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용석 의원이 박원순 시장의 아들에게 가하는 병역비리 의혹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그가 증거 동영상이라며 공개한 것을 보니 이러한 생각이 더 확실해 지게 됩니다. 그가 이른바 '허리 디스크' 라 불리우는 추간판 탈출증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른바 '허리 디스크'에 대해 좀 알 필요가 있습니다. '허리 디스크'로 인한 4급 판정은 발병당시가 가장 핵심입니다. 한번 허리 디스크가 생기면 MRI 촬영을 하게 되고, 병무청에 재검을 받으러 가게 됩니다. 그러면 MRI 필름과 재검 대상자의 현재 상태 등을 고려해 군의관이 판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허리 디스크 환자라해도 발병 양상이 모두 다르다는 게 중요합니다. 제 친구 중 한녀석은 군대에서 의가사 제대를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 친구는 군복무로 인해 허리 디스크가 발병했습니다. 누웠다가 일어나는 것조차 불가능해 군복무를 하다가 전역을 하게 된 경우입니다. 

병원에서는 당연히 수술을 하라 권했지요. 그러나 이 친구는 병원에 입원하는 선택을 합니다. 그냥 가만히 누워 있으면서 비수술적 요법으로 재활 치료를 하게 되지요. 그리고는 약 한달 후 예전같지는 않지만 생활에 지장은 없을 정도로 회복되어 퇴원을 하게 됩니다. 

그 후 이 친구의 모습이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우선 허리를 바르게 세우고 생활을 합니다.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이지요. 또한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을 계속해서 합니다. 허리 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친구는 지금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자,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점프 동영상' 이란 게 있습니다. 이건 박원순 시장의 아들이 디스크가 발병하기 전 영상입니다. 그런데 지금 인터넷 상에서는 이 영상을 보며 4급 판정이 거짓이라 이야기하지요. 우선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번째로 박주신 씨가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동영상이 있습니다. 계단을 동시에 2-3개씩 뛰어 내려간 것도 아니고 무거운 짐을 들고 간 것도 아닙니다. 그냥 걸어 내려가고 있는 영상입니다. 이 정도는 정말 심한 환자들이 아닌 이상 왠만한 디스크 환자들도 할 수 있습니다.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강용성 의원의 주장처럼 디스크에 걸리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니는 게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활을 해야 합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살아야 재발도 되지 않고, 건강한 허리를 유지할 수 있지요. 또 디스크에 걸려있는 당시에도 이렇게 해야 고통이 더 적습니다.

앞서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약 10여년전 허리 디스크로 인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 적이 있다 하였지요. 그것도 두개의 척추에 문제가 생겨 이 모두를 수술한 후 철심을 박아야 한다(고정핀 4개로 척추를 고정하는 것)는 진단을 받기도 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중 한개만 수술을 하고 약 열흘 후 퇴원을 하고, 걷기와 등산을 통해 재활운동을 거듭해 지금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 경험과 주변 환자들의 사례를 보면서 강용석 의원은 허리 디스크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가 주장한 것들은 허리 디스크를 직접 경험한 환자로서 수긍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어제 증거 동영상이라고 공개한 것 역시 도무지 '증거'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지요. 비난을 하거나 의혹을 제기하려면 좀 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강용석 의원은 왜 이러는 걸까요. 저는 그가 '스캔들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정치인은 칭찬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욕이라도 꾸준히 먹어야 합니다. 그래야 대중에게 잊혀지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킬 수 있지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이런 사람이 낙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선이 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진보든 보수든 어느 한쪽의 단결된 지지층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그는 이번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지런히 의혹을 제기하며 스캔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우리의 현실은 우리 정치수준을 알게 하는 대목입니다. 정책과 공약실현, 의정활동 등을 두고 인물을 뽑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비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니 말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총선에서는 좀 더 일하는 사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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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것이 지난 3일부로 꼭 100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는 특별한 행사를 하지는 않았더군요. 대신 박원순 시장은 시민과의 대화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번에는 특별하게 블로거들을 서울시청으로 초대하였지요. 그것도 파워 블로거만 초대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일반 블로거들도 초대하였습니다. 심지어 중학생 블로거도 있었지요!

(저는 자녀교육과 성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블로거라 이번에는 영유아 보육에 관한 질문을 하는 '패널'로 초대되었습니다. ㅎㅎㅎ)



제가 질문한 것은 사실 예전에 제가 포스팅 한적이 한번 있습니다. 당시 저는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순위를 정하는 것이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정해졌음을 지적하고, 이를 좀 더 발로 뛰는 행정을 통해 시정해야 한다 주장하였지요.(관련글 : 가난하면 어린이집도 못 보내나?, 영유아 보육, 좀 더 발로 뛰는 행정일 수 없는가?)

즉, 국공립 어린이집 1순위 배정을 받는 맞벌이 부부의 재직 확인을 왜 꼭 고용보험 가입증명서나 직장의료보험증명서 등으로 입증해야 하냐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나라 일일근로자의 약 40% 내외만이 가입되어 있는 것인데 말이죠. 그러다보니 정작 비정규직에 있는 더 어려운 형편의 가정은 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사립 어린이집에 가야만 합니다.



이 질문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입소순위는 영유아보육법과 보건복지부 지침을 따르게 되어 있다 대답하였습니다. 사실 실망스러웠습니다. 너무나도 공무원스러운 답변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이 말 이후 대반전이 있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이 답변이 지극히 공무원스럽다고 스스로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직접 뛰어 보니 이렇게 실제 현실을 전혀 모르는 불합리한 제도가 너무나도 많다고 하면서 지침을 따르긴 해야하나 여기에 머물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현재 이같은 현실적 문제 수백가지를 정리하여 다음 4월 총선 이후 새 국회가 구성되면 적극적으로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대답하였습니다.

아, 정말 멋지더군요. 속이 시원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문제 때문에 동사무소와 시청은 물론 보건복지부까지 직접 연락을 해봤으며 지난 번 김문수 도지사와의 대화 때도 이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늘 영유아보육법과 보건복지부 지침 타령만 했지 그 어느 때도 이렇게 시원한 대답을 해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지금은 문제가 있으나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을 준 것이지요. 

제 질문 이후에도 여러 블로거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저는 모든 질문을 경청하며 대답하는 그의 자세와 눈빛을 보면서 이분이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그는 정치인이나 전혀 정치인다운 세련된 스킬이나 말투, 사진찍는 기술, 악수습관 등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냥 정말 열심히 일만 하시더군요.


그런데 저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블로거 간담회가 다 끝난 후였습니다. 저희 블로거들은 간담회 후 시장실에 방문할 수 있었는데요. 시장실이 전혀 시장실 같지 않았습니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시민들이 보내주신 여러 의견들입니다. 한쪽 벽면 전체가 포스트잇으로 가득 채워져 있지요. 그는 이것을 장식으로 채워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내용을 모두 숙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난 양의 책이었습니다. 저는 시장실이 무슨 도서관인 줄 알았습니다. 책꽂이에는 서류파일보다는 각종 서적과 다른 나라의 정책사례집 등이 가득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의 내용들 역시 모두 숙지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지금 위 사진에 있는 파일들은 박원순 시장이 직접 정리한 것들입니다. 서울시의 핵심당면과제들이 정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더군요.)

 


지금 이 사진은 100% 연출된 사진인데요 ^^ 책상을 너무 깔끔(?)하게 정리한 것이 보입니다. 평소에는 너무 일을 많이해서 이렇게 정리되어 있지 않는다 하더군요. 참고로 박원순 시장이 가장 빨리 퇴근하는 시각은 밤 9시라고 합니다. 주로 현장을 많이 다니고, 여러 의견 청취를 많이 하며 갈등을 조율하는 작업을 하다보니 그렇다고 합니다. 



박원순 시장은 자신이 왜 이 시기에 당선되었는가에 대한 생각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자신은 시장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꿈을 실현시키고, 도시의 성장을 위해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도시를 준비하고 싶다 하였습니다. 이제는 성장의 시대를 지나 한 개인의 인격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삶의 질의 문제가 중요하다 하였습니다. 

참 좋은 말들입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공염불' 같아 보이는 말들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가 지난 100일 동안 뿌린 희망의 씨앗들을 보며 어쩌면 이 사람은 이런 일들을 해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경청의 자세, 공부하는 자세, 겸손한 자세 그리고 그의 희망을 만들어온 그의 삶의 여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100일 동안 변화된 서울시는 믿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서울시립대의 반값 등록금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아동인권조례까지 당연하다고 생각되었으나 '꿈' 같았던 이야기들이 현실이 된 것이지요.

하지만 아직은 지켜볼 일입니다.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되었으니까요.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그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또 어떤 외풍이 불어올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그 동안 그가 달려온 행보를 보며 이 희망의 씨앗을 싹 틔우고, 꽃 피울 수 있기를 기원하게 됩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먹고 사는 문제에 머무는게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한 고민과 그러한 문화와 제도를 만들어 갈 때가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 연합뉴스 2월 3일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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