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사청문회 소식을 들으며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고위공직자인만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합니다. 하지 말자는 거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네 인사청문회가 인물검증 하던 곳인가요. 그냥 당리에 따라 싸우기 바쁜 곳일 뿐이지요. 당연히 공정한 보고서가 나올 수도 없고, 보고서가 나와도 후보자의 임명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한편의 소란스런 "쇼" 만 있고, 청문회의 본질은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하루 빨리 오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 각 종 문제가 불거지는 사람을 장관으로 올리려 하고, 청문회나 방송 토론회에 나와서 국민을 가르치려 드는 걸까요. 야당이란 곳도 보면 자신만의 투쟁을 지속하며 항상 국민의 이름을 들먹이기만 하구요. 또 그러다 국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여당과 정권에 뭐라 하면 거기에 살짝 숟가락 하나 얹으려 하고 말이죠. 이러니 국민과 소통이 안되고, 계속 정치혐오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당연히 국가의 역량을 한대 모을 수도 없는 거겠지요.

문득 우리 정치권이 참 가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 아둥바둥 하는 걸 보니 마치 어린 아이들이 책상에 금을 긋거나 과자 크기 때문에 싸우는 것처럼만 보입니다. 지식도 많고 말은 유창할지 몰라도 참 유치해 보입니다.


잠시 화제를 바꿔서요 잠시 제 얘기 좀 하겠습니다. 저는 요즘 새벽 운전(경부 고속도로)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번 주 토요일까지는 계속 그래야 할 듯 하는데요. 보통 새벽 3시 40분에 일어나 4시쯤 출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5시 50분쯤 집으로 출발하지요. 그러면 대략 7시쯤 집에 도착하곤 합니다. 휴~갑자기 새벽형 인간이 되려니 아주 피곤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새벽운전을 하며 깜짝 놀란게 하나 있습니다. 어제 글 처럼 폭주족을 봐서 놀라기도 하지만 이렇게 이른 시간에도 차량이 꽤 많다는 것 때문에 그랬습니다. 새벽 4시쯤 되면 화물차가 더 많긴 합니다. 하지만 5시 50분에는 승용차가 훨씬 더 많아 집니다. 아래 사진을 잠깐 보실까요. 이게 바로 5시 50분-6시 사이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모습입니다.

01



와..어떤가요. 생각보다 차가 많지요?  일찍부터 움직이던 화물차와 승용차의 이동으로 도로가 거의 차는 걸 볼 수 있습니다.(사진에는 없지만 상행선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정말 우리 나라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의 본분과 사명에 충실한 바로 이런 이름없는 한 사람의 노력땀방울이 나라를 움직이고, 지탱하는 힘이겠지요.


정치권에서도 좀 그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좀 문제 없으면서 능력 있는 사람...어디 없는 겁니까. 또 좀 공정하게 인사청문회 할 수 없는 겁니까.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답게 국민의 소리를 전하며 열심히 일하는 걸 기대하면 안되는 겁니까.

국가의 발전은 책임있는 시민이 자신의 사명과 본분에 충실할 때 그리고 정치권과 국민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애정어린 비판을 할 때 비로소 이뤄질 수 있습니다. 지금 인사청문회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을 계속 하시면..글쎄요...과연 몇 이나 국가를 위해 내 자신을 헌신하겠다 말할 수 있을 런지....

,

내가 대학에 입학했던 당시는 매향리 문제로 매우 시끄러웠다. 신입생이었던 나는 선배들 손에 이끌려 아무것도 모른 채 시위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젊은 혈기와 열정으로 이 사회를 변화시켜 보겠다 참 부던히도 많이 시위를 쫓아 다녔다.

나이를 먹고 자식을 본 지금 그 때를 돌아보면 참 순수했던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란게 그렇게 단순히 바뀌는 것이 아닌데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현실의 벽 따위는 무시하고 나설 수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참 무식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그 때 시위를 쫓아다니며 한참 전의경들과 대치하다보면 여러 생각이 들곤 하였다. 때마침 서울 어디인지는 모르나 기동대에 갔던 고교동창놈이 있어 더 그랬다.

음..

한참 몸싸움을 하다 가만히 쉴 때보면 순간적인 진압과 공격을 막기 위해 시위 사수대와 전경이 함께 마주보고 앉아 있을 때가 있는 데, 그 때 잠깐 몰래몰래 얘기도 하고 그랬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매향리에서 만났던 의경하나는 시골에서 홀어머니와 살았다 했다. 한차례 충돌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나는 바로 앞에서 만났었다. 이 충돌 때 매향리 시위대와 진압대는 논밭위에서 대치하기도 하고 뛰어 다니기도 했었는 데, 우린 그 때 짓밟힌 농작물을 보며 서로 마음 아파했었다.

지금 촛불 집회 폭력시위-진압 논쟁을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먼저 전의경이나 시민 모두 참으로 고생이 많다는 거다. 맘고생, 몸고생 모두 참 힘들다. 억지로 막고 순간 흥분하여 주먹질과 방패질을 하게 된 진압대나 맨몸으로 나왔다 주변 사람들이 끌려가고 맞는 걸 보며 흥분한 시위대..
어느 누구 하나도 서로 편할 수 없고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우리 모두 피해자들이다.

두번째는 우리는 순간적으로 충돌하고 욕하며 싸울 수는 있어도 반드시 그 후에라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노력의 과정은 밟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장의 흥분을 자제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음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특히, 전의경의 경우는 본대 복귀 후 일어나는 수많은 시나리오가 존재하기에 더욱 과격해질 소지가 있고, 아무리 윗선에서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 했어도 20대 초반의 혈기를 진정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시위대 역시 나이드신 어른과 여성, 학생이 맞는 걸 보며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모두 인정해야 할 일이다.
그 순간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매우 급박하여 이래저래 따질 겨를이 없다. 그저 쫓고 도망다니는 찰나에 모든 것이 일어난다.

세번째는 불법이냐 아니냐는 현재의 실정법에서의 판단은 물론 역사의 판단까지도 고려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17차에 걸쳐 이뤄진 촛불집회가 거리로 나서 행진과 충돌까지 나게 된 것에는 분명 이 정권이 제공한 원인이 매우 크다. 또한 시위가 갖고 있는 그 공공의 성격이 매우 강하다. 허나 현재 실정법으로는 엄연히 불법으로 규정되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성격의 시위는 언제나 그 역사의 판단이 있게 마련이고, 이것에 의한 정당성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시위대 역시 초심을 잃지 않고 그 정신을 더욱 뚜렷이 해갈 필요가 있다. 전의경과의 충돌에만 더욱 집중하다보면 자칫 방향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의경 역시 시위진압 당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훗날 보다 크고 열린 마음으로 역사의 판단에 동참하여 서로의 지혜를 나눌 수 있어야 할 것이다. 4.19나 광주민중항쟁도 모두 역사의 판단 속에 그 정당성이 부여되었던 것이다.

끝으로 민주주의의 절차 역시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두 불편할 수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은 분명 우리의 선택이었다. 지금 이 상황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낮은 투표율에 따른 민심의 왜곡이었다.(이것은 물론 정치권에서 제공한 측면이 크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봐도 63%의 투표율 48%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약 1천 1백 5십여만 표이다. 3천만이 넘는 유권자 중 적어도 2천만은 그를 포함한 우리 정치권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그 중 50대의 투표율이 가장 높고 20대 투표율이 가장 낮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대 대선 투표율. 출처 : 중앙선관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령별 투표율. 출처 : 중앙선관위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이 과정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운영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밝히고 있는 촛불과 함께 동시에 민주주의의 절차들을 온전히 이행해 가야함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법으로 해결할 것은 법으로, 행정으로 해결할 것은 행정으로, 선거로 심판할 것은 선거로 심판하는 것을 잊지 말자. 또 다시 냄비처럼 식어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촛불을 통해 우리의 단호한 뜻을 꾸준히 표현해감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린 월드컵 4강에 기뻐하며 눈물흘렸던 모두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다. 우린 모두 이 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내가 노력한만큼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며 모두에게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우린 모두 하나 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래서 서로 각 자의 자리에서그래서 이렇게 촛불을 들기도 하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도 하는 것 아닌가..


(추신 : 시위대와의 대화는 금지된 걸로 압니다. 처음에는 제가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었지요. 물론 나중에도 별 얘기는 없었습니다. 주로 제가 얘기하고 물으면 그는 눈빛과 미소, 제스쳐로 대답해 주었습니다)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0)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3)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