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필자는 한 여인과 결혼을 약속하고, 지금은 신혼의 달콤한 오늘과 내일을 꿈꾸며 지내고 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도 했고, 살림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어느 날 아침 산책을 나갔던 필자는 어느 아파트 한쪽에 버려진 작은 교자상과 책장을 보았다. 또한 동네 형님과 함께 돌다 냉장고와 와 작은 고가구를 발견하였다. 곧 필자는 그것들을 주워다 살림에 합쳤고, 우리 커플은 그것들을 걸레로 닦고, 포장하며 제법 그럴 듯하게 만들어 놓았다. 우린 서로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좀 있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이 '왠 청승을 그렇게 떨고 있냐'는 거다. 기왕 새로 시작하는 거 새걸로 좀 사지 뭘 남이 쓰던 걸 쓰고, 버린 걸 주워오냐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웃으며 가볍게 흘리려 하였다. 보통 그렇게들 얘기하고,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니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챤"으로서 다시 생각해본 필자는 몇 가지 생각을 짧게 해보게 되었다.

첫째, 과연 우리는 이러한 '소비지향적' 흐름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인가? 이다. 소비는 말 그대로 소비이다. 기존의 것을 쓰기만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그것 역시 또 다시 소비되어 사라지게만 할 뿐이다. 소비란 그 말 자체에서 착취성과 소모성, 파괴성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의 성격이 지닌 영향력은 자연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인간내면으로 들어가면 그 영혼이 영원히 만족할 수 없는 끊임없는 소비의 유혹에 휩싸이게 하고, 그 사회로 들어가면 생명이 그것 자체로 귀히 여겨지지 못하고 소비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 되고 있다. 헛된 욕망에 사로 잡힌 영혼과 사회가 계속 멍들어 가고 있다는 말이다.

자본주의의 엄청난 발전과 함께 찾아온 소비지향이, 전 생태계와 우리 인간의 영혼을 얼마나 메마르게 하고, 아프게 하는 가 우린 똑똑히 보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소비지향성은 그것이 반생명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기에 우리 크리스챤들이 여기에 쉽게 동조해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둘째, 지금 교회의 자리는 어디인가라는 것이다. 우리 크리스챤들은 늘 생명중심의 마음을 잘 잡을 줄 알아야 한다. 이 시대가 소비지향적 세태를 보이며 생태계와 인간, 사회를 좀 먹어 간다면 그 반대쪽 자리에 서서 중심을 잡아가기도 해야한다. 세상의 어두운 곳을 밝히며, 그 생명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존하고, 인간의 영혼과 그 사회의 건강성을 견실히 잡아 나가야 한다.

그런데 요즘 몇 몇 교회들을 보니 막대한 돈을 들여 건축하는 걸 중요한 기도제목으로 놓고 전력질주 하고 있다. 몇 몇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고급 식당에서 한끼에 몇 만원짜리 식사를 즐기고 있다. 이들은 각 은행이 특별관리대상으로 알아서 모시고 있다는 말도 있다.

모두 알다시피, 교회에 들어온 돈은 목회자 고급 승용차 유지와 번쩍이는 교회건축에 쓰라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게 아니다. 이 세대의 소비의 중요한 축이 되어 VIP고객으로 모심 받으라고 허락하신 것이 아니다. 사회의 소외되고, 아픔의 그늘이 있는 곳에 써야한다는..파괴되어 가는 생명을 살리는 데 써야한다는..뭐 이런 상투적인 말까지 꼭 할 필요가 있겠는가. 각 자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것에 귀를 기울일 일이다.

혼수를 장만하다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해 두서 없는 이야기를 펼쳤다. 이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크리스챤은 늘 생명중심의 방향을 잘 잡아나가야 한다. 반생명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때는 생명의 방향으로 돌이킬 수 있겠금 한쪽 날개의 힘을 실어줄 수도 있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며 동조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주체적인 신앙적 판단을 내리며 책임있는 자신의 삶을 살고, 이 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 자신의 자리를 다시 한번 살펴볼 일이다. 난 지금 도대체 어느 자리에 서서, 어느 장단에 춤을 추고 있는 건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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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곧 한 여인을 만났다. 그간 한번의 연애경험이 없던 나에겐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난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었다. 인식의 관점과 내 삶의 수많은 패턴들이 바뀌게 되었다. 모든 연애가 그렇듯 우리 역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러나 서로를 향한 믿음과 뜻을 품고 잘 이겨내었고, 곧 결혼을 할 예정이다.

결혼 준비를 하며 주변의 많은 사례들을 보았고, 많은 조언을 들었다. 쭉 훑어보니 '이 정도는 해야한다..' 하는 기본선이 있었다. 혼수, 예단, 웨딩촬영, 드레스, 턱시도, 해외신혼여행...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과연 이러한 기본선을 지켜가는 것이-흔히 일생의 단한번이라 말하곤 하는-결혼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할 것인가..더욱 풍요로이 해줄 것인가..경제적인 부담까지..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세워지켜나가기로 하였다.

첫째, 모두 하는 대로 하는 대로 꼭 할 필요는 없다. 우리 결혼은 우리가 하는 것이지, 세상의 관념들이 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 서로의 신념을 존중하고, 후배들과 또래의 젊은 커플들에게 모범 사례로 기억되거나 참고가 될 수 있는 예식을 준비해 보자.

셋째, 20대 중후반이 되어서까지 부모님의 손을 빌려 시작하지는 말자. 힘들더라도 우리의 힘으로 가보자.

이정도의 큰 틀을 잡아보며 우린 좀 더 세밀한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하였다. 먼저 기존의 웨딩홀을 빌려 하는 흔히 말하는 결혼식을 지양하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이 속에는 서로의 사랑과 인격, 신념을 존중하는 고백이 충분히 담보되지 못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린 서로의 종교와 신념을 존중하여 대학 채플실을 빌려(약 5만원 상당)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신랑이 신부를 받아오는 식의 남성중심적 예식이 아닌 양성평등적 예배를 드리기로 하였다. 그리고 서로의 은사님이신 여성 목사님을 주례로 모시기로 하였다. 이것을 통해 양성이 서로를 존중하는 양성 평등적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던것이다.

또한 결혼식 때 흔히 입곤 하는 턱시도와 드레스를 과감히 벗고, 우리의 전통 한복을 입기로 하였다. 꼭 서양사람들의 몸에 맞춘 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우리의 결혼에 우리의 의식을 담아내는 것 또한 뜻깊은 것이라 여겨졌다.

혼수, 예단 등은 모두 생략하기로 하였다. 사실 그 동안 차근차근 준비하기도 하였거니와 대부분 새로운 살림을 시작한다 하여 꾸준히 사용가능한 물품을 버리거나 처분하고, 새것을 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이다. 내가 갖고 있던TV, 오디오 세트, 책장, 그녀가 갖고 있던 식기류, 컴퓨터, 전기밥솥 등을 그대로 이용하기로 하였다. 냉장고는 누군가 몰래 버리고간 350리터짜리를 구해다 깨끗이 닦아 사용하였다. 자본주의 적 소비의 시대 속에 산다고 하여 우리까지 편승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소비중심의 생활양식이 지구별에 끼칠 영향은 눈에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신혼여행을 통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하였다. 일단 해외여행은 지양하기로 하였다. 아직 우리네 땅도 제대로 모를 뿐더러, 굳이 해외로 나가야만 할 이유가 없었다. 또 나간다고 하여 딱히 더 좋을 것도 없었다. 그래서 필자의 소형차를 이용하여 전국일주를 하기로 하였다. 같은 값일지 몰라도, 이것을 통해 더 오래 함께 있고, 전국의 수많은 명승고적을 탐방해보고, 우리네 인심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사람 사는 맛을 느껴보기로 하였던 마음이다.(200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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