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저 말고 제 아내 말입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딸아이의 엄마라는 환경 속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이번 한 해 동안 목표치를 높여서 공부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전에 사회복지실천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는데요. 올해는 약 2개의 자격취득을 더 하기 위해 최소 45학점 이상을 이수하길 원한다 합니다.

처음엔 조금 놀랐더랬습니다. 그동안 이런 꿈을 꾸며 스스로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도 그랬고요. 이수해야 하는 학점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 가사와 양육을 저와 나눠 진행하고 있지만 제 경험상 절대 쉽게 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매일같이 잠을 못 자고, 비몽사몽의 삶을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예상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지금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아내의 학업을 돕는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 역시 잠을 포기한 채 일을 하며 공부를 하고, 가사와 양육을 진행하고 있고요. 그나마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수련하며 쌓아놓은 체력으로 버텼지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삶을 아내도 반복한다는 것이지요.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내의 도전의사를 확인하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지금처럼 함께 공부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둘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될 것입니다. 둘째는 아내가 꿈을 접고, 제가 계속 공부하는 방식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 욕심이란 생각이 듭니다. 셋째는 제가 잠시 쉬면서 아내를 지원하는 방안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미 수년째 공부를 진행해 온 터라 저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방식입니다.

결단을 내렸습니다. 고민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방식은 3번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의지를 표명하는 아내의 마음을 존중하고 싶었습니다. 또 때마침 요즘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좀 심하기도 했고요. 이제 7세, 4세에 접어든 아이들의 교육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처지에서 좀 더 심도 있게 접근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내의 학비를 결제하고요. 올해 상반기 제 스케쥴도 정리를 하였습니다. 일단 저는 봄학기 등록까지 한 후 휴학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약 1년간 하려 합니다. 아내의 공부가 자리 잡고, 두 개의 자격취득이 끝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 주고자 합니다. 또 큰 아이와 둘째 아이의 마음을 끌어안고, 깊은 교제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후련함과 기대가 교차합니다. 더 멋진 전문성을 지닌 아내의 성장이 그려지기도 하고요. 아이들과 더 많은 웃음을 나누고 있을 그리고 학업을 잠시 접으며 일과 가정에 더 집중하고 있을 제 모습도 그려집니다. 아마도 내년 이맘때쯤이면 오늘의 선택을 돌아보며 우리 가족 모두 맛난 저녁을 먹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깨달음이 옵니다. 아내의 꿈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러한 자기 계발을 적극지원한다는 것이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한 길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내가 잠시 쉰다고 해서 내 삶이 더 늦춰지는 게 아니라 아내와 더불어 무엇보다 아이들과 더불어 걸어가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이지요. 어쩌면 이것이 대한민국의 '남성'으로서 이른바 '성공'이란 것을 하는 것보다 소중한 의미를 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내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


살림살이의 중요성

건강을 유지
하는 가장 큰 비결이 무얼까. 좋은 약을 먹는것. 당연히 아닐 것이다. 강한 육체를 갖기 위해 극한의 훈련을 하는 것. 이것 역시 아니다. 전자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고, 후자는 오히려 신체를 상하게 하기도 한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마음으로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면 이것보다 건강을 유지하는 더 좋은 방법이 없다.

우리네 조상님들은 이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네 삶을 "살림살이"라 하였다. 삶자체가 서로를 살리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부의 살림살이는 매우 중요
하다. 서로 몸과 마음이 하나되어 살아갈 부부가 서로를 살리는 삶을 살 수 없다면 그것은 곧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요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닌 고통스런 나날의 연속으로 귀결될 뿐이다. 


가사를 분담하는 것과 전담하는 것의 차이

평소 나는 가사 분담을 40% 이상 하고 있었다 자부하는 편이다. 또 아내 역시 이런 나였기에 아무것도 없는 필자를 선택하고, 결혼하게 되었다 한다. 확실히 이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서로 별 부담없이 경제적으로는 힘들지만 재밌고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확실히 가사를 전담하게 되니 상황이 달라졌다. 서로를 살리는 행복한 삶이 잘 되지 않더라는 것이다. 분명 좀 더 자신을 잃어가고, 힘들어하는 한쪽이 생기고 말았다. 감정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입에서 사랑과 생명이 담긴 말보다 공허한 잔소리와 상처를 주는 말이 더 많이 나오고 말았다. 대화의 창이 점점 닫혀지고, 서로를 이해하며 배려하는 것 역시 줄어
드는 현상이 일어났다.


"깨"가 쏟아지는 삶이 짧은 이유

아마도 이것은
필자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흔히 결혼은 현실이라 하고, 때론 미친짓이라고까지 하지 않던가. 꼭 그렇지는 않지만 내가 보기엔 "깨"가 쏟아지는 행복한 삶은 대개 1-2년에 불과한 것 같다. 길면 3-4년이 대부분인 듯 하다. 참으로 아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환상에 젖어 살다 현실에 돌아오니 더 행복하더라' 라는 말이 나오면 어디 덧나기라도 하는걸까.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참으로 간단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출산과 양육, 가사를 도맡아 하며 자신을 잃어버리고 마는 배우자가 있고..또 밖에서 고생하고 돌아온 자신을 이해하고 품어주기를 바라며 이런 모습에 실망하는 배우자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은 미움 또는 짜증이 되고 이것은 언어로 표출되고 마는 현상이 반복된다. 비아냥과 무시의 발언이 쏟아지며 대화의 창이 닫히고
만다. 그러면 누군가는 자녀에게 지나치리만큼 관심 또는 집착을 하게 되고, 또 다른 배우자는 일과 취미에 열중하고 만다.
 

변화를 위해 나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왜 우리는 "혼" 까지 맺는다는 "결혼"을 하는 걸까. 그것은 서로를 살리기 위한 삶을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얗고 아름다운 웨딩 드레스와 멋들어진 턱시도를 입으며 그 출발을 아름답게 수놓는 것은 왜 일까. 첫 단추부터 아름답게 시작해보자는 게 아닐까. 그런데 고작 몇 년만에 이렇게 감정이 식어버리며 살게 되는 것이 결혼생활이라면 확실히 이런 건 그다지 권할만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는...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누구의 잘못이란 걸 따지기 전에...나는 이게 불만이다 말하기 전에...내 인생과 이 가정을 위해...과연 나는 내 배우자를 이해하고, 배려해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나
돌아볼 일이다. 서로를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아무런 발전도 없는 소모적인 일이 되고 말 것이다.

또한 사회구조나 통념 역시 중요하다. 이것 역시 폐기 또는 변화될 부분은 시대정신에 맞게 흐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부부의 결혼생활에 가장 1차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역시 내 배우자를 이해하고, 배려해주려는 바로 나 자신의 노력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난 백여일간 남편전업주부로써의 내가 느끼고, 깨달은 바이다.


정리하며

지난 백여일을 거치며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구직의 문제와 살림에 치이며 정신적으로 많이 어렵기도 하였다. 하루하루가 아무런 의미없이 흐르는 것만 같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제 이 글을 쓰는 오늘 나는 내 자신의 성장을 보며 감사하게 된다. 아내를 더욱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다짐하게 된다. 서로를 살리는 생명살림의 삶을 꿈꾸며 이것이 내 삶의 한복판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읊조리게 된다. 이것은 아내와 나의 "혼" 까지 맺게 한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살려내고, 내 자신의 행복이 실현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아내의 다이어트가 비가 오는 어제도 끊임없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 의지가 참으로 멋지더라구요. 이런 모습을 보며 뭔가 하나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특별한(?) 음식을 준비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메뉴는 섬유질과 단백질을 보충을 고려한 고소한 미역국이었습니다.

단, 만드는 방식에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요. 평소 만드는 미역국과 달리 소금간을 하지 않거나 해도 매우 조금만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미역과 닭가슴살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보는 거지요.

1.우선 미역을 냄비에 넣고 참기름을 살짝 넣어 볶아 줍니다. 좀 더 맛나고, 고소한 향이 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2.국물을 내기 위해 따로 멸치를 넣어주었습니다. 운동을 하다보면 칼슘보충 역시 필요한데, 국물맛까지 잡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었던 것이지요. 확실히 이렇게 약간의 수고를 해주면 더욱 맛난 미역국이 가능해집니다.



3.자, 이것이 바로 훈제 닭가슴살입니다. 훈제로 사는 이유는 이것에는 일반 훈제와 달리 소금이 들어가지 않고, 닭비린내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다양한 요리를 해먹는데도 괜찮습니다. 포장을 뜯어 전자렌지로 해동 후 이리저리 잘께 찢어 미역국에 넣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항상 주문하는 옥0에서 샀는 데, 이번에는 포장이 약간 바뀌었더군요.



4.이제 아까 멸치를 넣었던 물과 참기름으로 볶았던 미역, 닭가슴살을 한데 모아 줍니다. 사진이 좀 밝게 나왔는데요. 이렇게 넣어주면 제법 맛난 향과 보기 좋은 모습이 나옵니다.




5.이제 끝으로 간장 약간을 넣어주면서 한동안 푹~끓여주면 됩니다. 너무 싱거운 듯 해도 운동을 할 때는 괜찮습니다. 이미 다른 반찬에서 염분이 충분히 보충되기 때문이지요.

다행이 아내가 미역국을 잘 먹어 주었습니다. 딸아이 역시 "이거 아빠가 해준거예요" 라면서 잘 먹었습니다. 갑자기 주부의 마음이 되어버린 저는 참으로 흐믓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 ㅋㅋ


요즘 집에서 공부와 운동만 하고 있다보니 살림을 주로 제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집에 있어도 노는 게 노는게 아니지만(여름 캠프 2회 준비중) 그래도 아내보다는 제가 시간이 더 나니 말이죠. 그러다보니 나꾸 아내의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을 짜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렵고, 대단한 걸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두유 한팩 챙겨주고, 야채 샐러드 살짝 만들어주기만 해도 아내의 반응이 매우 좋고, 여유를 많이 찾는 듯 하였습니다. 내가 불과 몇 분 투자한 것인데 말이지요.

예, 참 그렇습니다.

가정의 화목, 부부간의 금술은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 시작하는 것일 겝니다.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0)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3)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