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월드 그랑프리 2008 파이널이 오는 6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리게 되었다. 이미 필자는 리저브 매치로 출전하는 최홍만의 선전을 기원하는 글을 쓰기도 하였는 데, 이번에는 각 경기에 대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전망해보고자 한다.

먼저 제 1경기이다. 바다하리와 피터 아츠가 맞붙는다. 아츠는 K-1의 한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한 선수이자 좋은 성적을 내왔다. 70년생인 그의 기량은 여전히 뛰어나다.

그러나 바다 하리의 말처럼 아츠를 뛰어넘는 선수가 없으면 K-1에도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아츠 이상의 테크닉과 프로 정신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 물론 나는 그것이 바다 하리라고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바다 하리는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 경기는 아마도 두선수의 특성상 난타전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을 것 같다. 거리를 재고, 타이밍을 노리며 고도로 계산된 플레이와 기술이 나타날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아츠의 승리가 예상되나 기왕이면 바다 하리가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가장 기대되는 경기이다.

제 2경기는 에롤 짐머맨과 에베르톤 테세이라의 경기이다. 두 선수는 모두 K-1을 이끌 차세대 주역들이다. 특히, 테세이라는 극진 출신은 안면이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렸고, 뛰어난 신체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에롤 짐머맨 역시 무서운 강자이다. 그가 지난 번 글라우베 페이토자를 Ko시키는 모습은 격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었다.

누가 승자가 되든 신인다운 화끈한 승부를 예측해본다. 또한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K-1의 내일이 보이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테세이라에 5.5정도 승리 가능성을 둔다)

제3경기는 구칸 사키와 루슬란 카라예프의 대결이다. 루슬란은 한국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시원한 경기스타일과 멋진 외모는 그가 K-1의 스타로 성장하는 것이 당연하게만 느껴지게 한다.

반면 구칸 사키는 과연 격투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착한(?) 하드 웨어를 보유하였다. 특히, 그의 복부에 쌓인 넉넉한 인격(?)은 그를 더욱 편하게 느끼게 한다. 허나 그의 경기는 집요한 맛이 있다. 또한 현재 4연승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루슬란의 승리를 예상해본다. 구칸 사키 역시 상승세이나 루슬란을 쓰러뜨릴 만한 강점이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 필자가 워낙 루슬란의 팬이다..^.^;;)

제 4경기는 레미 본야스키와 제롬 르 밴너의 시합이다. 필자는 과연 이번 대회에서 밴너가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 궁금하다. 기왕이면 우승을 했으면 하지만 첫 상대부터 워낙에 피곤한 시합이 될 거라 보여 어렵게 느껴진다.

확실히 레미는 그렇다. 뭐 그리 엄청난 선수라 느껴지지는 않으나 상대를 집요하게 공략하며,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상당한 데미지를 축척시켜버린다. 그래서 설사 그를 이겼다해도 그 다음 경기에 상당한 지장을 주고 만다. 

경기는 밴너의 공격이 주가 될 것이고, 레미는 언제나 그렇듯 방어와 반격 위주로 포인트를 쌓으며 기회를 노릴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제롬 르 밴너의 승리를 예상해 본다. 또 그러면 좋겠다. 레미가 올라가면 별로 재미가 없다. 

제 5경기는 최홍만과 레이 세포의 대결이다. 지난 번 자세히 썼듯 최홍만이 준비만 잘하면 승세가 있다. 선전을 기대해 본다.(관련글 : 최홍만 야수 본능을 깨워 레이 세포를 잡아라)

제 6경기는 폴 슬로윈 스키와 멜빈 매누프의 대결이다. 멜빈의 경기는 언제나 보는 재미가 있다. 화끈하다. 그러나 화끈한 타격과 강자라는 인식과 달리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가끔은 너무 날뛰다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약하다거나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건 아니다. 멜빈은 상당한 강자임이 분명하다.

한편, 폴 슬로윈 스키 하면 로우킥의 달인과 어네스트 후스트가 떠오른다. 또한 강력한 롱훅도 떠오른다. 그가 마이티 모를 KO 시키던 것을 떠올려 보라. 따라서 이 경기는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 되는 승부가 될 것이고, 아마도 Ko 승부가 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폴 슬로윈 스키의 승리를 예상해 본다. 멜빈에 비해 가드가 더 좋고, 로우킥을 통해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 좋은 효과를 발휘할 것 같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K-1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 각 경기를 전망해 보았다. 당연히 보는 이의 관점, 선호하는 선수와 경기 스타일에 따라 전망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아무리 이론적으로 예측을 해보아도 격투기의 승부는 어떤 변수가 어떻게 작용하여, 어떤 결과를 낼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아울러 경기를 하는 선수 못지 않게 중요한 건 경기를 보는 팬들의 자세 일 것이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있겠지만 그의 승리만을 외치기 보다 파이팅을 얘기하고, 상대 선수의 강점을 존중하며, 승리와 패배를 인정하는 법을 배워가는. 또한 선수들의 정신력을 보며 내안의 내면을 강하게 다져나갈 수 있는 바로 그런 자세. 바로 이런 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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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완벽한 패배였다. K-1의 채점방식과 홈 어드밴티지 때문에 무승부가 나왔지만 무승부도 과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허나 패배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피터 아츠나 어네스트 호스토, 앤디 훅, 밴너도 모두 패배를 경험한 선수들이다. 오히려 패배를 인정하고, 다시 연구하여 도전하는 모습 속에 이들을 훌륭한 선수라 칭하는 근거가 있었다.

최홍만도 그래야 한다. 패배에 대한 부담과 비난에 주눅들 필요 없다. 기존의 단점을 보완해 성장해 나간다는 마음과 실천을 통해 더 큰 선수가 되기를 다짐해나가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이번 최홍만의 경기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기에 이리도 완벽한 패배를 당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기감각이 떨어진 그의 상태와 야성을 잃어버린 것을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1.확연히 떨어져버린 경기감각. 


먼저 스텝의 부재를 들 수 있겠다. 어찌 달라도 이리 다른지 모르겠다. 그의 스승 김태영 사범은 뛰어난 스텝과 밸런스로 노장임에도 매번 좋은 경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최홍만은 덩치가 커서 느린 것 말고도 스텝 자체가 너무 엉성하다.

사실 이번 경기 말고도 항상 느껴오던 바이긴 하였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서는 좀 더 심했었다. 심지어 타격 때 자기 발이 엉켜 제대로 충격이 전달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니 더 말하여 무엇하랴. 당연히 바다 하리를 쫓아갈 수도 없고, 때릴 수 있을 리 없었다.
아예 이번 기회를 통해 스텝부터 다시 시작하는 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두번째는 통나무가 된 상체이다. 이번 경기에서 그의 움직임은 너무 단순하였다. 나는 살아있는 샌드백이 걸어 가는 줄 알았다. 좀 더 상체를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상체를 움직인다는 것은 좌우로 흔드는 것 외에도 부지런히 손을 뻗으며 가야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의 최홍만의 움직임은 직선으로 다가서도 손을 꾸준히 뻗으며 상대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갔었다. 다가오는 최홍만을 향해 펀치를 내뻗는 상대에게는 두대로 갚아주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펀치도 제대로 못 뻗으며 나가 위협조차 주지 못했다.


세미 슐츠가 강한 것은 최홍만 같은 거인임에도 부지런한 움직임 즉, 상체를 흔들고 손발을 쉬지 않고 뻗어 대는 착실한 기본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최홍만은 배울 필요가 있다. 만약 그가 손과 상체만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여도 그는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동체시력 자체도 너무 떨어져 보였고, 상대를 가격하는 센스 역시 매우 떨어지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 보였다. 확실히 너무 오랜만에 시합하게 된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좀 더 많은 스파링을 통해 보완해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2.잃어버린 야성미

밥샵을 강하게 느꼈던 것은 그가 지닌 야성미 때문이었다. 엄청난 근육으로 어네스트 후스트의 커버링 위를 공략해 다운을 뺏어내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었다.

최홍만도 초기에는 그랬었다. 뒤로 물러서지 않고 맞불을 놓으며 상대를 압도해 나갔었다. 이것은 훈련으로는 되지 않는 타고난 센스와 야성미이다.


그러나 밥샵이 야수 조련을 받으며 야성미를 잃어버렸던 것과 달리 최홍만은 김태영 사범을 만나 오히려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나는 이 때만해도 그가 상당히 성장할 것이라 믿었었다.


허나 마이티 모에게 한방 떡실신 패배를 당한 이 후 왠지 겁을 잔뜩 집어 먹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하였다. 커버링을 충격 완화와 기회포착을 위해 드는 것과 달리 그는 무서워서 들고 있는 것만 같아 보인다.

특히, 이것은 이번 경기에서도 너무 확연히 드러났다. 바다 하리는 분명 좋은 선수이지만 밴너나 마이티모 만큼 강한 펀치력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런데 그의 펀치가 나올 때마다 최홍만은 손을 앞으로 내밀며, 뒷걸음질 치고 눈을 감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었다.

이것은 결국 내 의지와는 달리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것. 즉, 겁을 잔뜩 집어 먹었다는 얘기인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야성미를 다시 살려내는 수 밖에 없다. 난타전도 두려워하지 않는 바로 그 야성미. 내가 KO 패배 하더라도 내가 때릴 수 있는 만큼 때려보고 지겠다는 바로 그 야성미를 말이다.(이를 위해 필자는 일단 좀 많이 맞어보는 연습을 할 것을 권해본다)



이제 결론을 지어보자.

효도르는 최홍만을 한국에서 가장 강한 선수 중 하나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K-1 측에서는 최홍만을 여전히 흥행카드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보았던 최홍만의 모습은 운동량이 굉장히 많았던 것을 알 수 있게 하였다. 살도 빠졌지만 이것은 군살이 주가 되었고, 타격에 필요한 근육은 좀 더 늘은 것 같아 보였다. 그만큼 최홍만은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이러한 그를 폄하할 필요도 없고, 비난만 할 필요도 없다. 뒤에서 응원하며 건설적인 조언을 해주면 된다.

허나 그의 잃어버린 경기 감각과 야성미는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2라운드에서 뺏었던 다운도 사실상 그가 잘했다기 보다는 바다하리의 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바로 치고 빠지지 않고 머뭇거리다 맞았으니) 이런 식의 경기내용으로는 선수 생명을 오래 끌고 갈 수가 없다.

그가 살아남고, 기억되기 위해서는 다시금 야성미를 찾고, 기본기를 닦아야만 한다. 스텝부터 상체 움직임, 상대를 노려보는 눈빛까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이 맞아보기도 하면서 야성미를 찾아 다시 터프한 모습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 때는 그가 지더라도 고국의 팬들이 끊임없이 박수를 쳐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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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홍만의 흥행성은 인정할 만 하다. 최홍만은 머리 종양 수술을 받은 지 고작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본인도 괜찮다 하고 의학적으로도 문제 없다 하지만 일반팬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K-1 출전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가 지닌 흥행성은 오는 27일 열리는 K-1 서울대회에 최고의 빅매치로 연결되게 되었다. 현 헤비급 챔피언 바다하리와 대결하게 된 것이다!! 이종 격투기 팬으로써는 최홍만과 효도르 대결 이 후 매우 흥미진진한 시합이 열리게 되었다.




특별히 이 경기가 더욱 흥분되리라 예상되는 것은 두 선수의 파이팅 스타일 때문이다.
모두 알다시피 최홍만은 쉽게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상대가 강하게 밀어붙이면 본인도 강하게 나선다. 요즘은 노련미가 붙기 시작해 클린치도 하지만 주로 함께 맞펀치 교환을 하는 편이다. 그의 펀치력과 니킥의 위력은 격투 문외한이라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이 강력하다. 오픈 블로우 성 공격에도 상대는 강한 타격을 입는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그의 강력한 출전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최홍만이 시합에 굶주려 있다는 얘기다.


바다 하리는 현 헤비급 챔피언으로써 지난 타이틀 매치에서는 일본의 후지모토 유스케를 압도적인 실력과 터프함으로 제압해 버렸다. 그의 펀치 각도와 상대방을 휘감는 로우킥은 매우 위력적이다. 바다 하리 역시 뒤로 물러서지 않는 스타일로 강한 인파이팅을 구사한다. 그의 터프함은 K-1 데뷔 전에 있었다는 소문에서도 알 수 있다. 그가 뒷골목의 건달 17명과 실제 싸움을 하여 이겨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그의 터프함이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두 선수는 게임이 시작되자 마자 난타전을 벌일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다.


여기서 최홍만의 문제수술 이 후 그의 컨디션이 얼만큼 올라왔냐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봐도 그 짧은 시간내에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 올리는 데는 무리가 있다. 또한 바다 하리의 뛰어난 복싱 실력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있다. 슐츠는 안면에 가해지는 펀치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바다 하리는 오히려 이걸 즐기는 편이다. 끝으로 그의 뛰어난 스텝은 최홍만에게 최대 걸림돌이다. 그의 상대를 휘감는 로우킥을 스텝으로 치고 빠진 다면 최홍만으로써는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바다 하리최홍만과의 하드웨어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여부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전략을 세워 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홍만의 강력한 펀치(? 꿀밤이 좀 있다보니..ㅡ.ㅡ;;)를 어떻게 소화해내느냐도 문제이다. 바다 하리의 내구성은 확실히 좀 떨어지는 감이 있다.


음..

필자는 KO전으로 갈 때는 최홍만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판정으로 간다면 역시 바다하리의 우세이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톱 클래스 파이터와 겨루는 최홍만이 얼마나 근성있는 모습으로 재밌고,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하느냐 이다. 이것이 최홍만이 K-1에서 살아가는 비법이어야 한다. 승리만을 위한다면 최홍만은 덩치가 큰 그저 그런 선수로 머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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