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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7 어느 전업주부 남편의 백일기록, 육아편(세번째) 35


철드는 것만큼 어려운게 또 있을까. 말은 쉽지만 참 어려운 얘기다. 하지만 누구나 살다보면 철이 들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한두번쯤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 중 가장 큰 계기가 있다면 바로 출산과 육아의 긴 과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 출산과 육아는 사실 내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스스로의 과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성장을 한다는 건 언제나 성장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몸이 자라도 통증이 있는 거고, 아픔을 겪으며 마음이 자라기도 한다. 당연히 출산과 육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참 아쉽게도 우리는 기쁨의 순간만을 떠올리곤 한다. 임신을 하면서 새생명이 들어옴은 분명 신비하고, 놀라운 과정이지만 그 후의 과정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있지 아니하면 오히려 내 자신을 잃고, 짜증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1.늘어가는 짜증

아이가 가장 예쁠 때가 언제일까. 아마도 많은 엄마들이 "잠잘 때" 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 잠잘때는 정말 천사가 따로 없다! 필자는 '아이 예뻐라~이 귀염둥이!! 라면서 뽀뽀를 해주곤 한다.

그런데!!! 

좋은 건 여기까지.


이 녀석이 다시 눈을 뜨고 말을 이기기 시작하면 상황은 180도 변해버린다. 악을 쓰기 시작하면 이건 정말...또 한번 놀아달라 들러붙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ㅡ.ㅡ;; 찰거머리 저리 가라이다.

최근 건희는 손이 다친 일이 있다(관련글 : 10분의 방심, 딸아이 손가락을....). 그래서 나와 2주 정도 함께 집에서 요양을 취했다. 아이와 2주 동안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그것도 "미운 네살" 접어든 녀석과 함께라면!!
...
....
......

2주란 시간은 사람을 2년 이상 더 늙게 만드는 것 같은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2.늘어나는 회의

사람이 삶의 목표와 꿈을 잃는 다는 것만큼 무서운 일이 없다. 점점 커져가는 목소리만큼 꿈과 열정도 커지면 좋은 데, 이건 그 반대이다.  

아~한 땐 나도 꿈많고, 열정적이던 젊은 시절이 있었는데~~

아~~~옛날이여!!! ㅠ.ㅠ


육아를 100% 전담하다보니 자기회의가 늘어남을 볼 수 있었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 나는 신학공부를 하며 지금까지 수도해왔다. 그러나 아이 앞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흥분하는 걸보며 수없는 자기회의에 빠지고 말았다. 또 아이에게 치여 살다보니 내 젊은 시절 꿈은 이미 사라지고,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쓰며 날카로워지는 신경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박지윤의 <하늘색 꿈>이 듣고 싶어지는...으흑....ㅠ.ㅜ


3.늘어나는 교육비와 자존심

우리는 저소득층으로써 정부에서 100% 보육료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교육비가 안 들어갈까. 이건 순진한 발상이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지출되는 교육비가 상당하다. 만약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갔고, 그것도 형제(또는 자매)를 함께 보냈다면 이건 정말 엄청나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맞출수가 없는 금액이 나간다. 윽..허리가...ㅠ.ㅜ

그런데 또 참 재밌는 게 내 아이가 좀 쳐저 있는 건 보기 싫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으로 해주고 싶어진다. 또 친구에게 맞기라도 하면 기분이 굉장히 나쁘다. 차라리 치료비를 물어주는 한이 있어도 안 맞고 다녔으면 하는 맘이 생기고 만다. 특히, 나는 무도 수련을 20여년 정도 한 사람으로써 아이가 덩치 큰 친구에게 위축되어 꼼짝못하는 걸 보면 ..... 

내 눈은 순간 이글아이가 된다~

으~~~이글 아이!!!


그러니 참으로 재밌지 않은가. 가장 좋은 걸 주는게 가장 좋은 교육 효과를 담보하는 게 아님에도  내 자식이 연루된 문제이 있어서는 그러지 않아도 될만큼 감정적이게 되니 말이다.


4.기타

육아에 좀 더 신경쓰다보니 참 이런 저런 전화를 많이 하게 된다. 동사무소를 찾는 횟수도 늘어난다. 육아 관련 사이트도 엄청나게 들락거리고, 대학시절 교육학 공부를 하며 읽던 책도 다시 보게 된다. 안 그런 척하면서 옆집 아줌마는 애한테 뭘 입히고, 뭘 시키는지 관심 갖게 되고..ㅠ.ㅜ;;;


정리하며

자기만족이다. 결국 아이에게 무엇이든 최고의 것으로 최고만 해주고 싶은 결국 자기만족이란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에게 고가의 영어 유치원을 보내고, 굳이 조기교육을 하지 않아도 결국 공부할 놈은 공부하고, 공부안할 놈은 공부 안하는 게 이치이다. 그러니 결국 자기만족이란 생각이 든다.

또 자기감정이다. 자기 감정을 못 이기니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고, 내 자신이 흥분하게 된다. 사실 이렇게 흥분하며 아이를 다그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아이는 자연스레 세상 사는 법을 깨우치는 법이다. 윽...이런 말을 하니 또 다시 부끄러워진다. 오늘 아침 나는 또 다시 건희에게 밥 먹고 가라 다그치고 말았었다...으흐흐흐흐흑....ㅠ.ㅜ;;

음음, 아무튼..

결국 육아의 긴 과정은 내 자신의 성장과정이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이는 부모님의 모습을 자신의 모델로 삼고, 무의식에 모두 저장하는 만큼 내 자신이 성장하고, 학습하는 삶이 되지 않는 이상 아이들은 성장할 수 없다.



P.S : 내일은 연재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난 백여일간 전업주부로써 살며 느꼈던 것을 최종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내일도 업데이트 시각은 10-11시 사이입니다. 또 방문자가 200만명을 넘겼습니다. 많은 사랑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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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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