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남자다운 것인가?

요즘도 잊을 만하면 한번씩 나오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보면 극중 남자 주인공이 여주인에게 차 안에서 소리치는 장면이 나오지요. 자기랑 같이 살건지 죽을 건지 말하라 소리를 지릅니다. 또 이 장면을 그대로 따와서 무한도전의 모 개그맨은 '죽을래 사귈래'라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지요.

어제 해피투게더를 보다보니 또 비슷한 맥락의 모습이 나옵니다. 방송에 출연한 모 개그맨은 함께 출연한 여배우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거침 없이 몸을 만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얼굴을) 쳐주는 게 멋진거라는 얘기를 하기도 하지요.

물론 위 드라마는 극의 흐름에 따라 최대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려는 것이였을 겝니다. 또 아래의 예능프로 역시 웃자고 했던 것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고민이 됩니다. 왜 우리 사회는 여전히 매우 일방적이고, 마초성이 강한 모습을 남자다운 것이라 여기는 것일까요. 반대로 왜 여성은 이럴 때 가만 있거나 그냥 '가세요' 정도만 해야하는 것일까요.

남성성과 여성성은 늘 변해왔다

소위 말하는 '남성성'이나 '여성성'이란 것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늘 변화해 왔습니다. 때론 통통한 여성이 미의 기준이 될 때도 있었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나 성적 욕구를 표현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시대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남성 역시 모든 걸 책임지며 꼭 '바깥 일'만 할 필요도 없고, 이렇게 소리를 잘 지를 필요가 없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남성성'과 '여성성'이란 것은 사실상 얼마 되지 않은 것이며 이것을 굳이 따를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좀 더 나아가자면 이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21세기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사실상 '한물 간' 사상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이른바 '선진국' 그룹은 양성평등을 국가 경쟁력 확보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각 종 정책과 사회문화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속에는 당연히 고정된 성역할에 대한 반성이 있고, 성의 경계를 넘어 자신의 소질과 흥미, 적성에 맞는 일과 캐릭터를 개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요.

허나 우리는 여전히 여자 아이는 핑크, 남자 아이는 블루를 가르칩니다. 여자 아이는 늘 치마를 입으며 '선머슴아' 처럼 뛰어다니지 말라 집안의 어른들이 훈계를 하십니다. 저는 무려 20년을 넘게 공직생활에 있던 7급 공무원이 자기 팀장에게 커피를 타다 바치는 모습 역시 많이 보았더랬지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야

고정된 성역할에 대한 관념은 변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전세계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각 국의 문화와 사상이 교류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성역할'에 대한 부분은 우리 모습을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성의 경계를 허물고, '양성성'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병대 사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이번에 일어난 해병대의 여러 사건 속에 저는 왜곡된 남성성 역시 굉장히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판단을 합니다. 가령 성매매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수열외를 당해버린 병사의 사례는 그 극명한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부사관은 구타를 금지시켰다는 이유만으로 사병들에게 왕따를 당해 상담을 하기도 했지요.

모두 전형적인 '남자다움'에 대한 오해 속에 나온 것들입니다. 여성을 많이 거느리거나 성경험이 많은 남성, 구타를 참아낼 줄 알아야 남자다운 것이라는 왜곡된 인식이지요. 미군을 보면 구타를 없애고, 수직적인 질서가 아닌 프로의식과 자율적인 팀웍 형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강군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군문화 즉, 왜곡된 남성성에 기반한 문화로 21세기를 끌고가려 하니 끝없이 문제가 나오는 것이란 얘기입니다.

양성성을 개발한다는 것은

제가 양성성이 잘 갖춰졌다 생각하는 분 중 한분이 '차인표'씨입니다. 차인표 씨는 드라마에서는 굉장히 선이 굵은 연기를 많이 하시지요. 그 분의 외모부터가 남성미가 물씬 넘치기도 하구요. 각진 턱선과 엄청난 근육. 어느 하나 빠질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차인표 씨가 가정에서 생활하는 모습이나 어린 아이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미소 짓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게 되지요.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연출이 아님을 '입양'을 통해 직접 보여주고도 있구요. 

또 다른 예로 저는 채시라 씨를 들기도 합니다. 채시라 씨를 보면 우선 참 훤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요. 특히, 이 분의 젊은 시절 미모는 우리 나라를 대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채시라 씨가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프로' 의 모습이 물씬 풍겨납니다. 매우 철저한 자기 관리와 개발의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양성성을 개발한다는 것은 남자가 여자가 되는 것도 아니며 여자가 남자가 되는 것도 아닌 것입니다. 남성도 여성성을 개발하며 여성성의 측면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여성도 남성성을 개발하며 남성성의 측면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남성과 여성이 화성과 금성에서 온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닌 서로 하나될 수 있고, 어울려 더불어 사는 그래서 우리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정리하며

저는 위 방송에서 나온 모습을 이해합니다. 드라마이고, 예능이니 그랬겠지요. 그러나 이것을 당연하다는 듯 아무런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곤 합니다. 또 이러한 고정된 성역할을 주장하는 분들과도 자주 논쟁을 벌이곤 합니다. 이러한 관념이 우리의 정신사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이나 문화의 발전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 마초 같은 남자나 현모양처 같은 여자라는 캐릭터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것을 감지해야 하고, 이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교육부터 군대 문화에 이르기까지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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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을 보니 남자가 되는 데도 자격이 필요하나 봅니다. 무려 101가지를 해봐야 한다 합니다. 버라이어티쇼이긴 하지만 남자 되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남자의 자격 중 가장 큰 것이 집안이나 부모님에 대한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남자는 군을 입제대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신부감 역시 기왕이면 효성이 지극하여 내 부모님을 자기 부모님처럼 여길 사람이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25살에 시집와 시할머님을 모셔온 아내

저는 제 나이 다섯에 부모님이 헤어지시는 모든 과정을 직접 목도하였습니다. 그 후 15년간 대야에 생선을 담아 파시는 할머님과 삯바느질을 하시던 할아버님을 뵈어오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반드시 조부모님을 제가 모시겠다 다짐해왔지요.

겨우 25세에 결혼한 제 아내는 시부모님도 아닌 시할머님을 모시며 살아왔습니다.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많은 사연 얽힌 우여곡절을 겪으며 저희 가정은 지내왔고, 아직 어린 아내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장인, 장모님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없는 형편이지만 용돈이라도 한 번 더 드리고 싶어 하고, 휴가도 처가에 가서 농사일을 도우며 보냅니다. 제 아내에게도 나중에 꼭 장인, 장모님을 제가 모시겠다 약속하였습니다.


대학 연애시절 같이 찍은 사진


이해하지 못했던 아내의 눈물


하지만 아내는 가끔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결혼 초 저는 이런 아내의 눈물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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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발행되는 웹진 "우리"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여러 문제로 본문을 모두 싣지 못하고 더보기를 통해 링크 걸어둠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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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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