 것입니다. 게다가 돈이 있어도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소비를 줄여가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정부의 책임이 일차적으로 가장 크다 생각합니다. 물론 언론의 어처구니 없는 사실 왜곡과 호들갑, 정치권의 말조차 안나오는 공세도 있지요. 정부도 나름대로 노력이야 했겠지요. 실제 기업 대표를 초청해 만찬도 많이 하고 단도직입하여 필요한게 뭐냐..뭘 해주길 원하냐..등 얘기 하는 모습도 보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과 갈등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잘 되게 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량이자 리더쉽 인 것이지요. 이에 실패한 것은 결국 정부에 말 그대로 "일차적"책임이 있는 것이지요.

또한 우리 국민 역시 반성할 지점이 있습니다. 너무 생각없이 언론 보도와 소문에 넘어간다는 겁니다. 그 구체적인 근거가 없이 일방적 주장만 하고, 그 반대편의 이야기는 관심조차 같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진보나 보수나 모두 마찬가지이지요. 인터넷을 한번만 뒤져봐도 그렇고 반대편 주장을 들어보면 자기 생각을 좀 더 합리적으로 세워갈 수 있는 건데 말이지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거지요. 상생하기 위해서는 서로 도우며 선순환 구조를 적절히 만들어가야 하는 데 그러지를 않는 겁니다. 일단 제 밥그릇 먼저 챙겨놓겠다는 거지요.

이제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른바 진보와 보수의 양 진영으로 구분되어 있다 합니다. 사실 세계적으로 다 그렇습니다. 문제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주장에 귀를 기울이며 국익을 위해 그리고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열린 가슴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란 바로 이 지점에 그 기준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한 것이지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노동자와 자본가가, 진보와 보수가, 정치권과 국민들이 말입니다. 이들은 어느 것 하나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들이니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 경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서로를 믿지 못 하고 내 밥 그릇 찾기에만 몰두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서로에 대한 비난만 하면서 말이지요. 아마도 이런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이4-5만불이 되어도 계속 어렵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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