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불평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0.22 성범죄가 만연한 세상을 탓하기 전에! 5
  2. 2009.10.21 나는 왜 양성평등 운동을 얘기하는가 2



들어가며

1.사람은 역사적 존재(하이데거)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인간 인식의 한계성을 벗어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자기 정신과 의지를 통해 한계의 범위를 확장하고, 변증법적 발전과정을 도모할 수는 있다. 명확한 문제에 대한 인식과 판단, 노력은 우리 삶의 진보를 가져오는 힘이 된다.  이것이 바로 사람만이 희망인 이유이다. 또한 이 글은 필자의 이와 같은 신념위에 쓰여질 것이다.

두번째로 이 글에서 필자는 성폭력의 원인을 나름의 시각으로 고찰하고, 지금 이 순간 내 자신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물론 사회변혁과 제도 개선도 필요하나 성폭력 문제는 제도의 확립만으로 예방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글은 사회과학적 접근보다 철학적 접근을 그 방법론으로 택하게 될 것이다.


성폭력 원인에 대한 다양한 접근

2.성폭력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어떤 여성운동가는 "습관" 이라 얘기하기도 한다. 성구매를 하는 습관, 접대문화속에 여성을 부르는 습관 같은 성매매 습관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습관은 여자는 남자를 위해 존재하는 기껏해야 2등 시민이란 인식을 갖게 한다 이야기 한다. 일면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성폭력은 양성간의 문제 뿐 아니라 아동과 동성간에도 이뤄지는 것이기에 이는 한계가 있는 주장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학자들의 연구는 일탈행동을 얘기하기도 하고, 문화를 얘기하기도 한다. 갈등주의적 접근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는가를 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말하자면 현상에 대한 연구로써는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이면에 있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이면에 깔린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작금의 물신주의와 힘과 권력에 의지한채 객체화 된 사람의 성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본성이라 하겠다. 


물신주의와 지배욕에 대한 구체적 접근

3.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우리 사회전반의 풍토에 만연해 있는 물신주의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고, 하나의 "객체"로 인식하게 한다. 즉, 인격과 그 존엄성을 보지 못하고, 단순한 대상으로만 보게 한다는 것이다. 객체로 전락해버린 인간의 몸과 성은 더 이상 존중받을 대상이 아니게 된다. 하나의 물건처럼 사고 팔며 성적 욕구의 만족을 위한 "도구"되어 버리게 된다.

또한 지배와 통제의 욕구라는 인간의 본성은 내가 상대보다 우위에 있다는 힘과 권력의 차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불평등한 위치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는 눈을 가리고, 집단의 문화에 결탁하며 내 자신을 은폐하고, 반복 지속되게 된다. 또한 자신의 연약함을 강자 앞에서는 숨기다 약자 앞에서 야수적 본성으로 표출하며 피해자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주게 된다.

자, 이제 이런 관점으로 성폭력을 다시 보도록 하자. 우선 성희롱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이것은 성희롱에 대한 법령이 형법이 아닌 남녀고용평등법에 제시된 것부터 생각할 수 있다. 남녀간의 사회적 위치와 힘의 차이가 바로 성희롱을 일으키는 원인이라 본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여성 상사가 남자 부하직원을 성희롱 하는 것도 이해되고, 심리적 우위에 있는 남성이 여자 상사를 반권력적 성희롱 모델에 따라 성희롱 하는 것도 이해되게 된다. 이들에게 성희롱 대상자는 더 이상 인격체가 아니고 내 위치와 힘을 이용해 성적 유희를 즐기거나 희롱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두번째로 성폭행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부는 여성의 야한 옷이 성충동을 일으켜 우발적으로 범행이 일어나게 한다 하지만 실제 성폭행 사건은 70% 이상 계획된 범죄이다. 또한 동성간에도 성폭행이 일어나고, 아동에게 가해지는 잔혹한 범죄를 보면 어떠한가. 이를 보며 필자는 나보다 강한 자에게는 굽신거리다 조금이라도 약한 자에게는 그 태도가 돌변하는 노예근성 같은 지배욕과 동물적 본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마음이 필자 개인만의 것이라 쉽게 치부해버릴 수 있는 것일까.


시대를 탓하기 전에 내 자신부터!

4.린다 레드레이는 "성폭력은 성적만족을 위한 행위라기보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자 하는, 격앙되고 과격한 욕구의 표현" "성폭력의 기저는 폭력, 분노와 지배욕"이라는 말을 하였다. 필자는 이러한 그녀의 견해가 정확한 것이라 생각한다. 성적 불평등이 시작된 이래 양성간에 가해진 성폭력은 물론 최근 이슈가 되는 동성간, 아동 성폭력 역시 이 모든 것에 그대로 부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필자는 "악마와 계약을 교환하고 풍부함을 대가로 초월성과 목적성을 팔아 넘겼기 때문에, 이제는 목적의 부재에 괴로워하고 있다"라고 하였던 보드리야르나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해서 "인간 고유의 가치들을 화폐적 가치들이 대신 하는 병든 현상"이라 진단한 소로스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다. 이는 비단 경제와 문화 뿐 아니라 성폭력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조차 나를 알 수 없게 하는 이 정신 없는 시대는 성폭력의 수위와 양을 증가시키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어떤 정신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또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내 자신의 변화가 사회가 변하게 하는 밀알임을 상기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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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성적 불평등의 기원과 양성평등운동

1.초기 원시공동체는 "성적 불평등" 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성별 차이에 따른 "분업" 만 있었습니다. 이 때 말하는 성별 분업은 아직 농경사회로 진입하기 전이기에 지금 생각하는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임신과 출산, 양육의 문제로 여성의 경우 채집경제를 이루고, 남성은 수렵경제로 이뤄지게 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모계중심 사회구성)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들 수 있습니다. 자연상태에서의 남성은 여성보다 물리적으로 강하니 더 많은 생산물을 얻는 여성을 남성이 지배하려 들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왜 남자가 굳이 수렵을 떠나냐는 거지요. 그러나 이게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로크나 홉스 같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완전자연 상태에서는 성적 불평등이 없었다 얘기합니다. 언뜻 보면 남성이 위력으로 여성을 지배할 것 같지만 특히, 홉스의 경우는 이것이 문화 속에서 이뤄진 것이지 원래 자연적으로 있던건 아니라 보았던 것입니다. 
 

예, 그렇지요. 누군가 누구를 지배하는 것은 아직 조금 더 지난 뒤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이 때, 여성은 임신과 출산, 양육에 따른 정착이 보다 자연스러웠고,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남성은 이동이 많은 게 더 당연한 것입니다.


2. 아무튼 초기 원시공동체가 도구의 발달에 따른 생산력 증대에 이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농경생활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남성의 힘이 더욱 중요시 되겠지요. 또 본격적인 공동체를 이루며 생산물에 대한 집착이 시작됩니다. (사유재산의 발생) 이제는 전쟁을 통해 이웃 부족을 공격하며 그 생산물들을 가져오고, 노예를 만드는 과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자, 여기서 "노예"의 등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노예란 곧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노동력의 증가를 의미합니다. 즉, 경제잉여가 더욱 커지는 조건이 되고, 이를 통한 계급의 형성과 고착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사회는 점점 여성의 모계 중심구조에서 남성중심으로 변해가겠지요. 잦은 전쟁과 모든 생산의 중심에 남성이 있고, 상대적으로 여성은 그 중심에서 점점 밀려가게 되는 것입니다. 가부장제가 나오게 되는 시점이지요. 또 여성을 소유 또는 규제하기 위한 여러 이데올로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예 : 정절이데올로기, 양성에게 주어지는 성역할 등..) 

이제는 사회의 문화 자체가 여성 스스로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인 측면 모두 더욱 남성에게 의존하도록 그리고 원래 이런 것이라 믿겠금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거지요.


초기-->원시공동체-->농경의 시작-->잉여와 사적소유발생-->전쟁을 통한 노예의 획득-->계급의 형성과 가부장제의 성립-->밀려나는 여성의 지위-->각 종 이데올로기와 성체제(sex-gender system) 형성(문화적 재생산)

우리는 지금까지의 흐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중에서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제시하고 싶습니다. "물질(재물따위)"과 "힘" 그리고 "문화" 가 그것입니다. 이들은 양성간 차별이 발생하고,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라 볼 수 있겠습니다.

(흔히 양성의 생물학적 차이나 고정된 성체제 때문에 성적 불평등이 일어났다 하는 건 그 이면에 있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놓치고만 것이지요. 또한 이것이 생기게 된 변증법적 과정과 논리적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자, 지금까지 제가 성적 불평등의 기원을 고찰해 보았는데요. 중요한 건 이렇게 성립된 체제가 여성은 물론 남성 스스로에게도 부담을 주는 굴레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누구 하나 기쁨이 없는 서로 힘든 세상이 되었단 거지요.

즉, 과정에서 여성의 소외와 억압 뿐 아니라 결과적으론 양성 모두 상처만 남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양성평등 운동과 이를 위한 노력이 왜 중요한가 나오게 됩니다. 저는 양성평등 운동의 지향점이 기존의 양성대립적 시각에서 벗어나고, 사회구조의 변화를 꾀하며 양성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다성평등은 논외). 이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우리의 현실을 인식하고, 변화하게 하는 일종의 자기해방의 과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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