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 가족을 위한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평소 가사분담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좀 단단히 마음 먹고 준비하려 하였습니다. 특별한 날이었던 건 아니였습니다. 퇴근하는 아내와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딸아이를 보며 마음이 '짠~'해지면서 오늘 저녁을 맛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먼저 맛깔나게 갈치를 구웠습니다. 생선을 구울 때는 그냥 굽는 것보다 약간의 가루를 입혀주면 좋습니다. 그러면 비린내가 사라지기도 하고, 노릇노릇한 색깔을 내며 고소한 향내를 풍기기도 하지요. 어떤가요? 제법 그럴싸 해보이지요? 다행이 가족 모두 참 맛나게 먹어주네요. 딸아이는 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오늘의 국은 어묵국입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어묵 국물이 최고지요. 국물망에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한참 동안 국물을 내었습니다. 국물이 시원하도록 무와 파를 넣기도 하였지요. 국간장을 두세스푼 정도 샤악 뿌려주니 음~이 정도면 국물은 대성공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어묵을 넣어주었는데요. 아뿔싸! 아무리 끓여도 어묵 특유의 향내와 맛이 나지 않습니다. 이런...알고보니 아내가 가장 싼 어묵을 사왔다고 합니다. 제가 먹어본 어묵 중 가장 맛이 없습니다....흑흑, 어묵국의 핵심인 어묵맛이 별로라 그냥 국물만 마시게 되었습니다 -_-;;


어묵국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은 바로 김치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장모님표 김치'이죠. 저희 장모님께서 직접 재배하신 배추와 친환경 태양초 고춧가루를 이용해 만들어진 김치입니다. 맛이 기가 막힙니다. 글을 쓰면서도 입에 침이 고일 정도지요. 아~정말 좋은 데, 이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오늘의 후식은 딸기입니다. 이것 역시 장인 어른 내외께서 직접 재배하신 친환경 딸기입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바로 바로 따먹어도 될 정도지요. 당도 역시 기가 막힙니다. 장인 어른께서 일본까지 가셔서 친환경 수경재배 농법을 배워오셨지요. 하우스 내부에 꿀벌이 도는 것만 봐도 얼마나 깨끗한지 알 수 있습니다(꿀벌은 농약을 치면 바로 죽습니다).

여기서 딸기 세척법 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사진을 보면 모두 푸른 잎이 따여져 있는 것이 보이지요? 저는 딸기 세척시 항상 이파리를 따곤 합니다. 그 이유는 이파리 밑에 있는 이물질이 잘 씻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딸기를 씻을 때는 과도를 이용해 이파리를 따면서 흐르는 물에 헹궈주면 상당히 편리합니다. 하하, 오랜 자취 경험이 있는 남편의 살림노하우 정도라고 이해해 주세요 ^^

정리하며

가족을 위한 저녁을 준비하는 건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남자일 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몸이 피곤할수도 있지만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것보다 이런 생산적인 "살림살이"를 하면 오히려 더욱 힘이 나게 됩니다. 그리 대단한 밥상을 차린 것도 아니지만 맛나게 먹어주는 가족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넘치게 되지요.

그리보면 사실 행복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연봉 1억이나 2천만원이나 돈 없다 울상짓기는 늘 마찬가지. 이런 소소한 행복을 볼 줄 아는 눈이 나와 가족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기억하면 일상이 행복일 수 있겠지요.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오늘을 살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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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장인어른께서는 농사를 지으십니다. 쌀, 고추, 딸기, 방울 토마토 등 여러 가지를 지으시으시는 데요. 이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딸기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저희 장인 어른 딸기보다 맛난 것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간척지 딸기라 얼마나 맛이 좋은지 모릅니다. 지난 주말 저희 부부는 이런 장인 어른 댁에 갔었는 데요. 그래서 오늘은 지난 주말 있었던 딸기 수확의 모든 것을 공개해보고자 합니다. 


딸기밭 정경


"딸기밭"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딸기 하우스" 모습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땅에 바로 키웠었는 데요. 올해는 다양한 기술과 재배 방식을 연구하셔서 새로운 도전을 하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우스 내부가 참 깔끔하고, 커 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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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꽃 보신 적 있으세요? 아마 딸기꽃이 있는 줄도 모르는 분이 많으실 것 같은 데요. 아니면 있어도 직접 보지는 못했거나 말이죠. 바로 이것이 딸기꽃입니다. 참 예쁘죠? 직접 보면 더욱 예뻐 보입니다.


두번째 사진을 보면 "벌"도 보이지요? 이 벌은 자연스런 딸기번식을 위해 일부러 풀어 놓은 것입니다. 제가 약간 위험해보여 장인 어른께 여쭤봤더니 사람이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는 이상 절대 쏘지 않는다 하네요. 만약 내 몸에 앉아도 가만 있으면 알아서 날라 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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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진제가 딴 딸기의 모습입니다. 핑계 같지만 제가 가던 자리는 딸기가 얼마 없더라구요. 물론 더 솔직히 말하자면 하도 많이 먹다 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말이죠. 딸기를 따고 나면 그냥 보낼 수가 없더라구요 ^.^;;


두번째 사진장인 어른께서 따신 딸기 모습인데요. 저와 너무 비교 되네요..ㅠ.ㅜ;;



딸기 생산자에게는 이런 박스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나오는 건 아니구요. 모두 손으로 접어서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럼 이런 모양이 나오게 되지요. 이제 여기에 수확한 딸기를 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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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진1차 포장을 마친 모습인데요.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장모님께서 정성을 다해 너무 예쁘게 포장하시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두번째 사진은 1개의 박스에 넣은 모습인데요. 모두 특상품으로써 1박스에 2개씩 들어갑니다. 무게는 1.5kg 이상입니다. 세번째 사진은 박스를 쌓아둔 모습이구요. 씨알이 굵은 것만 모아둔 것입니다.

쌓여있는 박스 옆에 보면 씨알이 중간 크기쯤 되는 것이 있습니다. 상당히 크지요? 이걸 개인적으로 팔면 한 상자에 7천원씩 받으신다 합니다. 제가 시중에서 보니 H 더하기 마트에서 1kg 짜리 한팩에 7천원씩 하던데요. 하여튼 중간 도매상 몇 번 거치면 살이 많이 붙습니다. 농민 입장이나 소비자 모두 좀..ㅡ.ㅡ;;


막딸기입니다. 이걸로 딸기잼을 만들곤 하지요. 무지 맛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중간크기 딸기상자를 확대한 모습입니다. 이건 흔히 "막딸기"라 하는 데요. 대개 딸기잼을 만들 때 쓰입니다. 사실 저는 이런 걸 더 좋아합니다. 이게 은근히 맛있지 말입니다 ㅋ 손이 계속 가게 됩니다.


하트 모양의 딸기.


참 예쁘지요? 수확하다 나온 하트 모양 딸기입니다. 너무 예뻐서 찍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건 상품성이 없답니다. 그래서 기냥 바로 제 뱃속에 들어갔습니다~ㅎㅎㅎ


농사처럼 정직한 일이 또 있을까요. 농부의 땀과 정성이 들어간 만큼 수확이 되고, 맛이 나곤 합니다. 아마도 저희 장인 어른께서 기르신 딸기가 맛있는 것은 그 속에 그만큼 장인 어른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그 마음을 받고 온 것이겠지요.

우리가 농민과 농산물을 보는 마음도 조금은 달라졌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단순히 돈 주고 먹거리를 산다는 것보다 생명과 이들의 마음을 받는다..는 식으로 말이죠. 

서로가 서로의 마음과 기운을 주고 받을 때 우리의 삶과 사회 모두 한층 더 풍요로워지고, 감사하는 삶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려봅니다.


덧1) 몇 분께서 딸기체험마을을 문의하시어 글을 더합니다. 현재 저희 처가쪽 마을에서도 딸기체험마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 장인 어른께서 운영하시는 딸기수확체험을 하시려면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1) 장인어른과 전화를 통해 스케쥴을 잡으시구요. 
2)가벼운 마음으로 하우스에 오시면 됩니다. 위치는 충남 보령이구요. 춘장대 IC에서 정말 10분 거리입니다. 
3)어떤 딸기를 따고, 어떻게 따야 하는지 간단히 배워봅니다.
4)1kg 짜리 상자를 받고 재밌게 딸기를 따시면 됩니다. 따면서 그냥 드셔도 됩니다모두 무농약입니다. 23개월 된 저희 애도 그냥 따서 먹습니다.
5)딸기를 모두 딴 후 원하시는 경우 포장하는 것까지 배우실 수 있습니다.
6)체험비용은 1명에 (체험비 + 수확한 딸기)=1만원입니다. 성인, 소인 모두 똑같습니다. 
7)인근에 춘장대 해수욕장(15분거리), 조각공원 + 석탄박물관(20분거리), 성주산 산림욕장 (20분거리), 보령댐(20분거리) 등이 있습니다. 연계하여 관광하시고 돌아가시면 당일 여행코스로 아주 좋을 것입니다. 

장인어른께서는 평생 농사를 지으시고, 현재 시골에서 목회를 하시는 분입니다. 참 점잖고, 친절하십니다. 말 그대로 그냥 시골 할아버지 같으십니다. 혹시 인연이 닿아 체험을 하시게 된다면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로 남겨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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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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