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교육을 준비하다보니..

[LIFE]이 남자의 인생 2022. 10. 10. 20:36 Posted by 바람몰이
 
여러 친구가 자살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할 뻔한 곳이 있다. 해당 기관에서는 상황이 급한 만큼 신속한 교육을 원한다 했고, 우리 연구소가 이 교육을 맡기로 했다.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 교육.
 
나를 비롯 우리 연구소에서 자주 하는 강의 중 하나 지만 이렇게 집단적 시도가 있는 곳은 정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말 한 마디, 눈 빛 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문득 소아 우울증 환자로 살던 초등시절과 무너진 마음에 많이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이 떠올랐다. 버림 받은 존재라는 생각..지독한 가난..매일 같이 벌어지는 학교폭력..상당한 정도의 흡연..
 
떨어지는 낙엽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렸다. 밥을 먹다 가도 눈물이 나고, 별거 아닌 일에도 주먹이 나가기도 하였다. 많이 방황했던,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도 나는 신앙생활을 하고, 좋은 선생님과 선후배를 만나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 물론 몇 번 정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뻔하기도 했으나..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지금 주의 일을 하며 살고 있으니..
 
방금 강의안 초안을 완성했다. 이제 강사들과 이 내용을 공유할 것이다. 그러나 파일 자체보다는 내가 어떤 마음으로 준비한 내용인지 고백하고, 친구들과 눈을 맞추며 마음을 나눠 달라 부탁하고자 한다.
 
친구들 마음에 위로와 평안이 있기를..
 
희망과 용기가 생기기를 진심으로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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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재 뽑기 기계가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었지요. 그 후 이에 대한 반성이 일어났고, 이제는 거의 사라진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우리의 기억이 흐려진 듯한 지금 또 다시 유사 뽑기 기계가 등장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곤충 뽑기 기계입니다
 
어제 아내가 커다란 애벌레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구슬을 주었습니다. 왠 애벌레인가 물었더니 사정 설명을 하였습니다. 제 아내는 어제 둘째 아이 병원을다녀오는 데 왠 아이들이 뽑기 기계에 몰려 있는 것을 보았다 합니다.
 

플라스틱 구슬 속 애벌레는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동전을 넣고, 플라스틱 구슬을 뽑아서 구경하더니 그걸 보고 뭐라 얘기하다 그냥 버리더랍니다. 아내는 그 속에 뭔가 꿈틀거리는 걸 보았고, 이게 뭔가 싶어 주웠다 합니다. 그랬더니 그 속에 장수 풍뎅이 애벌레가 들어있었고, 그대로 두면 죽을 것 같아 들고 왔다는 것입니다.
 
얘기를 듣고 나니 참으로 씁쓸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요. 플라스틱 구슬 속에 살아있는 애벌레가 있었고, 그냥 길에 버리면 그대로 죽어버리는 걸 몰랐었다 생각하며 마음을 위로 하는 게 괜찮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애벌레는 움직이고 있었으나 매우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이것이 아이들만의 문제이겠습니까. 아이들의 문제는 곧 어른들의 문제인 것이지요. 사용하면 안 되는 불법색소를 사용하여 판매하던 불량식품 얘기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요. 공업용 원료를 사용한 장난감이 적발된 사례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앞에는 사행성을 조장하는 뽑기 게임이 수두룩 합니다. 말하자면, 자본의 상술과 어른의 탐욕이 개입하여 조직적으로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을 유린하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장수풍뎅이는 먹이도 먹지 못한채 방치되다 고작 200원에 팔리고, 장난감처럼 버려지고 있었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는 현행법상 이런 기계는 동물학대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의 범위를 척추가 있는 동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최근 고양이 은비 폭행사건 등을 통해 동물학대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증가하고는 있어도 엄밀히 말해 이런 곤충뽑기 기계나 가재 뽑기 기계 같은 것은 동물 학대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올해 여름 몇 몇 의원이 이에 대한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통과되지는 않았음)
 
이런 인식의 반영은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여러 행사에도 잘 드러납니다. 여러 곤충 축제를 보면 곤충이 주인공이긴 한데, 굳이 이들의 싸움을 붙입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이 축제의 주인공으로 초대해 즐기게 합니다. 새총을 쏘거나 물고기를 가둬놓고 마구 잡이로 잡게 합니다. 사람이야 웃고 즐기겠습니다만 곤충과 물고기들은 갇혀진 환경에서 도망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살기 위해 싸워야만 한다니 도대체 이 속에서 어떤 교육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건지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장수 풍뎅이 애벌레 정도는 고작 200원 짜리 목숨이라 여기지는 않을지 너무도 걱정 됩니다. 하늘소 애벌레나 가재가 법적으로 동물에 속하든 안 속하든 우리 아이들은 이들의 생명도 소중히 여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관련 업자나 지자체의 경우 돈을 버는 것도 좋으나 아이들의 감수성도 생각하며 돈을 벌어야 합니다. 자본의 상술 앞에 감수성이 유린 된 아이들이 이웃의 아픔을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 주역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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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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