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어린이용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아이와 함께 보셔요 ^^

https://youtu.be/N9m0u1ykQ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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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관련 법률의 강화를 환영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성범죄 관련 법률은 상식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술을 마셨다하여 감형을 해주고, 피해자도 모르게 합의했다하면 사건 자체가 무마되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성범죄 피해자는 제대로 얼굴조차 들 수 없는데 반해 가해자는 뻔뻔하게 살아가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최소한의 안전장치정도는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습니다. 법률이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인식은 변화가 없습니다. 성범죄는 한 범죄자의 우발적 충동이나 잔인함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의 문화가 더 중요합니다. 예컨대, 성범죄 자체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원인에 대한 이해, 피해자에 대한 처우, 무엇보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 하고, 특히 여성을 일종의 성적대상으로 보는 성차별적인 문화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좀 더 몸으로 느껴지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얼마 전 모 중학교에 강의를 갔었습니다. 이 곳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했는데요. 당시 왜곡된 성의식 즉, 강간통념에 대한 얘기를 하는 중 중학교 1학년짜리 한 남학생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질문과 함께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에이, 그래도 그 여자들 중에 한 두명은 좋아했겠죠.'

이런 왜곡된 성의식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범죄를 다루는 경찰 역시 비슷한 의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17일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경남지방 경찰의 53.8%가 여성의 노출 때문에 성범죄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20.3%는 밤거리를 홀로 걷다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은 스스로 범죄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여성이 끝까지 저항하면 강간을 당하지 않는다 생각한 분들도 10.4%나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수치가 특정지역에 있는 경찰의 문제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 언론에서 수차례 보도 되었듯 경찰의 성인지 능력은 매우 의심스러운 수준입니다. 오원춘 사건은 이것이 표현된 가장 극명한 사례라 볼 수 있겠지요.

 제가 모든 경찰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경찰은 성범죄 전담 여경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 남성 경찰 역시 일선 학교 등에서 열심히 강의를 하면서 성범죄 예방과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것은 경찰마저 이러한 의식을 갖게 된데 우리사회의 왜곡된 성의식이 너무도 뿌리 깊이 박혀있고, 이를 넘어서려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왜곡된 성의식에 대한 교육을 가장 철저하게 시행해야 할 곳이 바로 '군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군대는 자원입대도 있지만 주로 징집의 형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강제성이 부여되고, 고립된 공간 속에서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군대는 이른바 '남성성'이란 특징이 가장 극명해지는 곳이고, 그러다보니 왜곡된 성의식이 아무런 거름막 없이 무차별적으로 농담거리 혹은 자랑거리처럼 퍼지기도 합니다. 

그 결과는 군대 내 성범죄의 증가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정확한 용어는 '성군기 위반사고'인데요. 성범죄를 '사고'정도로 보는 우리 군의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대 내 성범죄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 민간인 성범죄 비율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여군과 남군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남군과 남군 사이에서의 문제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병역의무를 이해하러 왔다가 이런 피해를 당하면 충격이 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성범죄 법률이 강화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것을 전부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성범죄 관련 법률은 우리 사회의 공감대 속에서 근본적인 문화와 사회구조 등의 변화와 함께 이뤄져야 더욱 온전해 집니다. 체질이 변하지 않은채 기침 자체만 막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범죄를 진정으로 줄여내기 위해서는 양성간 관계성에 근거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며, 특히, 군대에서는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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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문을 해 준 노컷뉴스 기사를 모셔옵니다.

지난 1월 열린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고종석의 결심 공판에서 공개된 8살 피해 아동의 편지가 법정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판사 아저씨, 엄마가 나쁜 아저씨를 혼내주러 가신다고 해서 편지 썼어요. 엄마가 저는 못 간대요. 판사 아저씨, 나를 죽이려 했던 아저씨를 판사 아저씨가 많이 많이 혼내주셔야 해요. 그 아저씨가 또 나와서 우리 집에서 나를 또 데리고 갈까 봐 무서워요."

아이가 연필로 꾹꾹 눌러쓴 편지에는 "많이 혼내주세요"라는 말이 반복해 적혀 있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은 엄마는 "아직도 아이가 '엄마 뱃속으로 다시 넣어 달라'고 한다"며 흐느꼈다.

어른이던 아이던 성폭력 피해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평생 동안 안고 살아간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저학년까지가 성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시기라고 한다. 쉽게 유괴할 수 있고, 반항하더라도 힘으로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두순, 김수철, 고종석 사건의 피해 아동은 겨우 일고여덟 살이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가정과 어린이집 등에서 아이들에게 '성폭력 예방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 "낯선 사람 조심하라" 잘못된 교육

일반적으로 성폭력은 모르는 사람에게 가할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성폭력 가해자 2명 중 1명은 '아는 사람'이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성범죄 동향 분석 결과'를 보면,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의 51.7%가 가족이나 친척 등 친족을 포함해 이웃 같은 '가까운 사람'에게 피해를 당했다.

공식 통계가 이 정도지 실제 성폭력 상담소에서 낸 자료를 보면 60~80%가 가까운 지인에게 당한 성폭력 범죄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흔히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나쁜 사람,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면 안 된다"는 잘못된 교육이다. 어른도 처음 보는 사람이 좋은지 나쁜지 구별하기 어렵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고, 조금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이러한 내용으로 EBS 다큐프라임(2009)에서 실험한 바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낯선 사람'의 얼굴을 그려보라고 한 것이다. 대다수가 얼굴에 상처가 있거나 모자를 눌러쓰고 흉기를 든 사람을 그렸다. 하지만 살인범, 아동 성폭행범의 얼굴을 보면 이 얼굴에 나쁜 사람이라고 써 놓고 다니지도 않는다. 연쇄살인범 강호순, 신창원 등도 생긴 건 멀쩡한 편이었다.

아이들은 모르는 사람이라도 자신과 10분만 어울리며 잘해주면 아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는 아동심리연구가의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아동 성범죄를 가하는 대상을 '나쁜 사람', '모르는 사람'으로 특정 짓는 순간 이미 내 아이는 위험에 노출되는 거나 다름없다"고 경고한다.

또 동정심을 유발하는 방법으로 아이를 유괴하고 성폭력을 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길을 묻거나, 물건을 들어 달라 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아동 심리 전문가들을 그 이유를 '착한 아이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어른의 말을 잘 듣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하고, 어려운 사람과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 구체적인 사례 교육, 역할극·인형극 등으로 반복 학습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범죄자의 절반이 아는 사람이라고 하니 가까운 친인척도 다 경계하며 "아무도 믿지 말라"고 가르쳐야 할까.

길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봐도 내 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라고 가르쳐야 할까. 실제로 상대방의 입장보다는 나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라고 교육하는 자료도 있다.

그러나 아이를 그런 식의 이기적인 아이가 되라고 교육할 수는 없다. 굿네이버스 서울성북아동학대예방센터 하아련 간사는 "'어려서 도와드릴 수 없으니 다른 분께 요청해 보겠다'고 대응하는 등 예의를 차리면서 동시에 안전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하 간사는 또 '낯선 사람 따라가지 말라'는 식의 막연한 교육으로는 종합적인 사고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해 각각의 대처법을 가르치고, 이해하기 쉽게 역할극이나 인형극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교육하면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기사 : 성폭력 2차 피해 더 심각

도움 : 굿네이버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사)푸른아우성
자문 : 임정혁. 경기도 오산 거주. 7살, 5살, 2살짜리 세 딸을 키우는 딸바보 아빠. 전 화성여성회 성 평등 강사단 교육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법무부 법교육 출장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집·학교·교회 등 1년에 300회 정도 성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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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나 아빠가 사고 났다며 병원에 가자면 어떻게 할까?

어린이에게 성교육을 할 때는, 여러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구체적인 대응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를 반영해 경찰청 등 여러 기관에서 나온 자료에도 구체적인 상황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엄마가 사고 났다며 빨리 병원에 가자는 이모나 삼촌' 의 경우를 들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이모나 삼촌이란 낯선 사람과 아는 옆집 이모나 삼촌 모두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납치, 유괴 유형이며 많은 책에서 사례로 제시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참 답답한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제가 이 상황을 제시할 때마다 나오는 어린이들의 대답이 늘 똑같곤 한데요. 우리 어린이들은 이럴 때 '엄마나 아빠에게 전화해 봐요' 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학교에 배포되는 많은 자료들도 그렇고, 인터넷 상에 돌고 있는 많은 자료들이 이렇게 제시하기에 일어난 현상입니다.

문제제기-1

그러나 실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이렇게 대답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제가 아는 21세의 청년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부유하진 않지만 그래도 부족하지 않은 중산층에 속하는 가정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왠 전화가 한통 오면서 지금부터 AS차원으로 핸드폰 통신품질 검사를 위해 앞으로 한시간 동안 전화를 꺼두라는 얘기를 들었다 합니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며 핸드폰을 꺼두었다 합니다.


그 후 약 30분쯤 있다가 이 친구가 일하는 사무실 전화가 불이 났습니다. 이 친구의 부모님에게 아들이 납치되었으니 돈을 요구하는 전화가 왔었고, 대번에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했던 부모님이 아들에게 전화해보자 실제 전화가 꺼져 있기에 사무실로 확인전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어린이에게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자녀가 직접 통화할 수 없도록 다양한 방식의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문제제기-2

두번째로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전화를 하며 보이는 재미난 모습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핸드폰을 꺼내 들면서 뒤로 돌아 걸어나가는 습성입니다. 이는 어린이들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엄마에게 직접 전화하겠다며 핸드폰을 꺼내 뒤를 돌아 한두걸음 이동을 하지요. 그러나 이렇게 되면 아이가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5-6학년 아이라고 하면 대개 40kg 내외입니다. 좀 덩치가 있으면 50kg 내외이지요. 성인 남성이면 충분히 뒤돌아 있는 아이의 가슴과 배를 끌어당겨 가까이 세워 둔 차량에 던져 넣을 수 있는 무게입니다. 힘 좋은 남성이라면 대번에 한손으로 마네킹 끌 듯 낚아채 집어 넣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아빠나 엄마한테 전화해봐요' 라고 가르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땐 이렇게 지도하라

그렇다면 이럴 때는 어떻게 할까요. 제가 현실에서 자녀에게 직접 지도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드리도록 하겠으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아이의 책가방이나 실내화 가방 등에 써놓은 이름을 지우시기 바랍니다. 우리 아이들은 자기의 이름을 부르는 어른에게 경계심을 쉽게 푸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 아이에게는 '네 이름은 안다고 하여 모두 좋은 사람은 아니다' 는 것을 말씀해 주세요.

두번째로 아빠나 엄마가 사고가 나도 병원에 바로 올 생각을 말고 학교나 학원 등 일상생활 그대로 진행하라 지도하세요. (이 말이 조금 이해가 안 되실 수 있으나 조금 더 생각해보면) 내가 사고가 났다하여 아이가 병원에 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사실상 거의 없지요. 따라서 이럴 때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잘 생활하고, 나중에 친척 어른등과 함께 오면 됩니다.

세번째로 아빠나 엄마에게 전화를 할 때는 상대방과 약 1.5m 이상 떨어진채 상대를 마주보고 전화할 것을 주문하십시오. 이는 상대방의 움직임을 직접 바라보며 한번에 붙잡히지 않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고, 자세를 잡기 위함입니다.

네번째로 아빠나 엄마와 통화가 안 되는 데, 낯선 이모나 삼촌이 가자고 하면 무조건 학교나 학원, 아동 안전 지킴이집으로 갈 것을 얘기해주세요. 그리고 나중에 우리 삼촌, 이모, 형, 누나, 언니, 오빠 등과 함께 갈 것이라며 지금은 안 갈 것이라 얘기하라 주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아는 이모나 삼촌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와 얘기가 되지 않았고, 우리 아이도 모르면 아는 이모나 삼촌이라해도 굳이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정말 옆집이나 윗집에 사는 이모나 삼촌이 아이를 데려가야 하는 경우라면 미리 아이에게 연락해주시되 문자가 아닌 반드시 전화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자는 누구나 쉽게 위조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아동안전지킴이집 등으로 피신했는 데, 여전히 낯선 이모(또는 아저씨)가 있다면 그 모습이 안 보이더라 하더라도 쉽게 움직이지 말고, 경찰에 신고할 것을 가르치시기 바랍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사람의 모습이 안 보이면 쉽게 자신을 포기하고 떠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납치, 유괴, 성범죄자들은 뒤로 살짝 숨었다 아이가 혼자 나오는 순간을 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럴 때는 아예 경찰에 신고하는 게 맞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며

자, 지금까지 저는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 다양한 대응법을 제시해 드렸습니다. 좀 내용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아이들은 구체적인 교육이 반복되어 진행되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이렇게만 해도 우리 아이의 성범죄, 납치, 유괴 등의 위험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지요. 아무쪼록 잘 참고하시어 우리 아이들이 범죄자에 의해 두려움에 떨거나 여러 아픔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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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 중 어느 한가지라도 한두번쯤 이용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요. 온라인 쇼핑을 이제 우리 삶에 매우 가깝고, 친숙한 쇼핑문화로 자리 잡았다 볼 수 있을 겝니다. 그런데 이 둘은 대개 택배를 이용해 물건을 배송하지요? 요즘은 많은 가정이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집이 비워진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부모님께서는 자연스레 아이에게 택배 좀 받으라고 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우선, 본격적인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들었던 얘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와 함께 일하고 계신 선생님이 한분 계십니다. 이분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를 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딸아이에게 연락이 왔더라는 겁니다. 집에 택배가 왔다 말이지요. 순간 선생님이 깜짝 놀라셨다 합니다. 숨이 막혔다 하네요. 아이가 낯선 어른에게 문을 열어주었고, 만약 무슨 일이 생겼으면 어쩔뻔 했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선생님은 학교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분명 아이는 학교에서 '낯선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다 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택배 아저씨'라 했기 때문에 '나쁜 사람' 또는 '낯선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합니다. 그래서 순순히 문을 열어준 것이지요.

사실 이것은 아이의 잘못이라 보기는 어려울 겝니다. 아이는 자신이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 생각을 했고, 그러기에 엄마에게 자랑을 한 것이겠지요. 문제는 우리 어른들이 아이에게 잘못된 가르침을 주었다는 데 있습니다. 자, 택배와 관련해 여러 '부모님 사이트' 들이 소개하는 대응방법은 어떤 상황일까 한번 살펴 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참 놀랍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N사이트에 가면 3800여명이 가입한 카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소개한 글을 보니 '지금 집에 아무도 없으니 다음에 오시든지 경비실에 맡겨주세요'라고 말하게 가르치라 나와 있습니다. D사이트에 있는 가입자 3만여명을 자랑하는 모 카페 역시 비슷합니다. '
지금은 어른이 안계시니 경비실에 맡겨주시거나 다음에 다시 와 주세요'라고 말하게 가르치라 나와 있습니다.

예, 좋습니다. 그래도 이만큼 관심을 갖고 평소 꾸준히 자녀교육을 하신다는 것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봅시다. 어린이 납치유괴범이나 성범죄자들이 왜 초인종을 눌러 보는 것일까요? 아이가 위와 같이 말하면 범죄자들이 그냥 순순히 돌아가게 될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범죄자들이 초인종을 눌러 '택배'나 '가스점검'으로 위장하는 것은 집에 있는 구성원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즉, 집에 어른이 있나 없나 또는 남성이 있나 없나를 확인해보고자 초인종을 누르는 것이란 얘기입니다. 따라서 만약 위와 같이 말하게 된다면 범죄자들은 집안에 아이 혼자 있다는 정보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고, 그 순간 문을 열고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아무리 문단속을 잘해도 문을 따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지요. 전자식 도어락 역시 마찬가지구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라고 아이들을 지도해야 할까요? 제가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몇가지 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잘 참고하셔서 실생활에 꼭 응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부모님부터 이런 잘못된 성교육을 하지 않도록 공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정보 중에는 위의 내용과 같이 잘못된 것도 매우 많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은 여성단체와 해바라기 아동센터 등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또 여성가족부에서 만든 앱이 있습니다. 이것을 이용해보면 다양한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라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지가 잘 나와 있습니다.


두번째로 아이가 집에 혼자 있을 경우에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택배 아저씨든 누구든 문을 안 열어주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집안의 정보를 파악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요. 또한 만약 진짜 택배가 온 것이라면 미리 전화가 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집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면 경비실에 맡기거나 근처 옆집 등에 맡겼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린 아이가 굳이 택배를 받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베란다에 어른 남성의 옷을 함께 걸어두시기 바랍니다. 소위 '발바리'라 불리는 연쇄 성범죄자들은 베란다에 걸려 있는 옷을 보고 그 가족 구성원을 파악했다는 공통된 진술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특히, 엄마와 자녀만 사는 한부모 가정은 일부러라도 베란다에 성인 남성의 옷을 번갈아 걸어 두시기 바랍니다. 또 혼자 사는 여성 역시 이 방법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이것만으로도 성범죄자의 마음을 한번 더 꺾을 수 있게 됩니다.

끝으로 무엇보다 아이 혼자 집에 있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집이란 곳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닙니다. '2010 아동성폭력 피해사건' 조사보고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 장소 1위가 바로 '피해자의 집(21.7%)입니다. 물론 이는 '낯선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에 의한 가해의 경우가 더 많은 것이기는 하나 집이 결코 안전한 장소가 아니란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 관한 모든 범죄는 아이가 보호 받지 못하고 혼자 있는 상황으로부터 시작 됨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늘 아동 성범죄란 아이의 인권과 복지 문제가 직결되어 있다 말씀드려 왔습니다. 따라서 국가적으로는 도심 설계 자체부터 범죄 예방형 설계가 도입되어야 하고, 아동이 방치되지 않도록 촘촘한 돌봄 시스템을 더욱 치밀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의 경우 요즘은 지역아동센터나 종교 기관 등을 통해 저렴한 비용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겼으니 아이를 절대 혼자 두지 마시고, 반드시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아이들에게 매일 같이 '싫어요' '하지 마세요'만 가르치는 건 미봉책에 불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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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간 성폭력 문제에 있어 국가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구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이상론에 가깝지요.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도 약 30분에 1명 꼴로 성폭력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는 게 현실이란 점입니다. 장기정책을 한편으로 당장 시급한 정책이 있다는 것이지요. 오늘 이 글은 세가지 사항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결론에 이르러 정부의 분발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1.성희롱 예방교육을 정말 알차고, 확실하게 진행하라 

친족간 성폭력 문제의 가장 큰 가해자는 계부 또는 친부, 양부입니다. 작년 성폭력 상담소의 통계에 따르면 무려 70.3%를 이들 아버지가 차지했습니다. 충격적이지만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린 이 문제를 충격과 달리 반성하고, 예방책을 학습해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물론 모든 부모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상정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의 성폭력에 대한 인지수준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성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가끔 제가 이런 주장을 하면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 반문하는 분도 계시지만 이미 우리는 충분히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가령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만 제대로 시행해도 우리의 성감수성이나 인지력은 훨씬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교육은 형식적이거나 아예 진행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전문강사를 통해 '알찬 교육'을 진행할 수만 있다면 건강한 직장문화를 만들고, 젠더감수성을 더욱 키울 수 있는 매우 좋은 제도를 그냥 묵히는 꼴입니다.

2.친족간 성폭력 문제 처리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올해 7월 친부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폭행 당한 아이의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다행이 신고가 이뤄졌고, 아이의 치료도 이뤄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검찰의 사건지휘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가해자인 아버지에게 '성매수' 혐의가 적용되었던 것입니다. 법리적으로는 이런 적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성매수란 돈을 주고 성구매를 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성폭행 피해자인 이 소녀는 단돈 2만원에 자신의 성을 아버지에게 팔아버린 어처구니 없는 논리가 성립되고 맙니다. 

친족간 성폭력 문제는 피해자녀에게 끼치는 충격을 고려할 때 엄격하고 분명한 처리가 필요합니다. 이들은 부모 자식이란 관계 이전에 명백한 성폭행 범죄자입니다. 특히, 친족간 성폭력 가해자들은 이 관계성을 이용해 끊임없이 재접근 해오는 특징을 보이므로 반드시 피해자와 물리적으로 떨어뜨리고, 친권을 상실시키는 등의 사후 대책까지 적용하는 분명함이 필요합니다.

3.피해자녀의 생활지원과 학습권 보장이 절실하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자녀의 성폭행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이라도 수많은 경우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한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장으로서의 아버지가 없으면 그 가족이 더 이상 먹고 살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지난 04년 친부에 의해 임신과 출산, 낙태를 반복했던 여고생이 아버지를 도저히 신고할 수가 없었으나 여동생이 또 다시 임신한 것을 보고 신고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때 이 여고생은 부모님의 이혼 후 아버지마저 감옥에 가면 미성년자인 우리 자매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했다고 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국가의 지원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친부에 의한 성폭행을 확인하고 이혼을 결심한 여성과 자녀가 있다면 이들의 삶이 안정(예 : 취직)될 때까지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나 경제적 지원, 일자리 알선 등이 절실합니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지옥과 같은 삶을 반복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미성년자 자녀의 경우 학업을 해결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성폭행 중에서도 아버지에 의한 범죄는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것으로 일단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교육 수혜의 권리가 있고, 사건의 피해자인 이들에게 국가는 이를 보장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사건의 피해자인 것도 억울한데 교육에서조차 소외된다면 이들의 삶은 도대체 누가 보상해줄수 있을런지요.

정리하며

지금까지 저는 친족간 성폭력 예방과 처리를 위해 국가가 해야할 일을 제시하였습니다. 국가는 성인 대상 성교육 체계를 잡아야 합니다. 또한 가해자 처리를 보다 엄격하고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끝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해주고, 미성년 자녀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친족간 성폭력 문제는 더 이상 가정 문제나 일부 몰지각한 변태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병리학적 현상으로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문제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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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해 많은 수의 cctv를 설치하겠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전국에 있는 학교에 모두 설치하겠다 하는 데요. 저는 이 정책을 일부 지지하면서도 그다지 환영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제부터 알아보게 될 아동 성폭력 발생의 공간적 특성과 cctv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 정책우선순위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서는 아동 성폭력이 발생하는 주요 장소를 알아보며 이 두 가지 정책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살펴보겠습니다.

피해아동의 생활범위에서 골고루 일어나

학교 등과 같은 교육기관에서 일어난 사건은 얼마나 될까요?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조사 발표한 사례를 보니 학교가 2.7%,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각 각 3.8%와 5.7%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셋을 모두 합하면 약 12%가량이 나오지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보면 cctv설치가 필요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아동 성폭력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장소가 바로 24.9%로 피해자의 집이었다는 것입니다. 또 나머지 60%의 경우 놀이터, 공동주거지, 옥상, 지하, 공중화장실, 통학버스, 엘리베이터, 가해자의 집, 창고, 길거리, 빈집 등이 모두 피해장소였습니다. 즉, 한마디로 장소 구분이 없고, 피해 아동의 생활범위가 골고루 연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대정부 질문에서 학교내 cctv설치와 배움터 지킴이 강화를 대책으로 내놨습니다. 한계가 있는 정책입니다. 아동 성폭력은 아동의 현실적 모순이 집결된 특징 즉, 방치될 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cctv 설치도 필요합니다만 그 보다 아동의 삶을 돌봐줄 수 있는 기존 인프라의 꼼꼼한 연계계획을 세우는 게 먼저라는 것입니다. 

그나마 있는 CCTV, 얼굴이 보이긴 하나?

 cctv 보급률은 지역에 따라 들쑥 날쑥 입니다. 서울시는 90%가 넘고, 올해안에 100%에 이르게 한다는 계획이고, 대구는 98%정도로 거의 모든 곳에 cctv가 보급되었는 데, 경남은 18%. 경북은 17%, 강원도는 9% 내외정도입니다. 아동 성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전국을 가리지 않는 데, 정책당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cctv 설치율이 이리도 차이가 납니다. 

더 큰 문제는 cctv의 품질 문제입니다. 얼마전 동대문에서 일어났던 아동 성폭행 사건 용의자를 촬영한 화면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보면서 '이게 뭐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무지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알아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cctv의 화소 때문에 생긴 것인데요.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방범용 cctv의 11%가 41만 화소 미만급입니다. 이걸로는 용의자 식별은 물론 야간에는 거의 무용지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설치되어있는 cctv의 10.4%는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cctv는 있으면 범죄예방이 될 것 같지만 실제 그렇게 큰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기광도 교수에 따르면 cctv는 설치된 곳의 범죄율을 낮출지 몰라고 설치 되지 않는 곳은 오히려 증가시켜 도시 범죄 총량은 줄이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우리는 기계를 너무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동의 안전은 기계가 아닌 사람과 시스템이 지키는 것입니다. 

cctv설치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합니다. 지금처럼 해서는 예산 낭비와 전시행정만 될 뿐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후 대책에 속하고, 인권침해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이미 구축되어 있는 지역내 기관의 연계를 더욱 촘촘하게 하여 아동이 방치되지 않게 하는 게 우선 할일입니다.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은 항상 우선 타겟이 되어 희생되곤 합니다. 

가정 내에서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 즉, 법을 정비하고, 기관을 확충하는 게 필요합니다. 우리는 딸을 성폭행 한 남편을 선처해달라 호소하는 부인이 있는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도시계획자체부터 범죄예방형으로 설계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걸 전문용어로 "셉테드"(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라 하는데요. 우리 나라는 셉테드의 시작단계입니다. 좀 더 전문가를 양성하고, 모든 재개발 또는 뉴타운 지역에 반영해야 합니다. cctv는 셉테드 설계에서 가장 원시적인 방법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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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는 거듭되는 아동 성범죄를 보며 상당히 당황한 듯 하다. 아니 사실은 너무 '분노'한 나머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못 찾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는 이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무기력감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이 가해자들을 어떻게 해야하냐는 답답함이 공존하는 것이라 필자는 판단한다.

그러나 분노만으로는 5-60%에 이르는 아동 성범죄의 "재범"을 막아낼 수 없다. 허나 우리 사회는 화학적 거세나 전자발찌 등으로 대변되는 강력한 처벌 이외에 재범방지를 위한 대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필자는 이 글을 통하여 처벌 일변의 현 정책수립방향을 비판하고, 가해자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함을 일본의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1.'화학적 거세'로 처벌만 강화시키면 예방된다?

최근 논의되는 아동 성폭력 예방대책은 처벌을 강화해 예방하겠다는 데 핵심이 있다. 물론 지금의 처벌수위가 너무 낮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형이 있다하여 강력범죄가 줄어드는 게 아닌 것처럼 아동 성폭력 역시 강한 처벌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특히, 이는 아동 성범죄자의 심리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자의 심리에는 성적 좌절과 열등감, 낮은 자긍심, 부정적인 성적 자아 이미지 등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범죄자보다 더욱 자아통제력이 약하고, 폭력에 대한 허용도 역시 높았다. 이런 아동 성범죄자들의 특징은 자신보다 훨씬 힘이 없어 지배와 통제하기가 쉬운 무력한 아동을 성폭력 대상으로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화학적 거세 등을 통해 성욕을 조절하겠다는 발상은 일종의 '오진'과도 같다 할 수 있다. 이들은 결국 화학적 거세를 넘어 물리적 거세를 통해 성기를 절단한다해도 또 다른 방식 예를 들어, 여아의 성기에 이물질을 삽입하거나 강한 폭력을 사용하는 등의 다른 방법을 통해 아동에게 성폭력을 가하게 될 것이다.

관련글 : 양깡 님의 조두순 사건 화학적 거세가 정답일까 , 의사들은 화학적 거세 어떻게 생각할까


2.가해자 치료전문병원이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가해자는 처벌과 함께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범죄학자인 Hall의 경우 약물은 2-5년 정도만 필요하다 주장하고, Langevin 역시 약물의 사용은 일시적이어야 하며 sex drive가 아닌 erotic preference를 바꿀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치료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얼마 전 우리 나라를 방문한 성범죄자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 윌리엄 마셜 퀸스대학 석좌교수 역시 성범죄자들이 치료 후 재범을 하기도 하지만 자신은 단 한명도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로써 성범죄자 치료의 중요성을 설파한바 있다. 실제 그가 치료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캐나다의 치료결과를 보면 치료자 그룹의 재범률은 비치료자 그룹의 재범률 13.6%보다 훨씬 낮은 3%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가해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그나마 존재하는 몇 안되는 치료센터조차도 너무도 미약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는 법무부에서 성폭력치료재활센터를 운영해 성범죄자를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08년 12월 치료감호법 개정이 후 수감된 성범죄자는 28명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아동 성범죄자는 12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 치료마저도 수감기간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아동 성범죄의 재범은 항상 출소 후에 이뤄지는 것인데도 말이다.

 
3.성범죄자처우프로그램-일본의 사례

일본 역시 성범죄가 큰 문제가 되었고, 지난 04년 나라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여학생 유괴,강간,살인 사건을 계기로 적극적인 대처를 시작하였다. 이른바 '성범죄자처우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요지는 인격의 미숙함과 편중에 대한 교정치료,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훈련과 교육 등으로 일본은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여 생각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은 총 4종류 즉, 도입 프로그램, 코어 프로그램, 지도강화 프로그램, 가족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각 각 동기부여, 자기이해와 통제 능력의 향상, 대상자의 생활실태 지도를 통해 재범방지, 대상자 가족의 동의하에 가족의 측면지원할 수 있도록 돕는 것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범죄자의 출소 후 생활에서도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재범을 막고, 개인만이 아닌 가족과의 관계성을 통해 측면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의 밀도와 기간 역시 자세히 나누고 있었는 데, 고밀도의 경우 전체 66세션으로 주2회 8개월간 실시한다. 중밀도는 전체 45-47세션으로 주 2회 6개월 실시, 저밀도는 전체 14세션에 주1회 3개월 반을 실시하고 있었다.(1회의 세션은 100분) 상당히 길고, 자세한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일본의 경우는 30년전부터 개발하여 시행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약 6개월마다 프로그램을 새롭게 편성하여 연구,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 역시 여러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우리의 현실에 맞는 성범죄자재범방지를 위한 치료와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종합정리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심리단순히 성욕에 국한되지 않는 보다 복잡한 문제이다. 따라서 화학적 거세와 같은 처벌위주의 정책은 수많은 헛점이 존재하는 매우 국한된 방식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만약 처벌만을 강화해서 뭔가 예방할 수 있다면 스위스처럼 종신형을 시키든지 해야한다. 지금의 정책은 그리 강력한 축에도 못낀다는 얘기다. 

아동 성범죄자의 사후처리에는 처벌과 함께 치료, 교육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지속적이어야만 하고, 세부적으로 자세히 준비되어야 한다. 허나 이제야 겨우 중앙지원단이 발족하는 등 주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1년 평균 1천여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성범죄에 피해를 입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지금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보다 차분히 체계적이고 검증된 아동 성폭력 예방대책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아동 성범죄자를 다루는 2회로 기획된 글의 2부이다. 다음에 포스팅 될 글에서는 아동 성범죄자의 특성을 분석하고,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진짜 강력한 처벌이란 무엇인가 외국 사례와 비교해 포스팅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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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거세에 대한 제 의견은 부정적입니다. 예전에 작성했던 "화학적 거세를 하면 성범죄가 줄어드나?"를 통해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물리적 거세를 하자 주장하며 이게 근본적인 처방이라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입니다. 우선 물리적 거세 자체가 성기 절단이 아닙니다. 고환을 적출해 내는 것입니다. 허나 여전히 발기는 이루어집니다.

대체적으로 여성계 역시 화학적 거세를 환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제 이미경 성폭력상담소 이사의 경우도 비슷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러자 항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는 데요(관련글 : 화학적 거세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한다고?). 사실 이 얘기는 이번에만 나온 게 아닙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여성계는 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밝혀왔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크게 세 가지만 보겠습니다.
 
우선, 성폭력은 단순히 호르몬에 의해 일어나는 개인적이고 생물학적인 범죄가 아니란 것입니다. 성폭력은 보다 복잡한 사회구조가 얽혀있습니다. 이 속에는 강자/약자의 구도가 깔려있고, 우리 사회의 성평등의 문제가 결부됩니다. 또한 가해자의 내면적 불안과 피해의식 등이 있으며 피해자의 현실적 삶의 모순이 집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 성폭력의 경우 아동인권과 복지의 측면으로 접근해야만 근본적인 예방대책 수립이 가능합니다. 가해자에게는 인권 감수성이라는 개념을 찾아가고, 피해의식이나 대인관계 특히, 여성과의 문제를 풀어가는 치료를 병행해야만 하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성폭력이란 "성적행위"가 아닌 "폭력의 일환"이란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문제제기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지금 우리는 성폭력을 너무 "성기중심"으로만 보고 있지 않냐는 것입니다. 현행법도 그렇습니다. 부녀자에게 강제로 성기가 삽입되지 않으면 강간이 성립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지요. 성폭력은 성기가 삽입되었다하여 성립되고 아니고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성폭력이란 개념의 범주 속에 이미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이 혼재되어 있고, 가령 피해자의 구강 등에 강제로 성기를 삽입했다 해봅시다. 그러면 이건 성폭행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당연히 이것도' 성적인 폭력'이 가해진 성폭행인 것입니다. 


끝으로 세번째는 그 효과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예전에 조지프 프랭크 스미스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자는 성범죄를 저지른 후 화학적 거세를 받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보도된 사람입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자는 15년 후 75건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다시 잡혀오게 됩니다.

(이것 못지 않게 화학적이든 물리적이든 거세 방식 자체가 갖고 있는 폭력성도 매우 강하게 지적됩니다) 

요컨대 성폭력은 단순히 개인적이고 생물학적인 문제가 아니며 성적인 문제라기보다 폭력이란 큰 틀에서 봐야하는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화학적이든 물리적이든 거세를 하는 건 강력한 처벌의 일환일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예방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또한 호르몬에 의한 문제라는 인식 속에 그 이면이 깔려있는 양성간의 수많은 문제들은 은폐시켜 버리고 맙니다. 문제의 핵심포인트를 놓치고, 아예 바꿔버리는 결과가 나온다는 거지요.

저는 지금의 정치권의 행태가 굉장히 포퓰리즘 이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먼저, 사실 우리에겐 이미 수많은 나영이가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 이렇게 이슈가 되기 전까지는 서로 나서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두번째는 가만보면 대중이 원하는 얘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화가 나서 거세시켜 버리자 하니 거세 얘기만 꺼냅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연일 계속되는 아동 성범죄를 보며 너무 흥분해 있습니다. 분노가 너무도 거센 나머지 침착하게 검증되고, 근본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범죄가 일어나는 문제의 원인 자체를 놓치고 있어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우리는 보다 피해 아동 또는 여성, 남성을 향한 따뜻한 가슴으로 그러나 차분하고, 냉정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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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이 없어서 교육을 못한다는 학교


어제 왠 낯선 번호의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경상남도에 있는 한 학교의 선생님이셨습니다. 지난 몇 회에 걸쳐 다음 메인에 실린 아동 성폭력에 대한 제 글을 보셨다 합니다. 그리고 지방까지 강의를 올 수 있느냐 물으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가능하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반가웠습니다. 이 학교는 지금까지 한번도 전문강사를 초청한 적이 없다는 데, 이번에 그 중요성을 느껴 처음으로 해보고자 하신다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의 통화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학교에 문의한 결과 예산이 없어서 어렵다는 얘기를 들으신 것입니다. 저는 마음이 매우 씁쓸했습니다. 정말로 학교에 예산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싶어서 입니다. 저는 학부모까지는 아니지만 여러 학교를 다녀봤고, 학교에 따라서는 예산이 없어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정말 예산이 없어서 교육을 못하는 걸까?



한번에 두세가지 주제를 다뤄달라는 학교

제가 겪은 사례를 또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번은 중학교에 성매매 예방교육을 간 적이 있습니다. 남녀공학이었고, 1년에 10시간씩 정해진 성교육 시간을 못 채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황당했던 건 45분짜리 교육을 하면서 성매매 예방교육과 양성평등 교육을 동시에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강당에 2-300명의 학생을 모아두고 말이지요.

저는 매우 난감했습니다. 이 짧은 시간에 두 가지 주제를 다룰 수 없음은 자명합니다. 수박 겉핧기밖에 안된다는 얘기이지요. 또 수백명의 학생을 모아두고 강연을 하면 아무리 뛰어난 강사라도 온전한 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일방적인 전달이 되고, 학생과 호흡을 맞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폭력 예방교육 같은 건 직접 실습을 해보거나 지도를 그려 보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니 더욱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이런 의견을 말씀드렸더니 학교 선생님 역시 난감해 합니다. 분명 교육자이신 선생님도 동의하는 내용이나 학교 예산이 없다는 거지요. 또 여러 시간을 뺄 수도 없다 하십니다. 예, 이해는 됩니다. 그러면서도 다시 마음이 아프지요. 정말 예산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시간이 없어서 45분짜리 교육마저 시간을 줄여달라 얘기하는 걸까요?

어린이집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는 필자의 모습. 어린이집은 많지 않은 아이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강의하는 경우가 많아 상당히 재밌고, 실질적인 연습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학교 성교육은 학교장의 의지가 중요한 것!

위의 두 사례와 달리 정반대되는 경험을 한 적도 있습니다. 제가 속한 여성회로 의뢰가 왔던 경우입니다. 이 학교 역시 남녀공학의 중학교 였는데요. 이곳은 보건 선생님은 물론 학교장의 의지가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여성회 소속 선생님 8명을 동시에 모셨습니다. 각 반마다 1분의 전문강사님이 들어가셨고, 약 2시간동안 교육을 진행하게 하였습니다.

물론 이 학교도 예산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여성회와 교육비를 조정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보건 선생님과 학교장의 의지가 매우 강했습니다. 그래서 예산을 최대한 마련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예, 이러면 저희도 기분이 좋지요. 최대한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됩니다. 교육 역시 1개반의 학생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교육하게 되니 보다 효과적이고, 힘은 들어도 보람이 있게 되지요. 허나 문제는 이런 학교가 매우 소수라는 것입니다. 제가 다녀본 학교의 대부분은 앞의 두 사례와 대동소이하였습니다. 

종합정리

저는 예산이 없다는 말은 믿지 않습니다. 어디나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조금씩 짜투리 예산을 남겨두게 됩니다. 분명 이건 의지의 문제이지 예산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또 한번 교육을 하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그 짧은 시간에 수백명을 한번에 몰아넣고 두세가지 주제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교육의 효과를 온전히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끝으로 이 모든 것의 핵심에 바로 학교장의 의지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만약 학교장님의 의지가 약하다면 학부모라도 운영위원회 등의 통로를 통해 요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교육의 수혜자는 내 자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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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총 5회로 기획된 [아동성폭력, 이렇게 예방하자]의 네번째 글입니다. 저는 지난 세편의 글을 통해 학교에의 외부인 진입문제, 착한 아이 컴플렉스를 유발시키는 잘못된 교육, 부모님의 무지를 지적하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교육하는 내용의 헛점을 지적하며 아이들이 주의해야할 대상을 좀 더 실질적으로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사고방식은 우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좀 큰 것 같은 초등 고학년 아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덩치는 크지만 사고방식은 역시 '애' 같은 경우가 너무도 많지요. 이러한 아이들의 특징은 모든 교육이 '구체적' 이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막연하게 얘기하는 건 그냥 뜬구름 잡는 것 같을 수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뜬구름 잡는 얘기가 우리 아이들을 더욱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누가 나쁜 사람인가?

우리는 흔히 '나쁜 사람'을 따라 가지 말라 얘기합니다. 아니 좀 더 자세하게 '나쁜 아저씨'를 조심하라 하지요.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왜 그랬냐?!'며 아이를 탓합니다. 그러나 저는 묻고 싶습니다. 과연 독자님께서는 처음 보는 사람이 좋은가 나쁜가를 구분할 수 있으십니까? 저는 상당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누가 좋고 나쁜 사람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는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아이들도 나쁜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게 되고, 조금 잘 생기거나 예쁜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여기게 됩니다. 이는 실제 실험으로도 확인된 적이 있습니다. 모 방송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나쁜 사람'을 그려보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대다수 우리 나라 아이들은 얼굴에 상처가 있거나 모자를 눌러 쓴 '무섭게(?) 생긴 사람'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지요. 강호순도 참 뛰어난 외모를 가졌었습니다. 아동 성범죄자는 아니지만 신창원도 생긴 건 멀쩡했습니다. 즉, 잘못된 교육 방식이란 얘기입니다. 사실 유럽은 이렇게 지도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했을 때, 아이들은 그냥 평범한 사람을 그려내곤 하였습니다. 실제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우리 이웃집에 사는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생긴 것 역시 당연히 멀쩡하며 꼭 남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자도 있습니다.


누가 모르는 사람인가?

제가 앞서 아이들의 사고방식이 우리와 다름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특징은 사람을 알고 모르는 기준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아동의 심리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은 10분만 만나도 아는 사람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즉, 아이들에게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는 말은 별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얘기가 의미 없는 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때문입니다. 과연 어떤 사람이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게 될까요? 참으로 안타깝게도 아동 성범죄는 '아는 사람'이 가해자의 80%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경계심이 없을 수 밖에 없지요.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이 접근하는 데, 왜 경계를 하겠습니까. 이들이 같이 가자는 데, 안 따라갈 이유가 없습니다. 뭘 사주겠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그런데 여기서 이 '아는 사람'이란 범위가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경비 아저씨, 윗집 이모, 옆집 아저씨, 유치원 운전 선생님은 물론 사촌 누나, 사촌 오빠, 할아버지, 할머니 심지어 아버지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범위를 한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아동 성범죄를 가하는 사람 중에는 친족 역시 상당수 임을 꼭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지금쯤 상당히 충격을 받으신 독자님도 계실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아동 성범죄자에 이웃은 물론 친족, 심지어 아버지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 아동 성범죄를 가하는 대상을 가리는 순간 이미 내 아이는 위험에 노출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아무도 믿지 말라'며 세상에 대한 불신과 의심만을 가르쳐서는 안됩니다. 분명 이 사회에는 어린이를 사랑하고, 그 안전을 보호하려는 선한 어른이 더 많습니다. 내 부모님과 가족은 여전히 나를 사랑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또한 그 긍정이 있어야만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아이들에게는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 내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누구라고 분명히 명칭 또는 호칭을 언급해줘야 합니다. 또 어떤 때부터 내게 해를 가하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분명한 기준점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기준점에 따라 내 의사표현을 분명히 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이상을 넘어가면 그 순간부터 그 어른은 이웃집 삼촌이든 이모든, 내 사촌이든 말든 아무 상관 없이 내게 해를 가하는 나쁜 사람임을 가르쳐야 합니다. 

즉, 나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사람은 무조건 거부하되 그 이전까지는 사람과 세상을 긍정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동 성범죄를 가하는 대상은 그 범위가 없습니다. 그 어떤 누구도 아동 성범죄를 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세상을 부정만 하고, 의심하며, 아무도 신뢰할 수 없도록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기존의 이런 방식은 탈피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범죄를 가하는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어떤 순간부터가 성폭력에 해당되는지를 알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점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기준에 따라 한번 내게 해를 가한 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님을 명심토록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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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총 5회로 기획한 '아동 성폭력 예방시리즈' 에서 두번째 글입니다. 오늘 저는 서구 사회보다 유난히 우리 나라 아이들이 취약한 부분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아이들에게 물으면 모두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합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들어야 한다 하지요. 또한 어른들께 예의 바른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대답합니다. 예, 물론 예의범절을 아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착한 아이가 된다는 게 자칫 아동 성폭력 또는 유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아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내 아이도 '당연히' 낯선 사람을 따라간다

독자님께서는 아이들이 이른바 '낯선 사람'을 따라가는 데 얼마나 걸릴 것이라 보십니까. 아니 질문이 틀린 것 같습니다. 귀댁의 자녀는 '낯선 사람'을 안 따라 갈 것이라 생각하시나 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다면 정말 큰 실수 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 케네스 우든이란 아동안전 전문가가 있습니다. 이 분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아지를 보여주겠으니 차에 타라'는 요지의 실험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처음 보는 사람을 따라가는 데 35초도 안걸린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내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모 방송에서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전국 5개 도시 20여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이 때, 제작진은 '엄마가 데리고 오라'했다며 이야기를 했고,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1-2분만에 처음 보는 차량에 올라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착한 아이 컴플렉스'가 위험을 가중시킨다

그런데 여기서 미국과 우리의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나옵니다. 우리의 경우 '엄마가 데려오라' 했다는 질문 에 대한 반응속에 '이 어른에게 '순종'해야만 한다'는 의식이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길을 가르쳐 달라면 반드시 가르쳐 줘야만 하고, 때론 함께 가야만 합니다. 물건을 들어달라하면 반드시 들어줘야만 하고, 때론 함께 가야만 합니다.

또 우리는 이런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아이를 '나쁘다'고 평가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대놓고 말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러이러해야 착한 어린이'란 가르침 속에는 '이렇게 안하면 나쁜 어린이'란 게 깔려 있지요. 따라서 아이들은 위험에 노출되면서까지 차에 올라타 길을 가르쳐주고, 자신을 데려오라 했다는 처음 보는 사람을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로 '착한 아이 컴플렉스'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는 예의범절을 강조하고, 모범적인 아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곳에서 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물론 제가 예의범절조차 모르는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로 키우란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되고, 가해지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가 아이의 능력 이상의 과한 요구에 이르게 되고, 이것이 아동 성폭력과 유괴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이가 끝까지 쫓아가 도울 필요는 없다.

'어린이'란 말은 말 그대로 어린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어린이가 길을 끝까지 따라가며 가르쳐줘야 하는 건가요. 아이들이 아는 만큼 설명해줬는 데도 못 알아 들었으면 그건 어른의 문제이지요. 또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입니다. 무거운 물건이 있으면 다른 어른에게 부탁을 해야지 아이들이 끝까지 따라가며 들어줄 문제는 아닙니다.
 
만약 독일 등에서 엄마가 데려오라했다거나 무거운 물건이 있으니 도와달라 또는 길을 가르쳐 달라며 차에 타라 했으면 훨씬 적은 비율이 나왔을 것입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단정적'으로 하는 것은 그들의 교육방식 때문입니다. 독일의 경우는 길을 가르쳐주기는 하나 끝까지 따라가지는 말라 가르칩니다. 자세한 건 어른에게 물으라 하지요. 무거운 물건이 있다면 다른 어른께 부탁드리라 정중하게 얘기하도록 가르칩니다.


정리하며

착한 아이로 자란다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자신의 능력 이상의 책임을 지면서까지 착한 아이가 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만큼 도우면 되고, 그 다음은 다른 어른에게 묻고, 도와달라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분명 예의범절을 아는 것과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빠져 있는 건 다른 얘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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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총 5회로 기획되었던 [아동성폭력, 이렇게 예방하자]의 마지막 글입니다. 사실 겨우 5회로 아동 성폭력 예방에 대한 방대한 분야를 다룰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지난 4회동안 저는 좀 더 가까운 곳 즉, 부모님에 대한 부분, 교육의 내용에 관한 부분, 학교에서의 부실한 모습 등을 지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은 그 마지막 편으로서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전체적인 틀 즉, 우리의 의식과 접근법, 시스템에 대한 내용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는 늘 있어왔습니다. 늘 대안을 제시했었고, 정부의 분발을 촉구해왔습니다. 그나마 지난 정부서부터 각 종 성관련 제도가 정비되고, 여러 교육이 시작된 것은 긍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국회의원 또는 정부관료들 자체가 성의식 또는 성평등 의식이 매우 낮습니다. 우리는 국회의원이 성희롱을 하고, 검사가 성접대를 받으며 경찰청장 관련 인물이 성매매를 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처벌 형량도 중요하나 처벌 가능성 자체가 낮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런 분들이 국가권력의 핵심에 있는 현실 속에서 그 변화를 담보해내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습니다. 그 분들이 조두순 사건과 김수철 사건 이 후 제시한 것이 거세, 각 종 형량 높이기 입니다. 그러나 저는 묻고 싶습니다. 신고율 자체가 낮고, 신고를 한다해도 기소되어 재판에 이르는 비율이 50%도 채 안되는 데 형량만 높이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요

사형이 있다해서 강력범죄가 없는 게 아니듯 아동 성폭력 형량이 높다하여 예방되는 게 아닙니다. 현행 제도의 가장 큰 맹점은 신고를 해도 피해를 입은 피해당사자와 그 가족이 조사과정에서 더 고통을 당한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신고를 해도 처벌 자체가 잘 안 된다는 데 있습니다. 나영이만 해도 같은 진술을 몇 번이나 하였다 하지요. 도대체 7-8살 짜리 아동이 얼마나 일관된 진술을 해야한다는 것인지요. 이 시기 아이들은 멀쩡할 때도 말의 앞뒤가 안 맞는 게 정상입니다. 


둘째, 보여주기 행정이 아닌 근본적인 인식변화부터 필요합니다. 

성폭력에는 기본적으로 강자/약자 구도가 깔려 있고, 양성간 성적 불평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동 성폭력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아동의 현실적 모순이 집약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부모 가정에서 성장한 여아들 중에는 친부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에서 방치된 아이들이 그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동 성폭력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그저 '분노'나 '거세' 만으로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이건 마치 맹장이 터졌는 데, 배에 파스를 붙이는 것과 같은 근본적이지도 않고, 처방 자체도 틀린 접근입니다.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접근은 '아동인권'이란 큰 틀에서 접근해 가야만 합니다.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며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근본적인 처방이 가능합니다. 


셋째, 국가적 마스터 플랜이 필요합니다.

이런 맥락 위에서 국가적 마스터 플랜이 구상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지난 여러 사건 이 후 국회에 각 종 법률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하나같이 처벌 위주일 뿐이었고, 개별적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 아동의 인권이란 큰 틀이 없었고, 보다 유기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가 부족했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 비슷한 시스템이 가동 중에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1970년 대부터 시작되어 심지어 온라인상에서의 문제까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늦은 거지요. 또 그 범위도 매우 한정적입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아동인권부터 시작하는 종합관리시스템국가라는 중앙핵심기구가 없으면 유지-지속될 수가 없습니다.


종합정리

'아동 성폭력'은 심각한 '아동학대'입니다. 따라서 아동 성폭력 예방교육이란 아동학대를 방지할 수 있는 구조가 없다면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1년에 40분짜리 예방교육을 강당에 수백명씩 모아놓고 진행하는 정도입니다. 

이제는 정말 대중에게 관심이나 받으려 하는 개별정책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종합 관리 할 수 있는 마스터 플랜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문제가 생겼을 때 신고를 하면 피해자가 배려되는 조사가 되고, 피해자가 마음 놓고 치료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아동 성범죄 전문가 양성이 시급합니다. 아동의 특성과 여성 피해자의 심리를 고려하지 않는 지금과 같은 조사방식은 2차 피해를 만들어 낼 뿐입니다. 아이들의 말은 원래 앞뒤가 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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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아동성폭력 이렇게 예방하자-1>

오늘(21일) 오전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왔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이 대상이었지요. 어찌나 귀엽고 예쁘던지요. 너무나도 정직하고, 순수하게 반응하는 이 아이들과 함께 하면 저도 1학년이 된 것만 같습니다. 저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할 때마다 이 아이들의 꿈이 보입니다. 제 교육을 통해 이 아이들의 꿈과 생명이 지켜지길 기도하며 진행하지요.


그런데 항상 교육을 할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학교를 돌아다니는 동안 저를 제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학교 내부에서 이동하는 약 10여분 동안 저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 있었던 "김수철 사건"의 악몽이 떠오른 순간이었습니다.


필자의 강의모습. 왼쪽은 중고등학교 강당교육, 오른쪽은 어린이집에서 이야기 및 체험교육 중이다.



사실 중고등학교만 해도 외부인이 오면 아이들이 먼저 반응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아이들 특히, 저학년은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주 김수철 사건도 있고해서 보건 선생님과 얘기를 했습니다. 다행이 얘기를 들어보니 이 학교는 CCTV가 충분히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또 선생님도 신경을 많이 쓰고 계셨습니다. 그나마 좀 안심이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김수철의 모습이 담긴 CCTV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이러지 못한 학교들이 더 많습니다. 적어도 제가 교육하러 갔던 학교는 상당수가 그랬지요. 해마다 약 1천여건 이상의 아동성폭력 중 약 200여건 이상이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죠. 상식적으로 보면 우리 아이들은 가정보다 학교에서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저는 학교를 개방하여 지역사회에 그 기능을 환원하는 것도 좋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방문자가 적어도 한번 거쳐가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학교 정문을 다 열어 두는 건 차량 통과 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것역시 외부인이 들어오는 데 어떻게 그냥 보낼 수가 있는 건지 저는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요즘은 왠만한 아파트도 차단장치를 설치하거나 외부 차량 또는 외부인이 경비실을 한번쯤 거쳐가게 되어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캐나다의 경우는 아무리 부모라해도 반드시 인터폰을 통해 연락을 해야지 직접적으로 교실에 들어갈 수는 없게 되어 있습니다. 독일과 미국의 경우는 아동 성범죄자는 학교 주변을 아예 다닐 수 없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단 학교 관계자를 한번 거쳐야 하고, 우범자는 아예 접근을 못하게 하는 거지요.


학교에 들어서려면 "일단정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위험할 수 있으나 학교가 가장 위험하다 생각합니다. 요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초인종을 눌러야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데비해 학교는 너무도 개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입구에서 아이들의 통학이나 안전을 지켜주는 경비를 배치하거나 최소한 차단장치 정도는 설치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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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사건 이 후 불안감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영등포의 경우 일선 학교에 '어머니 폴리스'란 명칭으로 일종의 학부모 자율방범조직을 운영하려는 것 같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학교당 50명 정도의 모집을 경찰이 요청했다 합니다.그래서 '할당'이란 비판마저 나오고 있지요.

그런데 사실 영등포만 이렇게 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 강원도나 남양주, 성남, 수원 등 여러 곳에서 어머니 폴리스를 모집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며
마음이 매우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때문이었을까요. 




먼저, 경찰 또는 국가의 책임인 치안과 국민의 생명보호 업무 특별히 어린이 보호의무를 부모에게 떠넘기는 듯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1차적 책임과 의무는 경찰의 몫이지요. 인력을 확충하거나 업무를 보다 분담하여 1차적 책임을 지려는 생각은 안하고 경로당 어르신들과 어머니들을 불러서 해결하려는 게 너무 안일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둘째. 현재 이들은 대개 2인 1조로 움직이는 데요. 만약 어떤 문제에 실제로 직면하게 된다면 어쩌겠습니까. 전업주부의 힘으로 흉기로 위협하는 범죄자를 제압하겠습니까. 경찰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신고하라 교육하겠다는 데, 이게 말이 되는 건지요. 만약 어머니 폴리스를 보다 확충하려 한다면 실제 경찰이 동행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합니다.




셋째, 학부모님들은 그렇지 않아도 너무 고달픕니다. 요즘 학부모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8-90%는 대개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또 시간이 나는 전업주부라고 해도 이미 녹색 어머니회, 운영위원회 등 학교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하는 게 참 많아졌습니다. 과도한 요구라는 거지요. 따라서 경찰의 이런 발상은 학부모나 일선 학교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경찰은 물론 이렇게 파편화 된 대책만을 내세우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조두순 사건 이 후 여러 기관에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국회에 여러 법안이 상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통과된 것도 없고, 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말 그대로 파편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폴리스 역시 그 중 하나이구요. 뭔가 더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아동성폭력을 예방하려면 우선 우리의 인식자체를 바꿔야 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처럼 분노만 하고, 가해자 중심위주의 접근은 한계가 있습니다. 인권이란 큰 틀에서 아동학대라는 구체적인 개념을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처벌강화와 남성의 성욕 억제위주의 정책을 탈피해야 합니다. 처벌도 중요하나 이것만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처벌을 강화하기 전에 처벌에 이르지 않는 현실을 보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또 성욕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까지 고려해야 하지요. 

끝으로 사회적으로 종합적인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가능합니다. 즉, 국가적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개별적인 대책은 아무 실효성을 거둘 수 없습니다.(조만간 자세하게 이 부분을 따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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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있었던 조두순 사건의 악몽이 지워지기도 전에 또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에서 혼자 놀고 있던 8세 여아를 김모씨가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 여아는 수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고, 약 6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와 심리적 충격을 받고 말았다.


아동 성폭력에는 밤낮이 따로 없다.

먼저,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대낮에 어떻게...' 라는 말이 성폭력 특히, 아동 성폭력에 있어서는 별의미 없다는 것이다. 아동을 성폭행의 대상으로 삼는 이들에게는 오직 자신의 열등감이나 공격성 등을 해소하기 위한 "약자탐색"만이 있을 뿐이다. 조두순도 그랬고, 오늘 보도된 김모씨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아동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우선 순위는 아이들이 절대 혼자 있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무리 아이들이라도 여럿이 있어 자신이 상황을 제어하지 못하면 쉽게 범행대상으로 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상황을 자신이 완전히 제어하고, 피해자를 무기력하게 하기 위해 '폭력'을 가한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성폭행 사건에는 심한 구타가 이뤄진 경우가 많고, 성인에 비해 저항할 힘이 약한 아동은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또한 피해자의 사정을 고려할 만한 그릇이 못되고, 자신의 내면적 불안정함을 해소하는 데 1차 목표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특히, 아이들)의 국부와 항문에 매우 큰 상처가 날 때까지 성폭행을 가한다. 


무섭고, 힘들었겠지만 용감하고, 침착했던 A양..

여기서 필자가 매우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매우 힘들겠지만 피해자(특히, 아이들)가 이 상황에서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야만 범인도 잡고,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필자가 성폭력 예방교육을 나가면 혹여라도 있어서는 안될 이런 상황을 겪게 되었을 때 생존하는 법을 가르친다.

조금은 과한 듯 보이는 이 명제가 중요한 것은 실제 많은 성폭행 사건이 피해자의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특히, 질식사가 중요한데, 얼마 전 오산에서 있었던 40대 여성의 경우도 질식사했고, 광주에서 있었던 여교수 사건에서도 질식사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비명 또는 울음을 막기 위해 손 또는 기타 도구를 사용하고, 이 때 질식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나 만약 처하게 된다면 초기의 저항 이 후 생존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전략을 취해야만 한다. 

오늘 보도된 A양은 8세에 불과했지만 이 점이 가장 중요함을 알았지 않았나 싶다. 대개 피해를 당하게 되면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데, A양은 가해자가 잠든 사이 그 상황을 벗어났다. 얼마나 힘들고, 아팠으며, 무서웠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당시 상황을 벗어난 것을 보면 이 여아가 얼마나 침착하고, 현명하게 상황에 대처했는 지를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분노만 하고 대책은 없는 현실이 더 문제!

경찰의 추적으로 범인은 잡혔다. 그러나 피해아동의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아동 성폭력 사건을 접할 때마다 참으로 무거운 가슴을 가눌 길이 없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필자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에 이렇게 공분하는 것이리라. 허나 언제까지나 분노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우리는 학교에서 1년에 약 10시간 책정된 성관련 교육시간조차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는 필자와 같은 전문강사를 불러도 약 40분만에 2-3가지 주제를 모두 다뤄달라는 요구를 한다. 수백명의 학생을 강당 또는 시청각실에 모아놓고 교육을 하라 한다. 이런 틀에 박히고, 형식적인 교육으로 과연 무슨 예방이 되고, 사후 처리가 가능하겠는가!

지난 번 조두순 사건 때도 모두 공분하고, 많은 정치인들이 대책을 약속했지만 그 후 바뀐게 무엇이란 말인가. 조두순 사건 이 후 약 30여개의 법안이 제시되었지만 실제 법사위를 통과한 것은 DNA정보이용법 정도에 불과하다. 또 우리 역시 당시에만 분노했을 뿐 정치인들에 대한 감시와 요구는 얼마나 소홀했던가.


정리하며

 성폭력은 성인에게도 큰 상처가 된다. 아이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피해자들을 동정의 시선으로 볼 필요도 없다. 실제 이들은 매우 용감하고, 강한 생명력을 갖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로하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요즘은 '피해자'란 말보다는 '생존자'란 표현을 쓴다.

허나 그렇다고해서 아이들을 보호했어야할 어른들의 책임이 경감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분노만 할 뿐 아무런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하루 속히 책임있는 자세로 후속 대책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고, 학교에서도 실질적으로 내용있는 교육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아동 성폭력 문제는 가정에만 책임을 지울 수 없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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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성교육 강의의뢰가 꾸준히 들어오게 됩니다.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와 직장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인 나머지 유독 마음이 더 쓰이는 곳은 있기 마련입니다. 바로 어린이집이 그것인데요. 어린이집에 갈 때는 좀 더 강의준비에 신경쓰게 되고, 괜히 마음이 가는..그런 느낌을 받게 됩니다. 


1.아이들의 순수함!

아이들의 순수함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특히, 수십명의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저를 주시하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이들과 하나가 되어 버립니다. 괜히 저도 더 순수해진 것 같고, 더 어려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는 아이들의 반응을 보며 더 느끼게 됩니다. 어린이집에 있는 약 3-7세의 아이들의 대답과 목소리는 우리의 그것을 넘어섭니다. 꼭 천장이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시끄러운 소음이라기보다 굉장한 에너지가 내게 전달되는 게 느껴지지요.


2.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여느 교육처럼 성교육도 그 시기에 따른 학습을 잘 진행해줘야 합니다. 특히, 성폭력 예방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내면화 시킬 수 있도록 해줘야하고, 연령에 따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해줘야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노출되는 상황이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성폭력을 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을 스스로 지키고,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배려와 이타의 교육이란 점을 보면 인성교육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허나 아쉽게도 우리 현실은 인성보다는 방법론에 더 치우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최근 아동성폭력의 특징은 갈수록 그 보고가 증가함은 물론 매우 잔인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잘 모르거나 흔히 말하는 '나쁘고, 무서운 어른'이 아닌 '친족'을 포함한 '아는 사람'이 가해자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교육에서 간과할 수 없고, 때때로 모든 어른을 의심하고, 경계하게 하는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걸 아예 빼버릴 수도 없고, 강의를 의뢰한 측에서 자세한 지도를 요구하는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 아닐 수 없지요...


3.사명감!

대학시절 저는 세상을 바꾸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세상은 한 사람의 힘이 출발점이 될 수는 있으나 모든 걸 바꿔낼 수 있는 그런 단순한 곳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내 자신을 바꿔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허나 그렇다고 현실과 타협하며 살고 있다는 건 아닙니다. 내 자신을 볼 줄 아는 사람만이 세상도 보고, 바꿔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생각으로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이 글의 주제인 성폭력 예방교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제가 하는 교육으로 세상의 모든 성폭력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당장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 노력이 성폭력을 줄이고, 없애나가는 출발점이자 씨앗이 될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교육을 통해 성장한 또 다른 가지가 또 다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겠지요.

더욱 사명감을 느끼게 되는 대목입니다.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다바쳐 교육하고 싶은 맘이 듭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남을 존중하며, 그 소중하고 아름다운 생명과 에너지를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정리하며

이번 주 역시 아동 성폭력 예방교육 스케쥴이 잡혀 있습니다. 새롭게 만날 어린이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 거립니다. 또 딸아이 역시 5세이기에 녀석들이 모두 제 자식처럼만 느껴져 애틋합니다. 허나 그러면서도 이 두근거림과 애틋함이 현실에 대한 씁쓸함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하루 속히 이 땅의 어린이들이 마음편히 자신의 꿈을 펼치며 뛰어 놀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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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거세"

물리적 거세까지는 아니더라도 호르몬제 주입으로 성욕을 감퇴시켜 성범죄율을 낮추자는 취지로 나옵니다. 지난 번 조두순 사건때도 강하게 제기되었고, 이번 김길태 사건(가제목, 이하 김길태 사건)에서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써 성범죄와 피해자(또는 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성폭력은 성충동을 제 1원인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우선 성폭력에 대한 얘기부터 좀 해야겠습니다. 성폭력은 상대방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습니다. 흔히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으로 구분하곤 하지요. 그런데 이는 단순히 성욕이나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 치부해서 원인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성폭력이 일어나는 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충동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 많은 사건이 매우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양성간 위상 또는 지위 등 평등문제와 더 연관이 깊다는 것입니다.

제가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지요. 자, 사무실에 여자 사장님과 남자 부하직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자 사장님이 매우 아름답다 해봅시다. 그러면 성충동을 제어못한 남자 부하직원이 여자 사장님에게 성희롱이나 추행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이 해고될 수 있는 직접적 부담이 있기 때문이지요. 허나 반대로 남자 부하직원을 향해 여자 사장님은 부담없이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미스터 k, 오늘 셔츠 섹시한데~"


징벌적 차원의 화학적 거세로는 성폭력 예방이 어려워

자, 그렇다면 우리가 화학적 거세를 하자는 처음의 이슈로 돌아와 봅니다. 우리가 이를 시행하자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는 이들의 성욕이 성범죄에 주요 원인이고, 이것을 줄이면 성범죄가 줄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지요.
 
만약 예쁜 여성에 대한 성욕이 성폭행의 직접적 원인이라면 우리는 영아로부터 8-90대 노파에 이르기까지 일어나는 성폭행을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노출이 잦는 여름에 더 많아야하는 데, 꼭 그렇지도 않음을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많은 남성들이 잠재적 성폭력 범죄자란 매우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성충동은 충분히 제어가능하지요. 저는 제어불가능하다 하는 남자를 본적도 없고, 만약 그런다면 우리 나라는 지금 성폭력으로 넘쳐 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지요. 대부분 선량한 남성들은 성충동 제어를 할 수 있고, 또 교육이나 치료를 통해 그렇게 만들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잔혹한 범죄가 있어야만 관련 법률정비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쏟는 걸까요. 저는 조두순 사건이 후 나영이 등과 같은 어린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밖에 수없이 존재하는 어른 나영이 즉,
성인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전무함보았습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조두순 사건을 모두 끔찍하게 기억하고는 있으나 이 역시 얼마되지 않아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지며 우리는 아무런 제도도 정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김길태 사건이 터지자 또 다시 나오는 얘기가 징벌적 성격이 짙은 "화학적 거세"입니다. 화학적 거세를 떠나서 우리는 성폭력에 대한 예방교육과 관련 대책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앞으로 또 다른 김길태, 조두순이 나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 이러니 제가 씁쓸할 수 밖에요. 분명 이쪽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이런 관심과 사회적 분위기가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거라 생각되지만도....그 원인을 짚어내지 못하고, 감정에 치우친 처방을 내려 보다 본질적인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며

저는 이 안타깝고, 끔찍한 사건을 통해 우리가 좀 변했으면 합니다. 우선 관련제도 정비를 해야합니다. 꾸준한 예방교육은 물론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이 잘 서야합니다. 우리가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피해자를 돕는 것은 좋은 일이나 이것만을 강조하면 국가의 책무성에 대한 부분이 사라지게 됩니다.

두번째로 감정적 차원에서 징벌적 요구를 하는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피해자(또는 생존자)를 동정적인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이들은 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가해자는 관련제도 정비 후 법에 따라 분명하게 처벌 및 교육, 치료를 해가야하는 것이지 우리 감정에 따라 죽여라 살려라 한다면(그 울분과 안타까움은 이해되나)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체계와 토대를 만드는 것을 놓치고 말 것입니다.

덧1) 부족한 글이 다음 메인에 실렸습니다.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허나 화학적 거세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논의가 진행되는 듯 하여 아쉬움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양깡님의 "조두순 사건, 화학적 거세가 정답일까?" 가 가장 쉽게 잘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덧2) 이 글은 1편만이 아닌 후편이 하나 더 기획되어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내에 업로드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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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나 지역아동센터 등 학생 또는 어린이 관련기관에서는 성폭력 예방교육이 의무화내지는 의무화 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조두순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듯 성폭력 특히, 아동성폭력 문제는 그 대상이 어린이란 점에서 매우 잔인하기 때문에 예방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존의 교육방식에 늘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아래의 영상을 한번 보실까요.

현재 우리 나라 아동성폭력 교육은 주로 "안돼요" "하지마" 교육이 대부분입니다. 예, 이 교육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밝힐 줄 아는 것이 성폭력 예방의 시작입니다. 또한 성폭력이란 성희롱, 성추행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와 강도가 다양하므로 이 교육도 매우 중요합니다.

허나 문제는 이런 급박한 상황에 닥쳤을 때 어린이는 성인 가해자에게 아무런 저항도 할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극단적인 상황 즉, 어린이의 격렬한 저항을 막으려다 숨지게 하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작년 일산에서는 한 어린이를 납치하려는 범인의 모습이 CCTV에 생생하게 잡힌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성인 가해자는 피해 어린이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며 끌고 가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실 남자어른이라도 복부에 강력한 킥을 수차례 가하면 쉽게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어린이는 어떨까요.



사실 아동성폭력 예방교육은 어린이보다는 어른에게 더 절실한 것입니다. 어린이도 교육을 해야하지만 어른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육을 통해서는 우선 성적자기결정권의 소중함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대원칙을 새기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자녀를 지키는 여러 기술적인 방법론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현실은 전자를 빼먹거나, 반대로 진행되고 있음)


이는 예비군, 부녀회, 학교운영위 등 성인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진행해야 합니다. 아동성폭력이 꾸준히 증가(09년 12월 여성부 자료에 따르면 05-08년 사이 무려 73%증가)하는 것이 그 첫째 이유이고, 최근에는 남자 어린이의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 그 둘째 이유입니다.

어린이는 보호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어른과 이 사회는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온전히 양육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 성폭력 예방교육의 방향은 어른을 우선으로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어떻게 어린이의 인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타인의 그것 역시 존중할 줄 아는 것이 핵심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 후 기술적인 방식의 습득을 통해 현실적용을 온전히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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