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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3 왜 여성계는 화학적 거세를 환영하지 않을까 118

화학적 거세에 대한 제 의견은 부정적입니다. 예전에 작성했던 "화학적 거세를 하면 성범죄가 줄어드나?"를 통해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물리적 거세를 하자 주장하며 이게 근본적인 처방이라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입니다. 우선 물리적 거세 자체가 성기 절단이 아닙니다. 고환을 적출해 내는 것입니다. 허나 여전히 발기는 이루어집니다.

대체적으로 여성계 역시 화학적 거세를 환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제 이미경 성폭력상담소 이사의 경우도 비슷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러자 항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는 데요(관련글 : 화학적 거세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한다고?). 사실 이 얘기는 이번에만 나온 게 아닙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여성계는 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밝혀왔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크게 세 가지만 보겠습니다.
 
우선, 성폭력은 단순히 호르몬에 의해 일어나는 개인적이고 생물학적인 범죄가 아니란 것입니다. 성폭력은 보다 복잡한 사회구조가 얽혀있습니다. 이 속에는 강자/약자의 구도가 깔려있고, 우리 사회의 성평등의 문제가 결부됩니다. 또한 가해자의 내면적 불안과 피해의식 등이 있으며 피해자의 현실적 삶의 모순이 집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 성폭력의 경우 아동인권과 복지의 측면으로 접근해야만 근본적인 예방대책 수립이 가능합니다. 가해자에게는 인권 감수성이라는 개념을 찾아가고, 피해의식이나 대인관계 특히, 여성과의 문제를 풀어가는 치료를 병행해야만 하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성폭력이란 "성적행위"가 아닌 "폭력의 일환"이란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문제제기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지금 우리는 성폭력을 너무 "성기중심"으로만 보고 있지 않냐는 것입니다. 현행법도 그렇습니다. 부녀자에게 강제로 성기가 삽입되지 않으면 강간이 성립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지요. 성폭력은 성기가 삽입되었다하여 성립되고 아니고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성폭력이란 개념의 범주 속에 이미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이 혼재되어 있고, 가령 피해자의 구강 등에 강제로 성기를 삽입했다 해봅시다. 그러면 이건 성폭행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당연히 이것도' 성적인 폭력'이 가해진 성폭행인 것입니다. 


끝으로 세번째는 그 효과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예전에 조지프 프랭크 스미스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자는 성범죄를 저지른 후 화학적 거세를 받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보도된 사람입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자는 15년 후 75건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다시 잡혀오게 됩니다.

(이것 못지 않게 화학적이든 물리적이든 거세 방식 자체가 갖고 있는 폭력성도 매우 강하게 지적됩니다) 

요컨대 성폭력은 단순히 개인적이고 생물학적인 문제가 아니며 성적인 문제라기보다 폭력이란 큰 틀에서 봐야하는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화학적이든 물리적이든 거세를 하는 건 강력한 처벌의 일환일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예방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또한 호르몬에 의한 문제라는 인식 속에 그 이면이 깔려있는 양성간의 수많은 문제들은 은폐시켜 버리고 맙니다. 문제의 핵심포인트를 놓치고, 아예 바꿔버리는 결과가 나온다는 거지요.

저는 지금의 정치권의 행태가 굉장히 포퓰리즘 이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먼저, 사실 우리에겐 이미 수많은 나영이가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 이렇게 이슈가 되기 전까지는 서로 나서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두번째는 가만보면 대중이 원하는 얘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화가 나서 거세시켜 버리자 하니 거세 얘기만 꺼냅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연일 계속되는 아동 성범죄를 보며 너무 흥분해 있습니다. 분노가 너무도 거센 나머지 침착하게 검증되고, 근본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범죄가 일어나는 문제의 원인 자체를 놓치고 있어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우리는 보다 피해 아동 또는 여성, 남성을 향한 따뜻한 가슴으로 그러나 차분하고, 냉정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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