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며칠 후 국가가 주관하는 국민장이 치뤄진다 한다. 좋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해야한다. 그리고 역사의 기록에 남겨야한다. 엄숙한 시간이 될 것이니 경찰의 가이드도 있어야 하고, 아무리 마음이 불타는 사람이라해도 잠시 이 시간만큼은 숙연해질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국민장의 핵심에는 "국가" 가 아닌 "국민" 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국민장이 될 수 있다. 국가가 정해놓은 테두리 안에서 소수만이 참여하는 국민장은 "국가의 행사"일 뿐이지 "진정한 국민장" 이 될 수는 없다.
무엇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지 잘 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이용해 난리 부르스를 출만큼 국민의 수준은 낮지 않다. 적어도 함께 아파하고, 눈물흘려야 할 시간에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사욕을 위해 소동을 부릴 만큼 개념 없는 국민이 아니다.
믿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을 신뢰하지 못하면 이미 그 국가는 국가가 아닌 여럿이 모여사는 땅덩어리일 뿐이다. 진정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국민을 섬기려면 국민을 믿어야 한다. 먼저 신뢰하지 못하면 신뢰를 받을 수도 없다.
기왕이면 하나된 모습으로 나아가 보자. 국가도 국민을 믿고, 국민도 국가에 대해 더 이상 실망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보자. 국민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국민장을 만들 수 있다면 적어도 이 시간만큼은 우리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
국가가 주관해야만 하는 무게가 있고,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또 국민은 모두 함께 참여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서로 하나될 수 있다. 굳이 성벽을 쌓고, 좁은 길을 만들어 스스로 좁은 길에서 위태위태하게 걸어갈 이유가 없다.
지금은 좀 섯부르게 결정한 듯 급한감이 있다. 다시 한번 유족과 장례위원회 등과 협의하되 국민적 정서를 고려하여 한번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볼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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