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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30 내 자녀의 학교폭력피해, 이렇게 대응하는건 어떤가? 6

딸아이에게 협박과 욕설문자를 보낸 급우를 폭행한 혐의로 한 아버지가 구속 되었죠. 이 사건이 보도된 직후에는 이 아버지에 대한 비난이 줄을 이었습니다. 아이들 싸움에 너무 과한 대응을 했다는 거지요.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학교폭력에 의한 자살 청소년 보도와 가해학생이 보냈던 문자가 공개되며 여론이 급반등하였고, 인터넷은 뜨겁게 달궈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나라의 학교폭력은 이미 그 도를 지나치고 있지요. 청소년폭력 예방재단의 2011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 피해율은 약 11.8%로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우리 아이들 10명 중 최소 1명 이상은 학교폭력의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제가 이 조사에서 흥미롭게 본 것 중 하나가 바로 '성별에 따른 학교폭력 후 고통'입니다. 잠시 아래의 그래프를 함께 살펴볼까요.


이 그래프를 보면 학교폭력을 경험하면서 여학생과 남학생이 느끼는 고통 정도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고통을 느꼈다는 중간그룹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았지만 중요한 것은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는 항목입니다. 이 그룹을 보면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두배나 많음을 알 수 있지요. 즉, 자살충동에 이르기까지의 충격 경험을 여학생이 더 크게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여학생의 경우 폭력의 유형 중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경우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입니다(33.6%). 즉, 직접적인 신체폭력이 없는 모욕적인 욕설만으로도 굉장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위의 아버지가 한 행동이 십분 이해가 됩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문자를 보면 정말 과하다 싶더군요. '너 죽여 버릴 수 있어요 자꾸 씹으면..' 등을 비롯한 문자를 2분 간격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자를 받은 피해학생이 두려움에 떨거나 고통을 받는건 당연하겠지요.

이와 같은 현실에 대응하는 학부모님의 선택은 아마도 '운동'일 것입니다. 태권도나 합기도 수련을 시키는 것이 아마도 가장 손쉬운 방법이겠지요. 사실 저 역시 딸아이 셋 모두를 어린 시절부터 태권도를 시킬 예정입니다. 하지만 태권도 수련을 한다하여 모든 아이가 학교폭력이나 협박, 욕설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지요. 쉽게 마음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위의 아버지처럼 학교에 직접 찾아가 가해학생에게 복수하는 것도 최선의 방법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학교폭력의 경우 피해학생의 부모나 가족이 단호하게 대응해야할 필요는 있습니다. 때론 이것이 피해학생의 심리적 안정과 사건해결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 아버지는 교수자리도 내놓고 말았지요. 우리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이지요. 저도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이 닥치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스스로 물어 보았습니다.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딸 셋을 둔 아버지로서 이런 일을 겪는다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고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참고 : 오늘 이 글에서는 법이나 제도를 이야기하지 않고, 개인적 측면만을 다룹니다)


1. 학교 등교는 잠시 멈추도록 한다.-가해학생이 버젓이 등교하는데 내 아이를 보낼 수는 없지요. 아이는 가해학생을 보는 것 자체가 공포일 것입니다.

2. 아이와 먼저 병원 또는 상담소를 찾도록 한다.-신체적 상해는 물론 정신적 충격 역시 진단을 확보해 둘 필요는 있습니다. 일단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여 치료를 해야하기 때문이 첫 이유이고, 만약 가해학생과 그 부모가 사과에 불응하거나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인다면 단호한 대처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 두번째 이유입니다.

3. 아이와 충분히 대화하여 심리상담을 받아볼 것을 설득한다.-제가 '설득'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미 피해경험이 있는 아이를 강제로 치료받게 하는 것이 폭력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폭력의 경험은 장기적인 치료를 요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에 의한 상담과정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4. 가해 학생 부모와 직접 연락을 취한다.-저는 가해 학생도 문제이나 그 학부모가 더욱 문제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그 부모와 연락을 취하여 통화 또는 만남을 갖고, 사과를 요구할 것입니다. 가해학생을 만나는 것은 그 다음 순서인 것 같습니다.

5. 이 모든 과정을 선행하기 전 선생님과 먼저 상의한다.-저는 선량하고, 정의로운 선생님이 훨씬 많다고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생님과 먼저 상의하여 사건 해결이 가능하다면 그리 할 것입니다. (덧1 : 5번 문항을 두고 여러 의견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과 학교에 대한 신뢰가 이렇게까지 떨어진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이 과정을 꼭 가져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혹여 이에 대한 신뢰가 없으시다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5단계를 이행하시면 현실적인 대응이 가능하실 것입니다)

6.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도움을 요청한다.-우리 나라는 학교폭력이나 성폭력을 상담해줄 수 있는 통로가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학교여성폭력 상담전화 117 이나 여성긴급전화 1366, 청소년 상담전화 1388 로 전화하면 자세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저만해도 학교에서 만난 친구와 선생님이 참 귀하고, 소중했던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공포와 두려움 혹은 경쟁상대로 전락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딸 셋을 가진 아빠로서, 내 아이가 폭력사건의 피해자가 된다면 그 대응 절차를 미리 숙지할 필요는 있는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은 언제쯤 확보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정부 당국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노력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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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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