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여아 두명에게 뽀뽀를 강요했다 처벌 받을 뻔한 30대에 관한 보도를 보았습니다. 사건 당사자는 아이들의 장난감을 빼앗고, 자신의 볼과 입술에 뽀뽀를 하면 이를 돌려주겠다 하였습니다.

가해자는 아이들이 예뻐서 그런 건데 왜 이게 성희롱이 되는 지 모르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사실 이는 이번 사건의 가해자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제기하는 문제입니다. 도대체 아이들이 예뻐서 그런 걸 갖고 왜 그리 호들갑이냐는 것입니다.

강제로 장난감 뺏고, 뽀뽀 강요..성희롱인가


현행법상 성범죄에 있어 중요한 개념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 '피해자의 성적자유' 등 입니다. 만약 여기에 위협이나 위력이 가해지게 되면 성추행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는 아동 성범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서, 
피해 아동에게 수치심이나 혐오감 즉, 불쾌감을 주고, 아동의 의사와 무관한 강제성이 담보될 때 우리는 이를 아동 성추행이라 보게 됩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우선, 피해아동들은 가해자에 의해 장난감을 빼앗겼습니다. 그리고 이를 빌미로 아이들에게 신체접촉을 강요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잘 모르는 낯선 아저씨에게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장난감을 빼앗기며 일종의 협박(?)을 당해 강제적으로 뽀뽀를 하게 되었지요. 말하자면 직간접적 강제에 의해 불쾌감과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성적자유의 침해사건이 맞다것이지요.

그렇다고 애들이 예뻐서 하는 모든 행위가 성희롱이나 성추행이 된다는 건 아닙니다. 아이들이 예쁘면 충분히 예쁘다는 표현을 하고, 스킨쉽을 할 수도 있지요. 아이들과 충분히 교감되고, 이해할 수 있는 선이라면 상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선, 아이들이 예쁘다는 표현을 반드시 뽀뽀만이나 엉덩이를 만지는 것 등으로만 해야하냐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아이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일방적인 성적표현을 애정표현으로 등치시키고 있다는 것이지요. 두번째는 아이가 거부의사를 밝히면 우리가 얼마나 수용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고추 얼마나 컸나보자, 상처였습니다.

저만해도 어린 시절 동네 아주머니들께서 예쁘다고 '고추 얼마나 컸나 보자'던 경험이 몇 십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겨우 7살 밖에 안되던 시기였지만 그 때의 모욕감과 수치심이 여전합니다. 할아버지 심부름으로 담배를 사러 갔다 일어난 이 사건 속에서 제 의사 따위는 아무 상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이렇게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애정표현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동 성폭력의 경우 강간과 강제추행의 비율이 비슷한 실정이지요. 이것이 사랑의 표현이라면 이제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와 매우 가까운 아이들이라 해도(심지어 내 자녀일지라도!) 만약 어느 순간 아이가 거부의사를 밝히면 그 의사를 존중해줄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이런 존중과 배려가 아이의 자존감을 증진시키며 아동 성폭력 예방의 첫 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이번 사건은 특정 인물의 문제라기 보다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평소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다 생각하던 아동에 대한 행동이 실제로는 상처가 될 수 있고, 아동 성폭력의 한 범주에 속할 수 있다는 '민감성'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사랑의 표현 방식도 좀 더 아이를 배려할 수 있는 것이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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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범죄의 심각성이 활발히 논의되어 가는 것은 좋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아동 성범죄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겠고, 약간 흥분되어 있는 듯 하여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우리 사회가 아동 성범죄에 대한 큰 관심을 갖고, 뭔가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가 있는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동 성폭력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나 정작 우리는 그 특성이나 대처법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에 오늘은 부모님께서 꼭 알고 계셔야 할 아동 성범죄의 4가지 일반적 특성을 설명하고, 부모님께서 하셔야할 일을 각 각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잘 참조하시어 혹시 있을지도 모를 안타까운 사고를 잘 예방하시고, 처리해가시기 바랍니다.

1.범죄자는 대개 멀쩡한 사람이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무섭고, 낯선 사람이 아닙니다. 아동 성범죄자는 생긴 건 아주 멀쩡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해자의 대다수가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아는 사람이란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는 물론 사촌이나 심지어 부모 등 친족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들이 아동 성범죄를 더 쉽게 저지를 수 있는 건 아동이 이들에 대한 신뢰가 있어 경계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또 약간 거부해도 조금만 설득하면 잘 따라오는 '착한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동에게 모든 어른이 나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란 점 역시 얘기해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나를 해칠 수 있는 어른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이것이 나쁜 행동이 아님을 교육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허나 이건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평소 부모님께서 아이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시고, 대화하는 습관을 길러주시며 자존감 있는 아이로 기르셔야 가능합니다. 꼭 이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아동 성범죄는 아동이 방치되는 경우 쉽게 일어난다.

아동 성폭력은 아동의 삶의 갖고 있는 현실적 모순이 집결된 측면이 강합니다. 얼마전 있었던 영등포나 동대문 사건 역시 모두 마찬가지 였지요. 피해 아동들은 모두 저소득층 또는 사회적 소외계층의 자녀였고, 이 아이들이 혼자 있을 때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형편이 어려운 집 애들만 피해대상이 된다는 건 아닙니다. 아무리 잘 사는 집안이라해도 아동이 방치되는 경우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성폭력에는 차별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사회적 소외계층 아이들의 방치가 좀 더 많고, 우리는 이를 안아줄 사회적 시스템이 부족하기에 보다 많이 일어난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동인권의 측면으로 접근하며 국가적 마스터 플랜이 반드시 수립되어야 합니다. 또한 부모님께서는 지역아동센터나 공부방이나 종교기관 등을 십분활용하여 아이가 절대 혼자 있지 않도록 지도해주시며. 평소 친구관계를 잘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물론 이런 기관에서도 아동 성범죄가 일어날 때가 있으나 그냥 집에 혼자 두거나 놀게 하는 것보다는 위험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3.아동 성범죄는 드러나기 힘든 면이 많다.

'힘든 면이 많다' 는 것은 참으로 다양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친족에 의한 아동 성폭행의 경우는 워낙에 발견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만큼 은밀하다는 특징이 있다는 거지요. 그러나 이 경우는 워낙 장기적으로 반복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아동이 자신을 보호해 줄 친족이 그랬다는 것에 대한 충격을 크게 받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우리 사회의 섹슈얼리티를 향한 시선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대개 성폭행 피해자들을 보며 '왜 따라갔어' '집안 망신' '이미 더러워진 몸' 등의 평가를 내립니다. 즉, 문제화하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말 아쉽지요. 이런 통념때문에 신고를 못한다는 게 말입니다.

사실 이런 건 얼마든지 사건 처리과정에서 보호되고, 보장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나영이만해도 몇 차례씩 진술을 해야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경찰이 이번에 무슨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는 데, 이런 점 역시 시정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부모님께서는 너무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큰 일난다'는 강조를 자꾸하면 정말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아이들이 '내가 큰 잘 못을 했어'라는 생각이 들어 말을 못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평소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온전히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대화하는 습관을 기르실 것을 말씀드립니다.


4.사건 처리시 상담자료가 중요증거가 되므로 무조건 활용해야 한다.

아동 성범죄의 특성 중 하나는 피해아동이 큰 상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성인 남성이 여자 아이를 성폭행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상식적으로봐도 큰 상해를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요. 현재 우리는 원스톱 지원센터라 하여 피해아동 등을 한번에 치료해주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치료도 좋으나 막상 사건이 일어나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이용해야하는 게 바로 상담기관 입니다. 해바라기 아동센터나 한국 성폭력 상담소, 여성의 전화 등은 많은 노하우를 갖고 지역별로 네트워킹이 되어 있습니다. 또한 상담기관에서의 초기 상담자료는 후에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므로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 반드시 상담기관을 찾아가야 합니다.

위에 제시된 4가지는 내 자녀를 보호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사고를 처리하는 최소이자 필수사항으로서 꼭 숙지하셔야 합니다. 또한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관심"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며, 어른은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도움을 요청할 때 도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관심"만이 아동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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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사건의 악몽이 잊혀지기도 전에 또 다시 7세 여아의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주택가에서 혼자 놀고 있던 아이가 대상이었다. 그런데 김수철 사건과 이번 사건은 약간 다른 점이 있는 데, 그 중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 사건의 가해자가 협박이나 위협이 아닌 친절함을 통해 피해아동의 집까지 들어가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아동에겐 '모르는 사람'이란 개념이 없다!

필자는 줄기차게 '낯선 사람'을 따르지 말라는 교육을 비판해왔다. 김성천 교수(중앙대 아동학)에 따르면 아동은 10분전에 만나도 금방 아는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조금만 친절해도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또한 조금만 잘 생기거나 매력을 보여도 좋은 사람이라 여긴다. 즉, 이는 아이들에게는 모르는 사람이란 개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낯선 사람'을 별의심 없이 따라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는 얘기이다.

이번 사건을 다시 잘 복기해보면 이런 특징을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피해아동에게 가해자가 다가갔다. 이 가해자는 김수철과 달리 친절하였다. '모르는 사람'이었던 가해자가 '아는 사람' 또는 '좋은 사람'이 되어 아동의 신뢰를 이끌어 낸 대목이다. 이 후, 그는 이 어린이에게 '집에서 놀자'하였고 결국 피해아동은 가해자를 집으로 데려가게 된다.


우리 교육의 세가지 맹점

이런 아동의 심리적 특성도 교육을 통해 보완, 수정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고, 이에 따라 어른에 대한 막연한 신뢰를 갖는 아이들이 (아는 사람이든 낯선 사람이든) 내게 누가, 어떻게 하는 것이 나쁜 행동이고, 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필자는 그 내용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아이들은 애정표현과 성폭력을 구분하는 교육을 못 받아 왔다. 가령 '어~우리 누구누구 고추 얼마나 컸나 보자'라는 경우를 보자. 어른 입장에서는 아이가 너무 예뻐 그런 것일 수 있다. 우리 정서 역시 이 정도는 애정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동이 어느 순간 거부감이나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면 이는 아동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로서 성폭력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에게 '성적자기결정권'의 개념이 없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지 감을 못잡는 다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시간과 횟수가 턱없이 부족함은 물론 심지어 한번에 두세가지 주제(예 : 양성평등+성폭력)를 다뤄달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둘째, 어른에게 복종하는 것이 좋다고 배우는 데 반해 어른의 잘못된 행동을 거부하는 것의 중요성은 배우지 못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에 13세짜리 아들에게 차량털이를 시킨 아버지가 있었다. 아들은 이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았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가 부모에게 대드는 아이를 기르라는 게 아니다. 여기서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아이들의 의견이 표출될 기회자체도 거의 없고, 자신의 요구를 말하거나 항의를 하면 자칫 '말대답'하는 나쁜 어린이로 찍힐수도 있는 게 우리네 교육의 현실이란 점이다.

셋째, 모든 어른이 나를 보호해주는 것은 아님을 배우지 못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있고, 이것을 이용하는 게 아동 성폭행범의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어른이 나에게 호의적인 것은 아님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조금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나) 친부나 친족에 의한 성폭행을 피해를 입었음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그들이 자신을 지켜줄 존재 또는 내가 의지할 존재라고 믿고 있더라는 것이다. 아무리 친부나 친족이라 해도 아이를 폭행하거나 성적 학대를 가한다면 이들은 더이상 신뢰할 수 없는 존재이다.


아동을 탓하지 말고, 구체적인 교육을 하라!

흔히 '모르는 사람을 왜 데려갔어!'라고 하거나 '왜 혼자 있었어!'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아동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소산일 뿐이며, 이 사건의 원인 또는 책임이 피해 아동에게 있다는 2차 가해의 우려까지 있다. 우리는 결코 아동을 탓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린이란 뭔가를 어리숙하게 판단하기에 '어린이' 이다.

또한 그러기에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은 늘 구체적이어야 한다. 항상 구체적인 상황과 대상을 가정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설명해줘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함께 연습을 해봐야 한다. 아이들은 그 상황을 모면하거나 부모님내지 선생님의 인정을 받기 위해 정확히 이해 못했는 데도 알겠다는 경우가 있다. 끝으로 반복적인 재확인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반복하지 않으면 금방 잊게 된다. 

                                                                                                  
<관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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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가 만연한 세상을 탓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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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아동성폭력 이렇게 예방하자-1>

오늘(21일) 오전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왔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이 대상이었지요. 어찌나 귀엽고 예쁘던지요. 너무나도 정직하고, 순수하게 반응하는 이 아이들과 함께 하면 저도 1학년이 된 것만 같습니다. 저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할 때마다 이 아이들의 꿈이 보입니다. 제 교육을 통해 이 아이들의 꿈과 생명이 지켜지길 기도하며 진행하지요.


그런데 항상 교육을 할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학교를 돌아다니는 동안 저를 제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학교 내부에서 이동하는 약 10여분 동안 저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 있었던 "김수철 사건"의 악몽이 떠오른 순간이었습니다.


필자의 강의모습. 왼쪽은 중고등학교 강당교육, 오른쪽은 어린이집에서 이야기 및 체험교육 중이다.



사실 중고등학교만 해도 외부인이 오면 아이들이 먼저 반응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아이들 특히, 저학년은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주 김수철 사건도 있고해서 보건 선생님과 얘기를 했습니다. 다행이 얘기를 들어보니 이 학교는 CCTV가 충분히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또 선생님도 신경을 많이 쓰고 계셨습니다. 그나마 좀 안심이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김수철의 모습이 담긴 CCTV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이러지 못한 학교들이 더 많습니다. 적어도 제가 교육하러 갔던 학교는 상당수가 그랬지요. 해마다 약 1천여건 이상의 아동성폭력 중 약 200여건 이상이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죠. 상식적으로 보면 우리 아이들은 가정보다 학교에서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저는 학교를 개방하여 지역사회에 그 기능을 환원하는 것도 좋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방문자가 적어도 한번 거쳐가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학교 정문을 다 열어 두는 건 차량 통과 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것역시 외부인이 들어오는 데 어떻게 그냥 보낼 수가 있는 건지 저는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요즘은 왠만한 아파트도 차단장치를 설치하거나 외부 차량 또는 외부인이 경비실을 한번쯤 거쳐가게 되어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캐나다의 경우는 아무리 부모라해도 반드시 인터폰을 통해 연락을 해야지 직접적으로 교실에 들어갈 수는 없게 되어 있습니다. 독일과 미국의 경우는 아동 성범죄자는 학교 주변을 아예 다닐 수 없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단 학교 관계자를 한번 거쳐야 하고, 우범자는 아예 접근을 못하게 하는 거지요.


학교에 들어서려면 "일단정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위험할 수 있으나 학교가 가장 위험하다 생각합니다. 요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초인종을 눌러야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데비해 학교는 너무도 개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입구에서 아이들의 통학이나 안전을 지켜주는 경비를 배치하거나 최소한 차단장치 정도는 설치되는 것이 좋겠습니다.


참조)어린이 호신용품 전문판매 -->  <미아방지기>  <호신용 비상경보기>,  
        통신사 위치추적서비스 -->  
LGT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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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사건 이 후 불안감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영등포의 경우 일선 학교에 '어머니 폴리스'란 명칭으로 일종의 학부모 자율방범조직을 운영하려는 것 같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학교당 50명 정도의 모집을 경찰이 요청했다 합니다.그래서 '할당'이란 비판마저 나오고 있지요.

그런데 사실 영등포만 이렇게 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 강원도나 남양주, 성남, 수원 등 여러 곳에서 어머니 폴리스를 모집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며
마음이 매우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때문이었을까요. 




먼저, 경찰 또는 국가의 책임인 치안과 국민의 생명보호 업무 특별히 어린이 보호의무를 부모에게 떠넘기는 듯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1차적 책임과 의무는 경찰의 몫이지요. 인력을 확충하거나 업무를 보다 분담하여 1차적 책임을 지려는 생각은 안하고 경로당 어르신들과 어머니들을 불러서 해결하려는 게 너무 안일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둘째. 현재 이들은 대개 2인 1조로 움직이는 데요. 만약 어떤 문제에 실제로 직면하게 된다면 어쩌겠습니까. 전업주부의 힘으로 흉기로 위협하는 범죄자를 제압하겠습니까. 경찰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신고하라 교육하겠다는 데, 이게 말이 되는 건지요. 만약 어머니 폴리스를 보다 확충하려 한다면 실제 경찰이 동행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합니다.




셋째, 학부모님들은 그렇지 않아도 너무 고달픕니다. 요즘 학부모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8-90%는 대개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또 시간이 나는 전업주부라고 해도 이미 녹색 어머니회, 운영위원회 등 학교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하는 게 참 많아졌습니다. 과도한 요구라는 거지요. 따라서 경찰의 이런 발상은 학부모나 일선 학교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경찰은 물론 이렇게 파편화 된 대책만을 내세우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조두순 사건 이 후 여러 기관에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국회에 여러 법안이 상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통과된 것도 없고, 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말 그대로 파편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폴리스 역시 그 중 하나이구요. 뭔가 더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아동성폭력을 예방하려면 우선 우리의 인식자체를 바꿔야 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처럼 분노만 하고, 가해자 중심위주의 접근은 한계가 있습니다. 인권이란 큰 틀에서 아동학대라는 구체적인 개념을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처벌강화와 남성의 성욕 억제위주의 정책을 탈피해야 합니다. 처벌도 중요하나 이것만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처벌을 강화하기 전에 처벌에 이르지 않는 현실을 보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또 성욕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까지 고려해야 하지요. 

끝으로 사회적으로 종합적인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가능합니다. 즉, 국가적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개별적인 대책은 아무 실효성을 거둘 수 없습니다.(조만간 자세하게 이 부분을 따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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