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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5 눈물 젖은 할머니의 수박 8
  2. 2007.11.10 학원 심야 자율학습 효과 보셨나요?

눈물 젖은 할머니의 수박

[LIFE]이 남자의 인생 2008. 8. 15. 10:30 Posted by 바람몰이
나는 이른바 조손가정에서 자랐다. 내 나이 다섯에 부모님께서 헤어지시고 시골에 계신 조부모님께 맡겨졌던 것이다. 빨간 대야에 생선을 담아 파시던 내 할머님. 월남에서 허리를 다쳐 500원짜리 삯바느질을 하시던 내 할아버님. 나는 15년간 그렇게 성장했었다. 얼굴 한번 제대로 본 기억이 없는 아버지 덕에 국가 지원도 못 받을 수 없었다. 따라서 우리 형편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장차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라는 두분의 가르침과 헌신적인 사랑을 먹으며 그렇게 자라났다. 할아버님, 할머님은 내겐 아버지, 어머니와 같은 분이셨다.

성인이 된 후 결혼을 하였다.  아쉽게도 할아버님은 이미 돌아가셨기에 나는 할머님만을 모시고 살고 있다. 하지만 월세방에 살며 지은지 20여년이 다 되는 집에 살며 변변히 용돈 한번 못 챙겨드리고 있다. 그래도 나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할머님의 말씀은 내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래도 할머님 보시기에 나는 아직까지 어린 아이 같은가 보다. 퇴근 후 집에 오면 가장 먼저 반겨주시며 밥을 챙겨주신다(아내보다 내가 먼저 퇴근). 또한 식사 후 꼭 챙겨주시는 게 있는 데 그것이 바로 "수박"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수박이기에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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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퇴근해보니 할머님 얼굴이 매우 피곤해 보이신다.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봤더니 복도 한쪽 켠에 있는 수박이 보인다. 얼핏보니 크기가 꽤 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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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를 재어보니 8.8kg이나 되었다. 이 뜨거운 여름에 힘든 몸을 이끌고 사오셨으니 안 지칠래야 안 지칠 수가 없다. 이럴 때마다 나는 고맙고, 뭉클한 마음과 달리 할머님께 신경질을 내곤한다. 이렇게 뜨거울 땐 좀 집에 가만히 앉아 쉬시라는 거다.

그러나 나는 올해 여름 단 하루도 수박이 끊기는 것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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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들고 쪼개보니 제법 잘 익었다. 칼을 넣자마자 쫙~하는 소리와 함께 갈라지고, 쪼개지고 나니 향긋한 냄새가 난다. 할머님께서도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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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내가 수박 물 흘리는 걸 싫어해 주로 화채를 담아 먹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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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라 담아보니 한참을 먹었는 데도 두통이나 나왔다. 양이 상당하다. 또 다시 엄청난 땀을 흘리며 손자에게 수박 한쪽 먹이겠단 마음으로 뙤약볕을 다니셨을 할머니 생각이 난다.

또 다시 뭉클한 마음에 뜨거운 눈물을 삼킨다..


할머님께서는 기초노령연금 수혜자이시다. 가끔 작은 아버님께서 주시는 용돈을 받으신다. 그 외에 수입은 전혀 없다. 그런데 가만 살펴보면 늘 돈이 딱 맞아 떨어지기는 하는 데, 정작 할머니 자신에게 쓰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 집 반찬거리와 손자와 증손녀 먹일 간식 거리로 다 나가는 게다.

나는 또 다시 신경질을 낸다.
 
왜 그러시냐고..제발 그러지 마시라고..이제는 그만큼 고생하셨으면 되었으니 할머니 자신을 위해 쓰시라고..놀러도 다니고, 친구도 사귀며, 맛있는 것도 사서 드시라고..

하지만 벌써 2년이 넘게 이런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자식은 그런 것 같다. 아무리 부모님께 은혜를 갚으려 해도 늘 부족하다. 바다 같은 부모님의 사랑에 시냇물 수준의 자식의 효도가 비교 될수는 없다.

허나 그래도 늘 자식 걱정하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맛난 걸 먹이고자..죽을 때까지 헌신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는 이 사랑을 내 자식과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고자 마음 먹게 된다. 또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이 되고자 다짐해본다.

이것이야말로 늘 부족한 이 철딱서니 없는 자식이..

그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최고의 효도이자, 최선이 아닐까 싶은 마음에..



<첨부설문 : 내가 부모님께 하는 효도는 어떤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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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또한 기말고사도 얼마 남지 않았지요. 이에 각 학원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나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야간 자율학습을 시작할 것입니다. 대개 학원은 밤12시에서 새벽1시까지 자율학습을 운영합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엄격한 통제하에-모두 아시다시피 학원의 규율은 학교보다 더욱 엄격합니다- 주말 또한 학원에 가서 공부하지요. 부모님께서는 늦은 시간 귀가하는 자녀들을 위해 학원으로 찾아오시기도 하고 영양 만점 간식을 챙겨주시기도 하지요. 참으로 선생님이나 학생, 부모님 모두 고생이 많습니다. 수고한 분들 모두 그 결과야 어찌 되었건 칭찬 받아 마땅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렇게 수고하고 노력하는 것까지는 좋은 데 그 만한 결과는 얻으셨냐 말이지요. 새벽1시까지 공부해서 그만큼 좋은 시험결과가 나왔는지..부모님들께서 그렇게 신경쓰시는 것 만큼 결과가 나오셨는지..

이 글을 쓰는 저는 다년간 학원강사 및 교무주임을 하고 두산동아에서 표창장도 받았던 사람입니다. 제 오랜 경험을 비추어보건 데 아마도 이런 밤늦은 자율학습에서 효과를 본 학생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단 자율학습을 열심히 안합니다. 대부분 하는 척 하면서 놀지요.

둘째, 너무 피곤합니다. 너무 늦게 까지 깨어 학원에 있다보니 잠이 부족해지고, 몸이 쉽게 지칩니다.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지고, 암기했던 것 조차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끝으로 모든 아이들을 공부에만 몰아 넣어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공부를 하려 하는 학생은 언제나 소수입니다. 따라서 나머지 학생들은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게 되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겁니다.

그럼 왜 학원가의 심야 자율학습은 계속 되는 걸까요. 심지어 학교에서는 자율학습을 없애가거나 줄여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아마도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학원의 입장이 있습니다. 학원입장에서는 부모님께 무언가 보여주는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엄하고, 강하며 집중적으로 학습시킨다는 거지요. 그래야 "장사"가 되니 말이지요. 그중 1명 또는 소수의 그룹이 성과가 나오면 그걸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거지요.

둘째, 부모님은 아무리 내 자식이 공부를 안하거나 흥미가 없어도 일단 보내야 안심이 되는 겁니다. 그래도 학원에 보내놓으면 좀 낫지 않겠냐는 것이지요.

끝으로 학생 자체도 자기 혼자서는 절대 안하니 학원에 가면 억지로라도 할 것 같은 막연한 믿음이 있는 것이지요. 그랫서 심야 자율학습이 계속 되는 거지요.


저는 기말고사를 앞 둔 부모님과 학생들께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학원에서 아예 자율학습을 안 할 수는 없지요. 또 학원을 끊기도 좀 그러실 겁니다. 그러니 이번 시험부터는 이런 방식을 고려해 실천해 보십시오.

첫째, 자율학습은 10시까지만 참여하세요. 그 뒤는 집에 귀가하여 여유를 갖고 스스로 정리해보세요. 아니면 그냥 스트레칭만 하고 주무셔도 됩니다. 대신 10시까지 하는 자율학습은 최선을 다해 집중적으로 해보세요.

둘째, 자율학습 때 할 과목 공부를 구체적으로 정해놓으세요. 오늘은 무슨 무슨 과목을 하겠다 말이지요. 중요과목은 하루 2개까지만 고르시고 나머지 1개는  예체능을 고르세요. 그래서 시험 1주일 전까지는 전 과목을 한번씩 훑어 보며 정리하셔야 합니다.

셋째, 시험기간에는 절대 도서관에 가지 마세요. 도서관은 많은 학생들이 단기간에 몰려 매우 북적거립니다. 그래서 주위가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친구를 만나 나도 모르게 몇 시간씩 놀고 오거나 잠만 자다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끝으로 공부는 혼자서만 하세요. 절대 친구들과 함께 하지 마세요. 우리네 조상님들은 학문을 하려면 고양이의 마음을 가지라 하였습니다. 홀로 다니며 주체적으로 하라는 거지요. 만약 모르는 문제가 생긴다면 체크해두고 다음 날 상위권 학생에게 따로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결국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지요. 학원과 선생님, 친구에게 너무 의지하면 결국 내 숨은능력을 발휘해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와 학원 선생님께서 지도해주실 때 집중력있게 매우 열심히 공부하시고 그 나머지는 스스로 하시길 바랍니다.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기는 어렵습니다. 선생니들께 분명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나머지는 혼자 해야 한다는 거지요. 실제 쪽집게 고액 과외를 받은 학생이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에 진학했지만 혼자서 공부할 때의 성적은 오히려 떨어지거나 심지어 대학교에서도 과외를 받는다 하지 않습니까. 친구와도 시험기간 만큼은 거리를 두시구요. (가끔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더 잘 하는 학생도 있긴 합니다만 스스로 한번 돌아보세요. 친구와 함께 있을 때 나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부했나 말이지요.)

사람의 몸은 새벽 1시가 넘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또한 기억력은 잠자기 전에 한번 보고 다음 날 아침에 한번 더볼때 더 효과적으로 상승합니다. 그러니 굳이 학원에서 밤12시 새벽 1시까지 남으실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내가 스스로 내 공부일정을 짜서 효과적으로 해내는 것이지요. 바로 그러할 때 비로소 기말고사 준비 다운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모두 이번 기말고사 대박 내실 수 있길 바랍니다!! 화이팅!!  임정혁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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