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겨울이 참 춥습니다. 작년처럼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더욱 차갑게 느껴집니다. 지난 1월 내내 왕복 5시간에 걸친 이동을 하며 공부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이때 몸이 많이 약해진 듯 싶습니다.

요즘은 부쩍 아이들과 아내도 피곤한듯 보였습니다. 다행이 저희 아이들은 올해도 큰 병치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기나긴 겨울을 보내다보니 조금 지친 것 같았습니다. 특히, 아내는 출산을 앞둔 몸으로 공부를 하고 있어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뭔가 결심을 하나 했습니다. 매일 준비하는 저녁이지만 오늘은 뭔가 특별한 것을 해보자는 것이었지요. 물론 그렇다고해서 거창하고, 아주 비싼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물가가 워낙 많이 올라서 말이지요. 아무래도 저렴하면서도 기운이 날 수 있는 음식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결심한 것은 바로 '불고기' 였습니다.

1. 먼저 정육점에 갔습니다. 저희 동네 돼지고기 시세를 알아보니 생삼겹은 1근에 10,800원이고, 생목삼겹은 12근에 9,800원이더군요. 하하, 많이 내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지요. 또 불고기에는 목살도 좋지만 사실 앞다리살이 정석입니다. 1근에 6,500원씩 하던데요. 그래서 저는 2근을 구입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먹을 맵지 않은 간장 불고기용과 저희 부부가 먹을 매콤 불고기용입니다.

2. 냉장고와 베란다를 보니 양파와 배추가 보였습니다. 깨끗하게 손질하였지요. 또 묵은지를 찾았습니다. 이것은 저와 아내가 먹을 고기를 하기 위해서 따로 챙겼지요. 불고기를 할 때는 야채를 듬뿍 넣어줘야 기름기도 잡을 수 있고, 섬유질도 보충할 수 있지요. 또 묵은지를 잘 사용하면 특별한 양념 없이도 맛있는 매콤 불고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3.양념은 시중에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제가 직접 만든 것을 사용하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대단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간장에 물엿을 살짝 넣고, 고기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미림을 살짝 넣어 줍니다. 그리고는 고기와 야채를 넣어 잘 비벼주어 양념이 잘 스며들게 합니다.

4. 매콤 불고기는 묵은지를 사용하여 요리하였습니다. 먼저 참기름과 식용유를 살짝 프라이팬에 뿌려 줍니다. 그리고는 묵은지를 잠시 볶아 주지요. 이때, 매콤한 맛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를 살짝 얹어 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묵은지가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그 때 고기를 넣어줍니다. 그리고는 맛나게 볶아주면 끝나지요.

5. 자, 이제 이렇게 만든 결과물을 공개하겠습니다~~짜자잔!!!

 

 


먼저, 간장 불고기 입니다. 사진에는 별로 안보이지만 배추를 비롯한 야채를 듬뿍 넣어 느끼함을 잡아내고, 나름의 꾸미기까지 진행하였습니다. 하하, 어떤가요. 먹을만해 보이나요? ^^


두번째는 매콤 불고기입니다. 묵은지와 돼지고기, 고추를 곁들여 밥도둑이 완성되었습니다. 사진으로는 이 냄새를 전해드릴 수 없어 아쉽네요. 그 냄새를 한번 맡으면 밥을 먹었어도 또 먹고 싶어지게 된답니다. ^^



어제 저녁 식탁의 모습입니다. 워낙 요즘 단백질이 부족했던터라 이번 식단은 단백질 위주였습니다. 두부조림과 콩자반은 원래 있던 것인데, 어제 저녁식탁 컨셉에 딱 들어 맞았습니다.

이렇게 만든 저녁식탁은 약 15,000원 가량의 재료비가 들었습니다. 작다면 작은 돈이고,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 식탁이었지만 저희 가족은 너무도 맛나고,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 아내는 제 정성을 보아 주었고, 딸아이는 아빠와 함께 준비하는 저녁식탁이 놀이처럼 즐거웠던 같습니다.

(맛은 어땠냐구요? 하하, 제가 제 입으로 너무 너무 너무 ~~~ 맛있었다고 하면 안 되겠지요? ^^;; 네, 그냥 밥솥을 다 비웠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저희는 저녁 시간은 소식을 하는 편인데, 어제는 오랜만의 과식을 하고 말았네요..ㅠ.ㅜ;;)

사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를 한다는 건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곧 잘 저녁준비를 하곤 합니다. 물론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이를 통해 가족을 위한 아빠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지요. 이러한 아빠의 정성은 그 어떤 영양제보다 알차고, 그 어떤 과일보다 달콤하며, 그 어떤 예방주사보다 건강한 겨울나기의 비법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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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생 커플이 놀러 왔습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어쩌지요... 마침 반찬이 거의 떨어져 버렸습니다. 아뿔싸...ㅠ.ㅜ;; 순간 아이디어를 하나 냈습니다. '그래, 오랜만에 카레 라이스를 해보자!'

저희 가족은 카레를 모두 좋아합니다. 저는 뭐 거의 환장을 합니다...>.< ㅋ 이제 겨우 다섯살이 된 딸아이도 카레를 참 좋아하지요. 어린이집에서는 두 그릇이나 먹었다고 자랑을 해대지요.

하지만 적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던가요. 제 분신과도 같은 아내는 카레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카레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싫다네요...ㅠ.ㅜ;; 그래서 오늘 제가 카레 재료로 결정한 것은 이번에 새로 나온 "인델리"입니다.


사실 인델리는 약간 비싼 감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먹어왔던 카레보다 맛이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냄새도 덜 하지요. 기존의 카레가 부담스러우신 분은 대안으로 선택하실 만 합니다.


집안의 모든 재료를 총 출동시켰습니다. 휴~워낙 제가 알뜰해서 말이죠 ㅋ 집에 있는 음식재료를 정확히 계산해서 사용하다보니 오늘 카레 재료를 끝으로 동이 나버렸네요 흑... *.* 

아무튼 카레는 재료를 잘게 썰어주는 게 일입니다. 우선 감자를 썰어주고요. 햄, 양파, 당근 등 입맛에 따라 재료를 준비해 맛나게 볶아 줍니다. 이 때, 양파가 노릇해질 때까지 구우면 적당합니다. 아놔....이런 노하우...아...이 주부 9단의 노하우여~~~


카레를 만들 때의 두번째 문제는 카레를 물에 충분히 잘 풀어줘야 한다는 거지요. 인델리는 표면에 물에 잘 녹는다고 자랑을 해댑니다. '어디 요녀석 얼마나 잘 녹나 보자..' 하면서 물에 풀어보았습니다. 오~정말 생각보다 잘 녹습니다.


그쵸? 물에 충분히 풀어주었고, 잘 저어주면서 끓여 주었습니다. 이제 슬슬 고소한 냄새가 나지요. 이미 볶아졌던 야채 냄새와 함께 솔솔 풍겨 옵니다~


ㅋㅋㅋ 카메라를 확인해 보니 아내가 제 요리하는 모습을 찍어 두었더군요. 아...이 열정적인 모습....!!! 물론 면도를 안 해서 조금 부담스럽긴 합니다만 ㅋㅋㅋㅋ 아시죠? 저 VJ특공대 나왔을 때도 이랬던 거...^^;; 아무튼 열정과 사랑을 담아 카레를 잘 저어 주었습니다. 과연 요리가 잘 되었을까요? 아~~~저도 궁금합니다~~~


짜잔! 이제 완성되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별로 맛나 보이지 않는 데...흑....ㅠ.ㅜ;;


그래도 밥 위에 얹어 놓고 보니 괜찮네요. 그럴 싸해 보이죠? 제가 맛난 저녁을 제공하고 싶어 밥도 새로 했답니다. 잘 지어진 새밥 위에 정성을 담은 카레....

아내와 동생 커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때? 먹을만해?"

잠깐의 적막이 흐릅니다. 가장 긴장된 순간이지요.

 "오~맛있는데!"

아싸뵹~ 대성공입니다! 반응이 아주 좋네요. 맛나다 하면서 두 그릇씩 먹습니다. 딸아이도 한 그릇을 금새 먹었습니다. 저 역시 맛나게 먹었지요. 내가 한 요리를 잘 먹는 걸 보는 건 요리사의 가장 보람된 순간입니다.

카레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칼질을 했습니다. 약간의 피곤함은 있지만 참 기분이 좋습니다. 내 작은 노력으로 여러 가족을 기쁘게 하니 참으로 좋습니다. 이런 게 행복이지요. 재료비로만 따지면 1만원도 들지 않았지만 우리의 행복은 10만원짜리 외식보다 더 컸습니다. 향긋한 카레, 오늘 아빠가 준비한 저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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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 가족을 위한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평소 가사분담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좀 단단히 마음 먹고 준비하려 하였습니다. 특별한 날이었던 건 아니였습니다. 퇴근하는 아내와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딸아이를 보며 마음이 '짠~'해지면서 오늘 저녁을 맛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먼저 맛깔나게 갈치를 구웠습니다. 생선을 구울 때는 그냥 굽는 것보다 약간의 가루를 입혀주면 좋습니다. 그러면 비린내가 사라지기도 하고, 노릇노릇한 색깔을 내며 고소한 향내를 풍기기도 하지요. 어떤가요? 제법 그럴싸 해보이지요? 다행이 가족 모두 참 맛나게 먹어주네요. 딸아이는 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오늘의 국은 어묵국입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어묵 국물이 최고지요. 국물망에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한참 동안 국물을 내었습니다. 국물이 시원하도록 무와 파를 넣기도 하였지요. 국간장을 두세스푼 정도 샤악 뿌려주니 음~이 정도면 국물은 대성공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어묵을 넣어주었는데요. 아뿔싸! 아무리 끓여도 어묵 특유의 향내와 맛이 나지 않습니다. 이런...알고보니 아내가 가장 싼 어묵을 사왔다고 합니다. 제가 먹어본 어묵 중 가장 맛이 없습니다....흑흑, 어묵국의 핵심인 어묵맛이 별로라 그냥 국물만 마시게 되었습니다 -_-;;


어묵국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은 바로 김치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장모님표 김치'이죠. 저희 장모님께서 직접 재배하신 배추와 친환경 태양초 고춧가루를 이용해 만들어진 김치입니다. 맛이 기가 막힙니다. 글을 쓰면서도 입에 침이 고일 정도지요. 아~정말 좋은 데, 이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오늘의 후식은 딸기입니다. 이것 역시 장인 어른 내외께서 직접 재배하신 친환경 딸기입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바로 바로 따먹어도 될 정도지요. 당도 역시 기가 막힙니다. 장인 어른께서 일본까지 가셔서 친환경 수경재배 농법을 배워오셨지요. 하우스 내부에 꿀벌이 도는 것만 봐도 얼마나 깨끗한지 알 수 있습니다(꿀벌은 농약을 치면 바로 죽습니다).

여기서 딸기 세척법 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사진을 보면 모두 푸른 잎이 따여져 있는 것이 보이지요? 저는 딸기 세척시 항상 이파리를 따곤 합니다. 그 이유는 이파리 밑에 있는 이물질이 잘 씻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딸기를 씻을 때는 과도를 이용해 이파리를 따면서 흐르는 물에 헹궈주면 상당히 편리합니다. 하하, 오랜 자취 경험이 있는 남편의 살림노하우 정도라고 이해해 주세요 ^^

정리하며

가족을 위한 저녁을 준비하는 건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남자일 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몸이 피곤할수도 있지만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것보다 이런 생산적인 "살림살이"를 하면 오히려 더욱 힘이 나게 됩니다. 그리 대단한 밥상을 차린 것도 아니지만 맛나게 먹어주는 가족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넘치게 되지요.

그리보면 사실 행복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연봉 1억이나 2천만원이나 돈 없다 울상짓기는 늘 마찬가지. 이런 소소한 행복을 볼 줄 아는 눈이 나와 가족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기억하면 일상이 행복일 수 있겠지요.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오늘을 살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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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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