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는 성범죄 특히, 아동 성범죄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거세'에 대한 부분입니다. 현재 주로 논의되는 것은 화학적 거세인데,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밝힌 부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 새누리당의 박모 의원은 '외과적 치료' 즉, 물리적 거세에 대한 법안을 발의하고 나섰습니다.

저는 성교육 전문가이자 세 딸아이의 아빠로서 성범죄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정책적 연구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정책들이 성범죄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1. 접근방식부터 바꿔라

성범죄를 '성기'에 대한 문제로 보는 관점부터 바꿔야 합니다. 현재 논의되는 화학적 거세니 물리적 거세니 하는 것들은 성범죄를 '성기'의 문제로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욕을 없애고, 아예 고환을 적출함으로써 그 근원적 싹을 자르겠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고환이 없다하여 발기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모든 성범죄에서 반드시 '성기'가 삽입되는 것은 아니란 점에서 이는 한계가 있는 시각입니다.

저는 성범죄를 '성'을 매개로 한 '폭력' 행위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들은 성기삽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의 내면에 억눌려 있는 가학성과 지배와 통제에 대한 욕구를 투사해야만 만족하는 자들입니다. 그래서 항상 성기삽입을 전후로 하여 잔혹한 구타행위를 가하거나 각 종 변태적 행위로 피해자를 지배하는 특징을 보이곤 하지요.

피해자들을 항거불능의 상태로 만들며 범죄를 용이하게 하면서 동시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접근방식을 바꿔야만 하는 것이지요. 성폭력을 '성기'의 문제가 아닌 '폭력'이란 큰 범주에서 보고, 가해자에 대한 처우와 처벌의 수위, 내용을 찾아나가야만 합니다.

2. 거세는 성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세는 성범죄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물리적 거세를 한대해도 발기는 정상적으로 이뤄지며, 화학적 거세의 부작용이 발생하면 오히려 성충동이 수배씩 강해지는 모습을 보이고도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성범죄자들의 심리를 고려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정책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조두순 사건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가해자 조두순은 피해아동을 심하게 구타하였습니다. 그 후 피해아동이 항거불능의 상태에 이르자 성기삽입을 시도했고, 그 후에는 각 종 변태적 행위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였습니다. 수많은 다른 성범죄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바로 이점이 중요합니다.

즉, 성범죄 가해자들은 성기가 거세된다 하여도 자신의 변태적 가학성과 분노를 충족시키기 위해 또 다른 형식의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기의 유무나 남성 호르몬의 많고 적음은 핵심이 아닌게 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바, 물리적 거세를 통해 고환을 적출해도 발기는 그대로 되고, 오히려 거세에 따른 좌절감이 이들의 폭력성을 배가시키기도 하기에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3. 가해자 교정 프로그램을 실시하라

이런 맥락에서 저는 이들에 대한 제대로된 교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범죄가 다른 범죄와 달리 재범률이 매우 높다는 특징인데요. 아동 성범죄의 경우 적게는 65%에서 많게는 80%까지 재범률을 잡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들이 출소한 이 후 재범을 하지 않아야 성범죄가 줄어든다는 것이고, 이것이 가장 확실한 효과를 내는 성범죄 예방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이들은 강간통념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았고, 또 다시 반복범죄를 하게 되는 심리적 성향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 역시 눈여겨 봐야할 대목입니다. 이에 캐나다나 일본의 경우는 성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재범률을 낮추는 성과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화학적 거세 등 인기에 영합한 단기책이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변태적 사고방식을 건강하게 바꾸고, 내면의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중심에 두고 난 후에야 이러한 처벌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지 단순히 처벌만 해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리하며

저는 정치인들의 인기영합주의에 따른 섯부른 정책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의 성범죄 예방책은 자칫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들이어서 매우 걱정이 됩니다.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그에 따른 처방을 통해 실효적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지 단순히 분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어설픈 정책을 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더 큰 불안감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우리 맘 속의 상처가 클 수록 우리 사회가 더욱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응을 해야할 것입니다. 정부의 인식전환과 제대로 된 정책입안을 촉구합니다.

방금 확인해보니 다음 메인에 글이 실렸네요. 이 글이 성범죄 예방을 위한 건강한 논의에 도움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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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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