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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6 '성폭행'이 자연스러우세요? 3

 

수원 경찰의 성인지 능력이 의심됩니다. 지난 오원춘 사건 이 후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 입니다. 성폭행 상황에 대한 이해가 과거와 달라진바 없다보니 또 다시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지난 3일 새벽에 발생한 사건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시 가해자는 성범죄 전과가 있어 이미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출장마시지 업소 여성을 불러 흉기로 위협을 가한 후 돈을 빼앗고, 성폭행을 하였습니다. 이 때, 이 여성을 데려다 줬던 일행이 경찰에 신고했고, 2분만에 출동한 경찰은 그 상황을 '자연스럽다'고 판단하며 40여 분 간 구경을 한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자연스럽다'의 기준입니다. 최근 성교육은 성폭력에 대처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초창기에 '강력한 저항'만을 강조했던 것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종종 보고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초창기 저항 후 순응 혹은 순응 후 탈출 모색 등으로 대응법을 달리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시 위 상황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위 사건의 가해자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습니다. 그 동네는 오원춘이 살던 곳과 불과 500여 미터 거리였고요. 그 집안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 가해자는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합니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피해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혹자는 강력히 저항했어야 한다 말 합니다. 저는 이것이 나이브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실제 범죄자를 만나면 심장이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려 머릿속이 하얘지게 됩니다. 저항하고 싶어도 저항할 수 없고, 또 저항하다보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젖게 됩니다. 말하자면, 피해자에게 있어 당시 상황은 목숨이 오고가는 공포를 느꼈을지 모르는 순간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경찰은 '강간'의 상황을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저런 가해자 앞에서 어떻게, 얼마나 저항을 해야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성폭력은 상대방이 싫다고 하는 것 뿐 만 아니라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모든 성적행위 즉, 합의나 동의 등이 전제되지 않은 모든 행위가 포함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 상황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았던 것이지요. 판단기준 자체가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그 후 나온 논평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은 유감이지만 피해자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고 말했다 합니다. 저는 앞 뒤가 안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성폭행은 여성의 안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인가요? 아닐 것입니다. 강간 상황 자체가 이미 피해자의 안전에 심대한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 

지금 보도된 것만 보면, 당시 경찰은 최소 4명 이상 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네 명이 40여 분간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없었는지 답답합니다. 왜 새롭게 바뀐 지침 즉, 피해자가 위급하다고 생각하면 주인 허락 없이 진입할 수 있다는 지침은 적용하지 않았고, 허리에 차고 있던 테이저 건 등은 사용하지 않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당시 경찰은 성폭행이 끝날 때까지 밖에서 잘 기다려 준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제 친구 중에도 경찰이 있습니다. 많은 경찰이 고생하고 있음을 잘 압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대응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원 경찰은 피해자가 자신의 생명이 오고 갈지 모르는 공포의 순간에 처해 있었는데, 이걸 자연스럽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게다가 성폭행 상황 자체를 안전에 포함시키지 않는 모습에선 그동안 그렇게 큰 일을 겪었는데도 전혀 달라진바가 없음을 보였습니다. 

수원 경찰의 이러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경찰의 성인지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 꼭 있어야 합니다. 이건 지침의 유무에 따른 문제가 아닌 '인식수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 혹은 인지능력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지 못 하면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법으로 정해져 있는 직원연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좀 더 내실있는 교육을 진행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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