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저출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6.08 돈 줄 테니 애 낳아라? 왜 20조나 쓴 저출산대책은 실패했는가. 10



어찌되었든 지난 참여정부만큼 보육이나 여성관련 이슈에 대해 깊은 관심과 구조적 틀을 만든 정권은 없었다. 분명 2010년을 사는 우리는 지난 정부의 정책 덕을 보는 면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필자는 지난 5년간 20조나 쏟아부은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고자 한다. 저출산 대책에 대한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또 다시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패하는 우를 범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저출산대책 - 돈 줄 테니 애 낳아라?

작년에 국회에서 있었던여성정책조례 관련 토론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이곳에서 필자는 각 지자체가 갖고 있는 출산관련 조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참으로 다양한 정책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출산을 위해 돈을 주겠다하는 것이었다. 둘째를 낳으면 얼마, 셋째를 낳으면 얼마라는 것이다. (아니 그나마 이런 지원책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사실상 아무 대책도 없거나 있어도 형식적으로 있는 게 태반이다)


애를 낳지 않는 두 가지 이유

그러나 이는 지극한 단견에 불과하다. 우선, 오늘을 사는 부부는 출산비용이 없어 애를 낳지 않는게 아니다. 실제 지난 2005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저출산 의식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저출산 원인 1위는 '자녀양육에 따른 부담'이었다. 아이 하나를 기르기 위해 투자되는 어마어마한 사교육 등 비용부담이 보다 현실적이란 것이다. 보도에 따라 다르지만 아이 하나를 대학졸업까지 시키는 데 최소 1억이상이 든다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기혼여성에게 가사와 육아는 일보다 우선되거나 양보돼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남자의 61.1%가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여성은 결국 자신의 경력을 단절시키면서 가사와 육아의 책임을 져야만 하는 요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는 현실 속에서 출산은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출산휴가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아니 여성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현실을 보면 출산휴가라도 쓰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내가 여성이라도 출산을 할 마음이 싹 달아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시장'과 '자율'에 맡기면 보육의 질이 올라가나?

지난 5년간 있었던 저출산 대책의 또 다른한 축은 바로 보육이다. 실제 약 20조 이상 투입된 정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예산의 70%정도인 약 14조원이 보육관련 예산으로 쓰였다. 이에 대해 매일경제신문은 보육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보육정책의 대안으로 '시장'과 '자율'을 들고 있었다.(기사참조) 그러나 필자는 궁금하다. 정말 시장과 자율에 맡기면 보육의 질이 올라가고, 이에 만족한 부모들이 출산을 하겠냐는 것이다. 

지금 문제는 애를 온전히 맡길 데 자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중요하다. 물론 통계상으로는 남아돌지 모르겠으나 현실은 보육의 질을 떠나 절대적으로 맡길 수 있는 가까운 어린이 집 자체가 부족하다. 특히, 장애아동의 경우는 맡길 수 있는 곳이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경제 살리기 명목으로 우선 삭감된 복지예산 부족과 의지부재 때문 아닌가? 출산과 양육을 여성에게만 전가하려는 너무도 가부장적인 사고 때문 아닌가? 시립과 구립 어린이집은 정말 너무 부족하다. 왜 사설 어린이집에만 예산을 투입하고, 시립과 구립 어린이집 건축에는 이리도 소홀한가.


어떻게 해야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가?

저출산 문제 해결은 사실 이미 답이 나와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나라 중에 스웨덴의 경우만 간단히 보도록 하겠다. 스웨덴은 사실 우리와 같은 저출산 문제로 고민하던 곳이었다. 그래서 정부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대적인 저출산 극복 대책을 시행했다. 저출산 극복 대책의 핵심은 한마디로 "취업과 양육 양립지원"이었다.
 
스웨덴은 우선 양육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노력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육아휴직 제도인 데, 스웨덴은 아빠의 육아휴직 기간을 30일로 의무화해버렸다. 엄마 뿐 아니라 아빠에게도 양육의 책임을 나누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육아휴직 동안도 여전히 급여를 지급하는 데, 소득의 80%정도를 보전해주고 있다. 보육의 경우 양질의 보육을, 충분한 접근성과, 공공재원을 통하여 제공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갖고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보육부문 지출은 스웨덴 국내총생산의 약 2%정도를 차지하고, 부모의 보육비 분담비율은 전체 보육비용의 11%수준을 유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스웨덴의 노력은 실질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1980년대 약 1.5명 수준이었던 출산률이 약 1.85명까지 올라간 것이다. 여기서 함께 보면 좋을 것이 바로 여성의 취업률인데, 스웨덴은 2006년 기준으로 남성 82%, 여성 78%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양성평등 지수 역시 세계 최고의 수준을 보이며 삶의 질이 매우 높은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즉, 저출산 문제의 해답은 출산과 양육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부부가 함께 지는 양성평등 문화에 그 첫째가 있다. 두번째는 보육의 공공성 확대이고, 세번째는 여성의 사회참여 기회확대 및 실질적 보장 끝으로 네번째는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 확산에 있다는 것이다. 


정리하며

우리 사회가 더욱 양성평등하고, 국가의 책임을 분명하게 확인하며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지 못하면 결코 저출산 문제는 극복될 수 없을 것이다. 출산지원금은 출산에 따른 보조 또는 도움은 될 수 있을망정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모든 희생을 감수하라는 요구는 말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출산과 양육을 여성에게만 전가하며 국가의 책임을 은폐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출산과 양육은 어디까지나 부부가 함께 짊어져야할 부분이지 결코 여성에게만 부과할 수 없는 문제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0)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3)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