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이런 이야기 꼭 나온다"를 쓴지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갑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을 진술하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보며 제가 드릴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해드리고저 하였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님 모두에게 힘을 드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드리고저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제목이 공감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13만명의 네티즌이 다녀가셨고 여러 이야기를 듣게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의 이런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 벌써 수험생의 자살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블로거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학벌주의가 또 다시 한 꽃다운 학생을 죽였다 하기도 하였습니다.
정말 가슴아프고 또 아픈 현실입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제가 교육자라서가 아닙니다. 저 역시 수능을 치르고 비슷한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전남북 국공립 학교에서 1,2위를 다투는 학교였습니다. 저희 학교 꼴등이 다른 학교 상위권이라는 말을 들으며 학교를 다녔습니다. 저 역시 공부를 아주 잘하지는 않았지만-별로 할 마음이 없었지요-그래도 왠만한 수도권 유력대학은 갈 수준은 되었었습니다. 특히, 고3 시절은 성적이 많이 올라 모의고사에서는 지망하려 하던 신학교의 4년 장학생도 가능하였습니다.

저는 어릴 적 부모님께서 이혼하시고 생선장사와 삯바느질을 하시던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습니다. 월남에서 허리를 다치신 할아버님..매일 같이 생선비린내를 풍기며 눈총을 받으면서도 저를 키우는 보람으로 사시던 할머님..
저의 이런 소식은 대학에 보낼 형편이 안되던 조부모님께는 큰 기쁨이 되었었지요. 저는 아무 걱정 마시라 안심시켜 드리곤 하였지요.

그러나 막상 수능 당일이 되고 시험을 치른 뒤 가채점을 해보니 평소보다 무려 50여점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눈 앞이 깜깜해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던 순간이었지요. 눈물이 앞을 가린다는 걸 처음 깨닫던 순간이었습니다. 억장이 무너지고 조부모님 뵐 낯이 없어 집에 들어가기조차 힘이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채점 후 아침을 먹다 한숨을 쉬시던 할아버님의 모습을 뵈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정말 죽고 싶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좌절하고 힘들어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내 자신을 위해서나 조부모님을 위해서나 그럴 수 없었습니다. 다시 일어나 내 삶을 두번 다시 실패의 나락에 빠지지 않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고교 졸업 후 바로 모든 걸 독립하며 대학에 어렵게 입학을 했고 저는 6년 동안(2년 휴학)학교를 다니며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조달하며 살았습니다. 모든 수업을 오전과 오후 초반으로 맞추고 수업 후 바로 출근하여 일을 하였습니다. 밤 11시가되어 퇴근하면 잠깐 씻고 밥을 먹으며 새벽3시까지 매일 같이 공부하였습니다. 이렇게 연간 1-200여권의 책을 거침없이 읽어가며 학문에 학문을 정진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독하게 하였습니다. 미친듯이 하였습니다.

그렇게 졸업 한 후 지금은 한 여인의 남편이자 9개월 된 예쁜 딸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지요.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며 그 어떤 분야를 그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을 자신감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서울 명문대에 진학했던 친구들을 넘어서며
이 사회에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당당히 할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 전공분야에서만큼은 인정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제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드리는 것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동정받고자 함도 아니요 저 자신을 자랑하고자 함도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께 다음과 같은 세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첫째, 절대 죽지 마십시요. 살아야 합니다. 살아서 내 인생을 두번 실패하게 하지 마십시요. 시험을 잘 보았냐는 건 잘못된 질문입니다. 점수의 높고 낮음이 평가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잘 치뤘냐 묻곤 합니다. 내가 할 만큼 최선을 다했느냐 이 말입니다. 비록 점수가 안 좋아도 최선을 다했던 그 자체가 여러분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점수 안좋다고 비관하고 절망에 빠져 있는 건 내 인생을 두번 실패하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둘째, 그래도 힘이 드시고 답답한 가슴을 주체하기 힘드시면 혼자서 여행을 다녀 오십시요. 한 일주일 정도 조용히 산행을 하고 바닷가를 거닐다 오십시요. 마음을 추스리고 대학생활과 인생을 다시 한번 설계해 보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이 세상이 부조리하고 말이 안된다 느껴지셨다면 실력과 힘을 길러 바꿔내실 꿈을 키워오시길 바랍니다. 내 아픔과 좌절을 또 다시 물려주지 않겠다 굳은 결의를 다져보시기를 바랍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책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상처와 좌절은 여러분 자신과 이 사회를 치유하고 더욱 건강하며 풍요롭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힘 내시길 바랍니다!!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1)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4)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