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중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3.12 화학적 거세를 하면 성범죄가 줄어드나? 75


"화학적 거세"

물리적 거세까지는 아니더라도 호르몬제 주입으로 성욕을 감퇴시켜 성범죄율을 낮추자는 취지로 나옵니다. 지난 번 조두순 사건때도 강하게 제기되었고, 이번 김길태 사건(가제목, 이하 김길태 사건)에서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써 성범죄와 피해자(또는 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성폭력은 성충동을 제 1원인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우선 성폭력에 대한 얘기부터 좀 해야겠습니다. 성폭력은 상대방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습니다. 흔히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으로 구분하곤 하지요. 그런데 이는 단순히 성욕이나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 치부해서 원인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성폭력이 일어나는 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충동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 많은 사건이 매우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양성간 위상 또는 지위 등 평등문제와 더 연관이 깊다는 것입니다.

제가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지요. 자, 사무실에 여자 사장님과 남자 부하직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자 사장님이 매우 아름답다 해봅시다. 그러면 성충동을 제어못한 남자 부하직원이 여자 사장님에게 성희롱이나 추행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이 해고될 수 있는 직접적 부담이 있기 때문이지요. 허나 반대로 남자 부하직원을 향해 여자 사장님은 부담없이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미스터 k, 오늘 셔츠 섹시한데~"


징벌적 차원의 화학적 거세로는 성폭력 예방이 어려워

자, 그렇다면 우리가 화학적 거세를 하자는 처음의 이슈로 돌아와 봅니다. 우리가 이를 시행하자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는 이들의 성욕이 성범죄에 주요 원인이고, 이것을 줄이면 성범죄가 줄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지요.
 
만약 예쁜 여성에 대한 성욕이 성폭행의 직접적 원인이라면 우리는 영아로부터 8-90대 노파에 이르기까지 일어나는 성폭행을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노출이 잦는 여름에 더 많아야하는 데, 꼭 그렇지도 않음을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많은 남성들이 잠재적 성폭력 범죄자란 매우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성충동은 충분히 제어가능하지요. 저는 제어불가능하다 하는 남자를 본적도 없고, 만약 그런다면 우리 나라는 지금 성폭력으로 넘쳐 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지요. 대부분 선량한 남성들은 성충동 제어를 할 수 있고, 또 교육이나 치료를 통해 그렇게 만들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잔혹한 범죄가 있어야만 관련 법률정비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쏟는 걸까요. 저는 조두순 사건이 후 나영이 등과 같은 어린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밖에 수없이 존재하는 어른 나영이 즉,
성인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전무함보았습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조두순 사건을 모두 끔찍하게 기억하고는 있으나 이 역시 얼마되지 않아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지며 우리는 아무런 제도도 정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김길태 사건이 터지자 또 다시 나오는 얘기가 징벌적 성격이 짙은 "화학적 거세"입니다. 화학적 거세를 떠나서 우리는 성폭력에 대한 예방교육과 관련 대책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앞으로 또 다른 김길태, 조두순이 나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 이러니 제가 씁쓸할 수 밖에요. 분명 이쪽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이런 관심과 사회적 분위기가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거라 생각되지만도....그 원인을 짚어내지 못하고, 감정에 치우친 처방을 내려 보다 본질적인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며

저는 이 안타깝고, 끔찍한 사건을 통해 우리가 좀 변했으면 합니다. 우선 관련제도 정비를 해야합니다. 꾸준한 예방교육은 물론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이 잘 서야합니다. 우리가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피해자를 돕는 것은 좋은 일이나 이것만을 강조하면 국가의 책무성에 대한 부분이 사라지게 됩니다.

두번째로 감정적 차원에서 징벌적 요구를 하는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피해자(또는 생존자)를 동정적인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이들은 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가해자는 관련제도 정비 후 법에 따라 분명하게 처벌 및 교육, 치료를 해가야하는 것이지 우리 감정에 따라 죽여라 살려라 한다면(그 울분과 안타까움은 이해되나)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체계와 토대를 만드는 것을 놓치고 말 것입니다.

덧1) 부족한 글이 다음 메인에 실렸습니다.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허나 화학적 거세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논의가 진행되는 듯 하여 아쉬움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양깡님의 "조두순 사건, 화학적 거세가 정답일까?" 가 가장 쉽게 잘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덧2) 이 글은 1편만이 아닌 후편이 하나 더 기획되어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내에 업로드 될 것입니다.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1)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4)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