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이면 가족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5.10 만원이면 옷을 벗을 수 있다는 아이, 씁쓸합니다. 1
  2. 2010.02.22 과외 한번 빠지면 인생을 망쳐요! 28

학교를 찾아다니며 성교육을 하다 보면 재미난 경험을 자주 합니다. 특히, 우리 어린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는 정말 놀랍습니다. 어쩜 같은 질문을 해도 하나 같이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지요.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자주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가끔 씁쓸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분명 어린 아이들인데 세상이 찌든 어른들과 같은 생각을 할 때도 엿보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아이들이 '모범답안'을 잘 배워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 제가 경험한 것은 조금 더 특별했습니다.

엊그제였습니다. 한 초등학교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곳에서는 1학년 친구들 중 총 4개 반을 맡아서 각 반별로 들어가 한 시간씩 교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1학년짜리 1-2백명을 모아 놓고 교육을 하는 곳도 있으니 말이지요.

그렇게 교육을 시작하고 마지막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반에서도 다른 반과 동일한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돈'에 관련된 내용이 나왔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은 돈으로도 우리의 성적자유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다는 흐름이었습니다.

그 중 흔히 일어나는 어른들의 실수로 만원을 주고 '고추 만지기'나 '옷 벗기기'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때 어른들이 만원을 주었다 해도 내 성기를 함부로 만지거나 옷을 벗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갑자기 한 친구가 손을 들었습니다. 이 친구는 수업 내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모든 정답을 맞춘 모범생이었습니다. 말도 어찌나 조리있게 하던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동안의 모습과 달리 이렇게 얘기하였습니다.

"선생님 저는 돈이 더 좋아요"

"친구야, 어떤 의미로 하는 얘기인지 설명해줄래?"

"그러니까 명절에 만원 그냥 받을 거예요"

"아, 그럼 친구는 만원을 받고 그냥 음순을 보여주겠다는 거구나?"

"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친구가 여학생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돈이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생각이 엿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 학생보다는 그 부모님이 참 궁금했습니다. 겨우 8세 여학생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이기에 그 부모님의 영향이 절대적일 것이란 추측이 가능했습니다. 삶의 중심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또 이렇게 살면 이 아이가 우리 사회의 리더이자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건지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어떤 언론보도를 보니 '10억이면 가족도 버리겠다' 는 청소년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10억이란 돈이 그렇게 값어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돈이면 타인의 성적 권리를 침해하고, 인권을 유린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이런 가치관이 통용되는 사회라면 결코 발전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모습이 어떤 것이어야할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이제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삶의 의미를 고민하며 살아도 되지 않을런지요. 이제는 물질보다는 좀 더 사람의 가치와 소중함을 귀히 여기며 살아도 되지 않을런지요. 그러면 적어도 8세 아이의 입에서 '돈'보다는 좀 더 아름다운 꿈이 담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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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를 빠지면 인생을 망친다는 아이

수원시에 사는 K군은 올해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갑니다. 입시반이 되다보니 나름 열심히 할 계획도 세우고,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1,2학년 때와 달라진 것은 매우 비싸고, 유명한 과외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현재 K군은 국어, 영어, 수학을 과외받고 있는 데, 이 선생님과 공부하려면 예약을 하고, 대기를 했어야 한다 합니다. 그만큼 만나기도 어렵고, 한번 과외를 하면 시간을 바꾸거나 보강 수업을 받을 수도 없다 합니다.


이런 K군에게 교회 선생님이 이번 주말 함께 여행을 하자 하였습니다. 사실 둘만 가는 것은 아니고 함께 교회에 다니는 다른 친구들과 가자 하였습니다. 개학을 하기 전 수련회를 통해 맛있는 것도 먹고, 마음도 잡아보자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K군은 이런 제안을 거절하였습니다. 과외를 빠져서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성공하려면 1번이 학위이고, 2번이 성격이란 얘기도 합니다. 또 만약 회비가 부족해서 그런 거라면 자기가 친구것까지 돈을 낼테니 이렇게 정리하자 합니다.


무엇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저는 지금 이 K군을 비난하려 이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 학생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는 입시에 대한 중압감비싼 과외일 수록 좋은 것이고, 이를 빠지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입시생은 잠시의 여유조차 사치라는 우리 사회의 문화가 빚어낸..또 신자유주의 이 후 '경쟁'이 당연하고, 물질이 최고의 선이 되어버린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얘기입니다.

 
어느 개그프로에서처럼 '더러운 세상'인 것 까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 '1등만' 기억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1등만 기억하니 인성을 따질 수가 없지요. 경쟁으로 1등을 하여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하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또 도시에서 시멘트 벽과 칠판만 보며 살아온 아이들에게 따뜻한 감수성과 소위 말하는 "효심"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금은 어떤 교육철학을 가져야 되느냐를 물어야 하는 시대

무엇이 성공한 인생일까요.
예전에 '10억이면 가족도 버리겠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10억이면 가족도 버리겠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느 순간부터 기성세대의 반열에 들어선 것인지 이런 모습이 참 낯설게 느껴집니다. 

 
교육은 교육자의 가치관이 먼저 분명하게 형성되어야 합니다.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자의 철학이 어떻냐가 공부의 목적을 만들고, 그 목적에 따른 방법론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아이들을 낯설게 만드는 교육을 시키며 아이들의 감수성을 메마르게 해야하는 건지요.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건지요.

지금은 공부 방법을 모르거나 학용품 또는 학비가 없는 시대가 아니라 어떤 교육철학을 가져야 되느냐를 물어야 하는 시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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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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