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반가웠습니다. 아내가 전한 뜻밖의 소식은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행복한 소식이었습니다. 참 기뻤지요. 큰 아이는 엄마 뱃속에 동생이 왔다면 너무 기뻐했고, 이제 17개월짜리 둘째는 왜 웃는지 이유는 아는지 연방 미소를 띄었습니다. 친척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할머님이나 아버님 그 외 많은 친척 어르신들께서 축하를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걱정어린 조언과 시선도 많았습니다. 역시 경제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도 쉽지 않지만 앞으로 세아이의 양육비 부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이 걱정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 나라 출산보조 정책은 문제가 있습니다. '출산 후 양육에 대한 지원'보다 '출산 자체를 위한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돈' 줄 테니 애 낳으라는 출산 보조금 제도이지요. 물론 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낳으나 출산시 드는 비용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로 양육과정에 있어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제가 보다 실질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과거 저희 집 차량은 i30였습니다. 저희 네 식구가 타기에는 매우 적절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하나 더 낳오면 카시트를 설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지요. 결국 SUV나 RV로 차량을 바꿔야만 합니다. 최소 7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이어야만 합니다. (아시다시피 5인승짜리 SUV는 승용차나 별반 다를 게 없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 차량들의 배기량이 하나 같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나라 차량세금은 배기량에 따른 기준부과방식입니다. 저희는 7인승 쏘렌토(2.5)로 바꿨는데요. 세금이 1년에 50만원 이상 부과됩니다. 이것만이 아니지요. 건강보험료 역시 배기량에 따른 부과가 있어 저희 집 건강보험료 앞자리 수가 갑자기 바뀌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차와 관련해 정부가 자랑하는 또 다른 정책으로 취등록세 면제 제도가 있지만 차라는 것은 처음 구입할 때보다 구입한 이 후가 더 문제란 것입니다.
 
이 밖에도 난감한 마음이 들게 하는 부분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정부는 대출금리 등에 있어서도 혜택을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희 같은 서민이 갑자기 엄청난 돈을 빌려 집을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기적인 회사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라 승진 가산점이란 것도 그림의 떡에 불과하지요. 출산 육아휴직이란 것 역시 직원복지가 잘 갖춰진 일부 기업에서 정규직에게만 적용되는 얘기일 뿐 저희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입니다(제 아내는 내년 출산 후 직장을 그만 둘 예정입니다).

또 다른 셋째아이 혜택으로는 다자녀 카드 같은 게 있습니다. 각 기업과 연계해 혜택을 주는 카드인데요. 예를 들어 0 마트에서는 포인트가 두배로 적립되는 혜택이 있지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게 얼마나 되겠습니까. 일년에 한 1만 포인트나 될까요? 이미 두 아이의 양육을 위한 지출 자체가 부담이 되고, 신생아에 대한 부담까지 늘었는 데, 이런 혜택이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런지요.

그나마 좀 괜찮은 것은 저기요금 감면 혜택입니다. 현재 약 20% 정도 할인해 주는데요. 아이가 셋이다보면 에어컨이 필요한게 사실인데, 이런 점에 있어서 상당히 괜찮습니다. 일단 삶에 직접 연관되는 부분이고, 지속성 있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다자녀 가구에게 혜택을 주려면 이런 식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출산 자체를 장려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출산 후 어떻게 양육을 국가가 보조해 줄 것이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좀 더 생각해볼 것은 우리 나라 지원정책은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국가가 기본적으로 잡아놓는 틀이 명확치 않다는 거지요. 이러한 지원과 관련해 제가 제안하는 몇 가지 정책이 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정책 담당자가 본다면 좀 참고해주었으면 좋겠는데요.

우선, 보육료 지원에 대한 부분은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현재 추진하는 셋째 아이 이상 전액 지원은 반드시 관철되어야 합니다.

두번째로 차량 세제혜택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아이 이상부터는 7인승 또는 9인승 차량에 있어(12인승부터는 차가 너무 커서 아내가 운전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 발생) 일정부분 할인혜택이 있어야 하며, 건강보험료 역시 할인될 수 있어야 합니다. 차량 세금 수십만원이 올라간 것도 서러운데, 건강보험료까지 올린다는 건 너무한다 싶습니다(건강보험료 지원이 있으나 차량 교환으로 인한 증액에 비해 턱없이 낮음).

세번째로 병원비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임신 했을 때야 고운맘 카드가 있으니 아내에 대한 부분은 해결됩니다. 하지만 출산 후 드는 엄청난 병원비는 정말 부담스럽습니다. 세 아이가 번갈아가며 아프기 시작하면 어쩔 때는 일주일 내내 병원을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지요(고운맘 카드처럼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카드를 제작하면 될 것이라 봅니다). 

끝으로 (부산시처럼) 학교 교육에 있어서 급식, 학비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학원비야 각 가정에서 해결할 사교육의 영역이라해도(실제로는 이게 가장 부담!!) 적어도 공교육에 있어서는 지원이 있으면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 것입니다.  공교육, 생각보다 드는 돈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대학 진학 후를 생각해 보면 정말 답이 안 나옵니다.

고도로 발달한 정보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인 문제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출산과 양육 역시 모두 '돈'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갈수록 저출산이 되어 가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오늘의 경제적 불안정성에 기인한 것이겠지요. 나 혼자도 건사하기 힘든 사회이니 말입니다. 따라서 출산장려정책은 출산 그 자체에 대한 장려가 아닌 출산 이 후의 삶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만 합니다. 지금처럼 해서는 김주원(시크릿가든) 정도 되는 소득수준이 아닌 이상 모두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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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 지난 참여정부만큼 보육이나 여성관련 이슈에 대해 깊은 관심과 구조적 틀을 만든 정권은 없었다. 분명 2010년을 사는 우리는 지난 정부의 정책 덕을 보는 면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필자는 지난 5년간 20조나 쏟아부은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고자 한다. 저출산 대책에 대한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또 다시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패하는 우를 범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저출산대책 - 돈 줄 테니 애 낳아라?

작년에 국회에서 있었던여성정책조례 관련 토론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이곳에서 필자는 각 지자체가 갖고 있는 출산관련 조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참으로 다양한 정책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출산을 위해 돈을 주겠다하는 것이었다. 둘째를 낳으면 얼마, 셋째를 낳으면 얼마라는 것이다. (아니 그나마 이런 지원책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사실상 아무 대책도 없거나 있어도 형식적으로 있는 게 태반이다)


애를 낳지 않는 두 가지 이유

그러나 이는 지극한 단견에 불과하다. 우선, 오늘을 사는 부부는 출산비용이 없어 애를 낳지 않는게 아니다. 실제 지난 2005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저출산 의식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저출산 원인 1위는 '자녀양육에 따른 부담'이었다. 아이 하나를 기르기 위해 투자되는 어마어마한 사교육 등 비용부담이 보다 현실적이란 것이다. 보도에 따라 다르지만 아이 하나를 대학졸업까지 시키는 데 최소 1억이상이 든다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기혼여성에게 가사와 육아는 일보다 우선되거나 양보돼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남자의 61.1%가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여성은 결국 자신의 경력을 단절시키면서 가사와 육아의 책임을 져야만 하는 요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는 현실 속에서 출산은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출산휴가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아니 여성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현실을 보면 출산휴가라도 쓰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내가 여성이라도 출산을 할 마음이 싹 달아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시장'과 '자율'에 맡기면 보육의 질이 올라가나?

지난 5년간 있었던 저출산 대책의 또 다른한 축은 바로 보육이다. 실제 약 20조 이상 투입된 정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예산의 70%정도인 약 14조원이 보육관련 예산으로 쓰였다. 이에 대해 매일경제신문은 보육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보육정책의 대안으로 '시장'과 '자율'을 들고 있었다.(기사참조) 그러나 필자는 궁금하다. 정말 시장과 자율에 맡기면 보육의 질이 올라가고, 이에 만족한 부모들이 출산을 하겠냐는 것이다. 

지금 문제는 애를 온전히 맡길 데 자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중요하다. 물론 통계상으로는 남아돌지 모르겠으나 현실은 보육의 질을 떠나 절대적으로 맡길 수 있는 가까운 어린이 집 자체가 부족하다. 특히, 장애아동의 경우는 맡길 수 있는 곳이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경제 살리기 명목으로 우선 삭감된 복지예산 부족과 의지부재 때문 아닌가? 출산과 양육을 여성에게만 전가하려는 너무도 가부장적인 사고 때문 아닌가? 시립과 구립 어린이집은 정말 너무 부족하다. 왜 사설 어린이집에만 예산을 투입하고, 시립과 구립 어린이집 건축에는 이리도 소홀한가.


어떻게 해야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가?

저출산 문제 해결은 사실 이미 답이 나와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나라 중에 스웨덴의 경우만 간단히 보도록 하겠다. 스웨덴은 사실 우리와 같은 저출산 문제로 고민하던 곳이었다. 그래서 정부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대적인 저출산 극복 대책을 시행했다. 저출산 극복 대책의 핵심은 한마디로 "취업과 양육 양립지원"이었다.
 
스웨덴은 우선 양육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노력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육아휴직 제도인 데, 스웨덴은 아빠의 육아휴직 기간을 30일로 의무화해버렸다. 엄마 뿐 아니라 아빠에게도 양육의 책임을 나누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육아휴직 동안도 여전히 급여를 지급하는 데, 소득의 80%정도를 보전해주고 있다. 보육의 경우 양질의 보육을, 충분한 접근성과, 공공재원을 통하여 제공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갖고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보육부문 지출은 스웨덴 국내총생산의 약 2%정도를 차지하고, 부모의 보육비 분담비율은 전체 보육비용의 11%수준을 유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스웨덴의 노력은 실질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1980년대 약 1.5명 수준이었던 출산률이 약 1.85명까지 올라간 것이다. 여기서 함께 보면 좋을 것이 바로 여성의 취업률인데, 스웨덴은 2006년 기준으로 남성 82%, 여성 78%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양성평등 지수 역시 세계 최고의 수준을 보이며 삶의 질이 매우 높은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즉, 저출산 문제의 해답은 출산과 양육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부부가 함께 지는 양성평등 문화에 그 첫째가 있다. 두번째는 보육의 공공성 확대이고, 세번째는 여성의 사회참여 기회확대 및 실질적 보장 끝으로 네번째는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 확산에 있다는 것이다. 


정리하며

우리 사회가 더욱 양성평등하고, 국가의 책임을 분명하게 확인하며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지 못하면 결코 저출산 문제는 극복될 수 없을 것이다. 출산지원금은 출산에 따른 보조 또는 도움은 될 수 있을망정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모든 희생을 감수하라는 요구는 말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출산과 양육을 여성에게만 전가하며 국가의 책임을 은폐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출산과 양육은 어디까지나 부부가 함께 짊어져야할 부분이지 결코 여성에게만 부과할 수 없는 문제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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