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번 등장했던 제 아내 얘기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제 아내는 욕심이 없습니다. 별로 돈에도 관심이 없고, 없으면 없는 대로 행복하게 살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이 유독 신발에는 관심이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저희 집 신발장을 보면 아내의 신발이 무려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독 제 아내만 이런가 주변을 좀 둘러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는 제 아내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여자들은 신발이 아니면 기타 작은 악세사리, 옷 등에 관심이 매우 많은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남자들로써는 쉽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구입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한가지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남자들이 도대체 '이게 왜 필요해' 라 할 정도로 신발, 옷, 악세사리 등을 구입하는 여성들. 옷장에 수십벌의 옷을 두고도 '아~입을 옷이 없어' 라고 하는 것 역시 결코 이 분이 "철" 이 없어 그런게 아니란 것입니다.

여성에게 있어 이것들은 일상의 매너리즘과 답답함에 대한 일종의 탈출구이자 본능적 욕구의 표현이었습니다. 물론 너무 지나치면 안되겠지만 어느 정도는 아내 또는 여자들의 이런 마음을 남자가 이해하고, 용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제가 아는 장로님 한분이 계십니다. 이분은 평생 교직에 계셨던 분이십니다. 참 점잖고, 교양 있는 분이지요. 특별히 욕심도 없고, 소박하게 살아가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이 이런 분도 유독 자동차만큼은 잘 나가는 것을 원한다 하는 것입니다. 기왕이면 고급차나 쌩쌩 잘 달리는 차가 좋다 합니다. 참 의외의 모습이지요. 연세도 좀 있고, 그렇게 점잖은 분이 유독 자동차만은 그렇게 신경 쓰신다니 말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렇게 자동차에 신경을 쓰는 것 역시 비단 이 분만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단히 많은 남자가 이렇게 배우자나 애인보다 자동차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는 애인이나 아내는 속이 터지려 합니다. 연애시절에는 '자동차가 나보다 중요해?!' 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하고, 결혼 후에는 '무슨 차에 돈을 그리 쏟아부어!' 라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소리를 듣는 남자는 억울한 심정입니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생명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정비소홀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족이나 애인과의 더 좋은 시간을 위해 더욱 차에 신경을 쓰게 되고, 또 기왕이면 멋진 차를 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또한 자동차는 운전자의 의지에 따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어린 시절 꿈이 가득한 '통제' 가능한 좋은 기구이기도 합니다. 사회에서 수많은 굴욕을 당하면서도 인내해야만 하는 남자로써는 아무런 대꾸나 반응 없이 풀 수 있는 자동차에 마음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성인이 된 남자는 세가지를 즉, 자동차-직장-여자친구를 원하게 된다 합니다. 물론 여자도 화장품이나 악세사리에 관심 없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남자도 자동차에 관심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기본적으로 오늘 다루는 주제는 양성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란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서로 다른 별에서 왔다할 정도로 이해 불가능해 보이는 양성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P.S : 이 글을 읽는 선생님께서 자동차(or 신발 등 악세사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한동안 아내에게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00 캐쉬백 포인트 적립을 해놓겠다 했으면서 안했기 때문입니다. 총각시절에는 그렇게 열심히 했는 데 말입니다. 그래서 빠른 시일안에 다녀와야겠다 맘 먹고 때를 보고 있었습니다. 

오호~그런데 엊그제 사무실에서 커피를 대량 구입하는 게 아닙니까. 바로 지금이다 싶었습니다. 문구용 칼을 들고 커피박스에 있는 캐쉬백 쿠폰을 모조리 오려왔지요. 운좋게 이번에는 보너스 포인트까지 있더군요. 모두 합해보니 약 3천포인트가 넘는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유후~!! 당당하게 쿠폰을 모두 수거한 저는 드디어 어제 대형마트를 방문해 캐쉬백 적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재밌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왠 수염이 더부룩한 남자가 이걸 하는 게 낯선 광경이었나 봅니다. 사실 쿠폰을 붙이고, 바코드를 출력해 붙이는 데 약간 시간이 걸리는 데요. 바로 그 때 주변에서 힐끗힐끗 저를 쳐다보는 게 아닙니까. 뭐 대학시절부터 익숙하게 느끼던 시선이었지만 정말이지 쉽게 적응 안되는 시선이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다양한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이 글에서 그 원인까지 분석할 마음은 없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아쉬움'은 있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각 각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나는 안 그렇다' 얘기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상당하니 말입니다.

물론 결혼 후 애를 낳고 기르다보니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 남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으로 존재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게 "차이" 겠지요. 서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 있고, 이것은 서로 존중할 필요가 있을테지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있어야 양성간의 대화나 배려의 삶은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굳이 각 각의 성역할을 고정 시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게 모두에게 더 편하면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런데 보면 꼭 어딘가 한쪽은 더 희생을 강요당하게 되니 말이지요. 

영국드라마 <닥터후>를 보니 주인공 닥터는 꼭 여성 여행 동행자가 있더군요. 900살이나 된 시간의 제왕 닥터이지만 어떤 문제든 혼자서는 안되고, 반드시 여성 동행자와 함께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때론 이들에게 마구 혼나기도 하고, 목숨을 빚지기도 하더군요. 또한 동시에 이 여성 동행자들도 혼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닥터와 함께 힘을 모을 때 그 잠재력이 발휘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결국 우리네 삶도 이와 비슷하단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 나도 남성 혼자만-여성혼자만은 살수도 없고, 해결 못하는 문제도 참 많지요. 예, 우리는 좋은 가사 담당자나 바깥일 담당자를 "고용" 또는 "찾아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닐 겁니다. 

서로를 더욱 사랑하기 위해..

서로에게 인생과 삶을 더 배우기 위해.. 

서로를 통해 인생과 이 사회의 참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해..

바로 이 때문에 양성이 존재하고, 서로를 그리며 살아가는 게 아닐런지요.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0)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3)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